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트>가 많은 사람에게 공감과 분노를 사고 있다. <카트>는 대형 마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그린 영화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대한민국의 대표 마트 '더 마트'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마트로부터 일방적인 해고를 당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부당한 해고에 대항하기 위하여 노조를 결성하고 '더 마트'를 상대로 싸움을 시작한다.
   인천공항에도 <카트>와 같은 비정규직이 있다. 바로 청소노동자들이다. 지난해 인천공항 청소노동자들의 이야기가 기사에 보도되며 많은 사람의 분노를 샀다. 청소노동자들은 VIP가 공항에 뜨면 숨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간식 또한 계단에 숨어서 먹기를 요구받았다고 한다. 또한, 명절 연휴란 존재하지 않았고 4개월에 한번 쉬는데 경력이 높다고 연봉이 높은 것도 아니다. 독립 언론 '미디어 몽구'의 말에 따르면 인천공항 청소노동자들의 13년 경력과 1년 경력 연봉은 똑같다고 한다. 인천 공항 노동자들은 이런 부당한 대우에 파업으로 맞섰다.
   대학가에서도 파업의 바람이 불었다. 홍익대학교를 시작으로 인덕대학교, 광운대학교, 중앙대학교의 청소노동자들은 인간과 노동자로서의 정당한 대우를 요구했다. 현재 청소노동자뿐만 아니라 감정노동자 등 다양한 분야에 많은 비정규직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비정규직 보호법이 있다. 2년 동안의 계약기간을 거치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법안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비정규직 보호법을 피해 2년 미만의 계약을 한다. 또한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달리 똑같은 일을 해도 낮은 연봉을 받을 뿐만 아니라 회사 복지에도 제한이 가해지는 등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다.
   노동자들을 슬프게 하는 것은 비정규직뿐만이 아니다. 최저임금도 그들을 슬프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현재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5,210원이다. 내년에는 7.1% 오른 5,58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아직도 적은 금액에 속한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8,200원정도다. 맥도날드 빅맥의 가격으로 임금 수준을 따지는 '빅맥지수'를 비교를 했을 때 우리나라는 4,100원이지만 일본은 약 3,600원 정도다. 비록 엔저 현상으로 일본의 빅맥이 더 싼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물가에 비하면 최저임금이 턱없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우리대학의 대학로 부근만 봐도 알 수 있다.
   남양 영업사원의 밀어내기 사태 이후로 '갑의 횡포'라는 단어가 이슈화됐다. '갑의 횡포'라는 단어가 익숙해진 현재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을'을 보호해야 한다.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방법으로 계약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많은 비정규직의 반발을 샀다. 비정규직들을 위한 좀 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13일은 전태일 열사 44주기를 맞이한 날이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자신의 몸을 분신하며 바랬던 것은 사람들에게 열악한 노동 현실을 알리고 그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분명 70년대보다 노동의 환경적 현실은 더 나아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정규직과 최저임금 등 노동자들을 슬프게 하는 것들은 아직도 많이 존재한다. 파업과 노동자의 자살은 끊이지 않고 보도된다.
   서울시는 최근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비록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최저임금 상승은 기업에 많은 부담이 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울시처럼 차근차근히 해나간다면 노동자들이 더 행복한 사회가 구현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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