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한국경제의 현황과 전망
 
   최근 몇 년 극심한 내수 부진 ‘경기 위축’
   금년부터 내수 경기 회복 조짐 보여 ‘긍정’
   해외 경제의 변수가 경기 회복의 ‘걸림돌’

 한 나라의 경제수준과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국민총소득(GNI)인데 세계은행이 발표한 ‘World Development Indicators 2004’에 의하면 2002년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명목 GNI기준)는 5천430억 달러로 세계에서 11위 수준이며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1만1천400달러로 세계에서 49위 수준으로써 경제규모로는 최상위권이고 국민의 생활수준에서는 중상위권에 속하고 있다. 한 국가의 경제실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국가의 경제수준이 과거에 비해 얼마나 발전되어 왔는가 그리고 다른 국가와 비교해서 어느 정도 수준인가를 동시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

 먼저 우리 경제가 세계 경제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여러 가지 경제지표를 이용해서 비교해보자. 우리나라의 수출입규모는 2004년 4천787억 달러로 세계에서 12위 수준으로 OECD국가 중 무역의존도가 6번째로 높은 나라이다.

 한편 우리나라 주요산업은 세계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철강생산량은 세계에서 5위 수준에 있고, 선박건조량은 세계 총 건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여 세계 1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자제품생산액은 세계 3위 수준이고 자동차생산량은 세계 6위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첨단산업기반을 갖추고 있고 세계적인 선도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풍부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 이외에도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적자원과 세계 최고수준의 IT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25세에서 34세 인구 중에서 대졸이상 인구의 비중이 40%를 차지하고 있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고급인력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IT인프라 및 정보기술 능력 면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초고속 인터넷보급률이 세계 1위, 인터넷 사용자비율이 세계 2위, 인터넷 접속용이성이 세계 3위 수준에 이르고 있다.

 우리 경제가 세계경제 속에서 이렇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는 최근 몇 년 동안 극심한 내수부진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투자심리 위축, 청년실업 급증, 산업간 불균형 확대(예:수출산업호조, 내수산업위축) 등으로  우리경제의 장기침체 가능성까지 예상하며 우려하는 경제학자들도 있었다. 2004년 11월 말 OECD가 발표한 ‘OECD Economic Outlook’에 의하면 2004년에 우리경제는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출증가세에 힘입어 5.0%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년 들어서는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증권회사 골드만 삭스에 의하면 한국경제는 금년 2분기 이후 내수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2005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7%에서 4.5%로 상향조정하였다. 한편 산업은행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02로 나타나 경기회복에 대한 심리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는 그동안 수출 및 제조업생산이 1년 이상 호조세를 지속하였으나 내수 부진으로 소비는 계속 감소추세를 보여 왔는데 금년부터 내수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OECD 전망에 의하면 우리 경제가 2005년에는 세계경제성장의 둔화에 따른 수출증가세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내수경기의 회복에 힘입어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우리 경제에 대한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지속적 성장여부는 세계경제여건에 달려있다. OECD에 의하면 2004년에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인 세계경제는 2005년에는 금리인상, 유가상승 및 IT 산업 경기의 둔화로 인해 회복세가 둔화되어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경제 회복세의 둔화와 고유가 지속, 원화가치 절상 등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있어 위험요인이다. 국제유가의 급등은 석유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금년 들어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작년에 비해 약 30%가 상승하였다. 이러한 원유가 상승은 기업의 원가상승으로 수익성을 악화시켜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민간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 200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입액 중 원유, 천연가스 및 석유제품이 20%를 차지하고 있어 유가상승은 경상수지를 직접적으로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또한 원화가치의 절상은 수출채산성을 악화시키고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킴으로써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경제변수가 경기회복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 우리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대외정책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장기적인 고유가 추세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석유 소비 억제와 같은 단기적인 대응책과 아울러 대체연료개발, 안정적인 석유자원 확보를 위한 대외협력 강화 등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미국의 경상수지 악화는 적자해소 노력 강화에 따른 주요 교역상대국에 대한 통상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상마찰에 대비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미국의 경상수지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4%에 달하여 세계경제의 불안요소가 되고 있으며 달러화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셋째, 중국경제의 연착륙 또는 경착륙에 대비해야 한다. 2004년 우리의 중화경제권(중국, 타이완, 홍콩)에 대한 수출비중은 31%에 달하고 있어 중화경제권에 대한 과다의존은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금년은 어려워진 대외경제 환경을 슬기롭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앞으로 우리경제에 모처럼 다가온 봄기운을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이어가도록 정부와 민간 모두가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 미 아 (국제통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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