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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한글> 가능한 한 빨리? / 가능한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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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07  20: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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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대신문>과 인연을 맺은 지도 3년이 넘은 듯하다. 그동안 '사랑해요 한글'을 통해 맞춤법에 관한 한, 규칙적인 것들을 알아보려고 노력하였다. 그것도 가능한 한 쉽게 써 보려고 노력하였다. 독자들은 많이 없었지만 몇 분의 교수, 학생들이 비전공자들을 위해 쉽게 써 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감사합니다"). 아울러 한글맞춤법 규정이 보다 쉽고, 보다 체계적으로 보완될 수 있도록, 나아가 『표준국어대사전』과 불일치가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위 글 속에는 몇 가지 중요한 맞춤법 사항이 들어 있다. 첫 줄의 '지(기간을 뜻하는 명사)'와 관련된 띄어쓰기를 비롯하여 '인사말', '빌려' 등이 맞춤법 문제이든 표준어 문제이든 우리를 헷갈리게 한다. 다소 어려운 문제일 수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셋째 문장의 '가능한 한'이다. 수능에 관련 문제가 나오면 또 한 숨이 많이 들릴 것이다. 의외로 간단하다. 다음 (1), (2)를 검토해 보자.

   (1) 가. 가능한 한 쉽게 써 보려 한다.
   나. 가능한 한 빨리 가자.
   (2) 가. 가능한 쉽게 써 보려 한다.
   나. 가능한 빨리 가자.

   (1)이 맞는 표현이지만 우리는 심심찮게 '한'을 빠뜨린 (2)와 같은 표현도 구사한다. 그런데 모두(冒頭)의 둘째 문장 '맞춤법에 관한 한 규칙적인 것들을 알아보려고 노력하였다'에서 '맞춤법에 관한 한'을 '맞춤법에 관한'이라고 하면 처음 의도와는 다른 어색한 문장이 된다. '맞춤법에 관한 한 내가 최고다'에서 '맞춤법에 관한 내가 최고다'가 말이 안 되는 것과 평행적이다. 그러면 '가능한'과 '가능한 한'의 차이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짧은 영어 지식으로 'possible(가능한)'과 'if possible(가능하다면≒가능한 한)'의 차이이니 그 의미 차이는 크다고 할 것이다.
   '가능하다'와 '가능한'의 형태상의 차이는 '다', 대신 'ㄴ'이 대치된 것이다. 잘 알다시피 '다'와 'ㄴ' 등을 어미라고 한다. 특히 'ㄴ' 뒤에는 항상 명사가 와야 한다. '간 남자', '먹은 사람', '돌아온 김 상사', '결석한 학생' 등은 모두 명사로 끝난다. 그 바로 앞에는 또 모두 'ㄴ'이 있다.
   다시 '가능한'으로 가 보자. '가능한'의 ㄴ은 뒤에 명사를 요구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런데 위 (2)에는 아무리 보아도 ― 두 문장 전체를 놓고 보아도 ― 명사를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2)의 두 문장은 틀린 문장인 것이다. 이제 감이 올 수도 있겠다. 바로 '가능한 한'의 '한'이 명사인 것이다. 이 '한'을 의존명사라고 한다. '의존명사'란 명사이기는 하지만 앞 말의 수식이 있어야 비로소 뜻을 알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가능한 한은'과 같이 의존명사 '한' 뒤에는 '은'과 같은 조사도 통합될 수 있다. 우리는 '바'가 무엇인지 모른다. 그런데 '어찌할 바(를)'에 대해서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 때 '바'를 의존명사라고 하면 된다.
    어떻든 (1)에 제시된 '가능한 한'은 '가능하다면' 정도의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파악하면 된다. 그 경우에 '가능한'으로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아래 문항을 보면서 마무리하자.

   (3) (가능한 / 가능한 한) 많은 인원을 동원해야 한다.
'가능한 한'이 맞다. 문맥상 '가능하다면'의 의미로 파악된다. '가능한' 뒤에 명사 '인원'이 있지만 '가능한'이 '인원'을 직접 수식하는 어법은 아닌 것이다.


임석규(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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