텃밭 농사를 지어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작물을 거둔 가을 텃밭은 때론 황량하고 쓸쓸해 보입니다. 서리 맞은 고춧대와 호박잎은 축 늘어져 있고, 깨와 콩을 내어 준 깨와 콩의 줄기들은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말라 비틀어져 밭 주변에 쌓인 작물의 잎은 언제 신록의 계절을 살아왔는지 모를 정도로 볼품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존재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들입니다. 매운 고추를 달아줬고, 탐스런 호박과 향기로운 들기름을 준 이들이 그들입니다. 하늘과 땅과 인간과 식물이 만들어낸 위대한 결실을 인간은 향유했습니다. 인간의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가을에 대한 소회는 다양하다. 봄이 여자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한다. 봄은 가까운 땅에서 오고 가을은 먼 하늘에서 온다고 노래한 시인도 있다. 또 봄은 술 마시기에 좋고 가을은 차 마시기에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가을은 오행으로 보면 금(金)에 해당한다. 봄이 인(仁)이라면 가을은 의(義)다. 춘생추실(春生秋實)의 섭리에 따라 가을은 모든 것을 수렴하는 결실의 계절인 것이다. 가을에 대한 수사가 다양하지만, 가을은 뭐라 해도 독서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독서삼매경(讀書三昧境)에 빠져 보기에
코로나19 시대의 출구전략으로 시작된 미국의 기록적인 금리인상에서 촉발된 국내외의 공포에 가까운 금융 환경이나,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비롯된 유가 및 각종 원자재 가격의 인상 등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불안한 국제정세 등 어느 곳 하나 시원한 곳이 없을 정도로 어둡고 답답하다. 이에 따라 그칠 줄 모르게 환율은 급등하여 달러 당 1450원에 육박해 환율 역시 IMF 위기이후 최대라는 등 어려워지는 국내경제 환경은 이루 열거하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우리 모두를 수년간 힘들게 했던 1998년의 IMF에
하교하는 학생, 출근하는 기자 문서 작성 프로그램 '한글'에서 Ctrl + Q + I를 누르면 작성한 글이 몇 자인지 그리고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몇 매가 나오는지 알 수 있죠. 기억하실 필요 없는 기능입니다만 이 단축키를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배우기 마련입니다. 외국어나 코딩, 기술과 같은 것 말이죠. 학보사는 시대 흐름과 반대로 흘러가네요. 옆 학생이 해커스 펼쳐 놓고 영어 문법을 공부하고 있을 때 국어 맞춤법을 공부합니다. 친구들 카톡 맞춤법이 불편해지는 직업병은 덤입니다. '지
대학언론의 기능과 역할 대학신문은, 대학에서 그 구성원뿐 아니라 동문지역사회 등 사회구성원을 독자로 하고, 주로 학생이 편집해 발행하는 신문을 말한다. 대학이라는 하나의 공동체 안팎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취재하고 보도하며, 논란이 될 만한 일을 공론화한다. 학생들의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점을 제외하면 보도와 비판이 중심 기능이라는 점에서 기성언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대학신문이 없다면 우리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없게 된다. 민주화 투쟁이 활발했던 80년대, 학생들의 진실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그 시절이야말로 대학신문의
이번호 5면에는 매년 원대신문사에서 주최하는 원광김용문학상의 역사와 역대 수상자 명단, 그리고 부문별 이전 당선자들의 기고글을 게재한다. /편집자 방어기제와 부끄러움 사이에서 초등학교 1학년 때 내 소원은 강아지를 기르는 것이었다. 엄마는 항상 안 된다고만 했다. 얼마나 간절했는지, 연말이면 제작하는 학교 문집에 나는 『어린 강아지』라는 시를 썼다. 강아지는 이미 어린 개체이므로 제목부터 비문이다. 내용도 길가에 버려진 강아지를 내가 주워서 키운다는 게 전부다. 문집이 발행되고 난 후 나는 내 시가 적힌 페이지만 의식적으로 피했다.
이번호 5면에는 매년 원대신문사에서 주최하는 원광김용문학상의 역사와 역대 수상자 명단, 그리고 부문별 이전 당선자들의 기고글을 게재한다. /편집자 제21회 김용문학상, 저조한 응모 아쉬워 작품 창작을 통해 문화 예술적 업적을 남기고 문단의 역사를 쓴 작가를 기리기 위한 문학상이 있다. 일본의 아쿠타가와상(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체코의 카프카상(프란츠 카프카), 우리나라 이상문학상(이상) 등이 있는데, 이 상들은 신인 또는 기성 작가 중 가장 뛰어난 문학작품을 창작한 경우에 수여되며, 수상자들은 선배 작가의 뜻을 이어 문단을 이끌어나
권용석 동문은 우리대학 신문방송학과(84학번)를 1989년에 졸업했다. 그는 졸업 후 미원그룹(대상그룹 전신)에 입사한 이래 비서실 구조조정본부를 거쳐 현재 대상그룹 홍보실 상무로 재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최고 홍보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그는 그의 본연의 임무 외에 회사에 사회공헌팀을 만들어 저소득 이웃돕기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국무총리 표창을 비롯해 각종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대상그룹이 글로벌 PR 체계의 마련과 실행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게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권용석 동문을 만나, 그가 이룬 성과와 그
'지옥'을 방불케 했던 이태원 현장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열린 첫 '노 마스크' 핼러윈을 맞이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은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다수의 인파가 뒤엉키면서 300명이 넘는 압사 사상자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너무나 많은 수의 축제 인파가 섞여 압박이 시작되면서 결국 밀리는 힘을 견디지 못한 앞쪽 한두 명이 넘어지고 뒤쪽 인파들이 도미노처럼 넘어지면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호흡곤란은 물론 심정지까지 오는 악몽 같은 상황에서 신속한 구조가 무
커튼콜변자영(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오래 비어 있던 방에서 사람 사는 티가 났다.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키고 청소를 했는지 공기가 쾌적했고 바닥에는 온기가 돌았다. 한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대학 입학 전까지 즐겨 읽던 책들이 늘어서 있었다. 캐리어를 구석에 밀어 놓고 침대에 걸터앉았다. 책들 사이로 간호 서적 몇 권이 눈에 들어왔다. 책상에는 지우개 가루가 너저분하게 흩어져 있었고 침대 위에는 누군가 뒤척인 흔적이 남아 있었다. 엄마는 해질녘쯤 집으로 돌아왔다. 하얀 간호 셔츠 위에 분홍색 카디건을 걸친 어딘가 낯선 모습이
수취인불명배원우(원광대학교 문예창작과)택배가 왔다문 앞에 곧게 선 채로받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그 사람은 여기 없는데종종 그 사람의 생활이 이곳으로 도착했다작은 상자가 모서리를 가진 덕에반드시 구석이 있는 포장 방법이 사용되었다나는 그 사람의 짙은 눈썹이나 손등의 흉터가려운 곳을 긁는 손짓과 어눌한 발음 같은더 이상 벗겨지지 않을 외연을그것으로부터 상상했다내 생활의 구석에는쓸리지 않는 먼지가 몇 겹 놓여있다어떤 무렵은 공중을 떠다니기도 했으나구석은 항상 구석에 있는 까닭에먼지를 발견한 적은 없다다만 한순간도 모서리를 가져본 적 없어
제21회 의 원고 모집이 지난 8월 29일부터 지난달(10월) 13일까지 이뤄졌다. 이번 행사에는 우리대학을 포함해 전국의 대학에서 시 141편, 소설 12편, 희곡(시나리오)1편 등 많은 작품이 응모됐다. 이 응모작들을 대상으로 시 부문에 강연호(시인,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문신(시인,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소설 부문에 이주라(문화평론가,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정은경(문학평론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희곡(시나리오) 부문에 이상복(연극평론가,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
우리대학 제 14대 총장 후보자를 공모한 결과 총 6명의 후보자들이 등록을 마쳤다. 이번 총장 초빙공모에는 김인종(前 원광보건대 총장), 남궁문(원광대 창의공과대학 교수), 박맹수(現 원광대 총장), 박성태(원광대 경영대학 교수), 박은숙(現 원광대 대외협력부총장), 조성갑(한국종합경제연구원 원장) 등 6명이 응모했다. 〈원대신문〉에서는 총장에 입후보한 6명의 주요 공약을 발췌해 게재한다.(후보자 게재 가나다 순) /편집자 Again Wonkwang !One Team Wonkwang !창의인재를 양성하는 글로벌 중심대학목표-전임교원
〈원대신문〉 제1415호 '지구인보다 지구를 사랑할 수 없어'를 읽고 제가 잊고 있었던 환경문제와 지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나의 편의를 위해 했던 그동안의 행동들이 미래에 얼마나 막심한 영향을 가져오게 될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 갖고 다니기와 같은 작은 행동부터 하나씩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작은 실천이 지구촌의 환경오염을 해소 시킬 수는 없겠지만, 계속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의 실천을 이끌어낼 것으로 생각합니다.박시은(행정언론학부 3년
〈원대신문〉제1415호 'K팝 시장과 걸그룹 천하'를 읽고 K팝 선정성 논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가사나 뮤직비디오는 사람들마다 해석하는 의미와 정도가 다를 수 있기에 논란으로 불거질 만큼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사를 읽고 가사나 뮤직비디오가 전달하는 메시지와 방식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이롭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따라서 선정성 논란이나 다른 논란들을 따져보고 판단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임과 동시에, 대중문화를 소비할 때 그대로를 받아
옹호배성민(문예창작학과 1년) 세계적인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의 병역특례 관련 논쟁을 일본 주요 언론사들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대체복무 관련 법 개정이 실패한다면 BTS 멤버 중 맏형인 '진'은 올해 12월까지 입대를 해야 한다. 리얼미터가 국회 국방위원회(위원장 이헌승) 의뢰로 지난달 14∼15일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방탄소년단(BTS) 등 국위 선양에 기여한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하는 병역법 개정안 심사와 관련해 '찬성'이 60.9%, '반대'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도서관 열람실도 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붐비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열람실을 이용하려면 휴대폰을 통해 좌석을 배정받고 이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열람실 인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어렵게 배정받은 열람실 이용자들이 공부는 하지 않고, 떠드는 소리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핸드폰을 하거나 자는 학생들 또한 자주 목격되곤 합니다. 열람실 좌석을 배정받아 놓은 체 공부를 하지 않으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당연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