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청마의 해가 끝나고 청양의 해가 왔다. 2014년을 돌이켜 보면 지난 1월 카드 3사 정보 유출 사건을 시작으로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세월호와 같은 안타까운 사고와 윤 일병, 임 병장 사건과 같이 우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 여러 사건들, 마지막으로 12월 '땅콩 회항' 사건까지 한 시도 잠잠한 날이 없을 정도로 다사다난한 해였다. 이런저런 일과 더불어 2014년 동안 국민들로 하여금 혀를 차게 만드는 각종 '망언'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2014년 망언'이란 '슬로우뉴스'와 '일간워스트'에서 뽑은 2014년 한국인을 가장 화나게 한 최악의 발언을 모은 것으로 그 수가 20여개가 넘으니 2014년은 그야말로 '망언의 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망언이 있었다. 그중 TOP 10을 가려낸 망언들은 많은 네티즌의 추억과 분노를 동시에 유발한다.
   그 열 개의 발언으로는 10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제도 어려운데 사자방 국정조사라니" 발언을 시작으로 3위에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일본 식민 지배와 남북한 분단은 하나님의 뜻" 발언이 있으며, 2위로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손가락 끝으로 가슴 한번 툭 찔렀는데. 손녀 같아서" 발언이 있다. 마지막으로 1위의 자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 때문에 기업들이 정규직 못 뽑고 있다" 발언이 차지했다. 이 발언들은 2014년 뉴스를 한 번이라도 봤다면 들어봤을 정도로 한 해의 큰 이슈였다. 그만큼 이러한 발언이 나올 때마다 국민들은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이번 '2014년 망언' 또한 유머스러운 만화 및 삽화로 풍자되는 등 네티즌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기도 했다.
   이 발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이 발언들은 소위 사회 상층부라 불리는 위치에 있는 자들의 말이라는 것이다. 특히 TOP 10에는 정치인이 7명이나 포진해 있어 이를 접한 국민들은 정치인의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한 번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회에 있어 모범을 보여야 하는 지식인과 정치인들은 말을 함에 있어 한 마디 한 마디에 주의를 필요로 하지만 순위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그러지 못했다. 국민을 염두하지 않은 경솔한 발언들은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샀고 지금에 일어 비아냥의 대상이 된 것이다. 발언들 중 전 국민이 마음 아파했던 세월호 사건에 관련한 웃지 못할 발언들이 TOP 10중 2개나 들어가 있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한번 쏟은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전자는 말이 가지는 힘은 잘 사용한다면 천 냥의 값어치를 지닐 수 있다는 것이고 후자는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으니 말을 함에 있어 주의하라는 말이다. 위 말들은 말 한 마디에 오히려 천 냥 빚을 떠 안은 격이고 주워 담을 수도 없는 경우이다. 과거의 말들을 수면 위로 다시 끌어올린 것은 2014년을 되돌아보며 새해에는 이런 말이 없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시끄러웠던 청마의 해는 이미 지나갔다. 말과 같이 넘치는 혈기로 실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망언으로 지탄받았던 사람들은 사회 상층자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며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오는 2015년은 청양의 해다. 양은 혈기 왕성한 말과는 반대로 온순하고 평화로운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이 한 때의 실수를 돌이킬 수는 없지만 앞으로 찾아올 2015년 한 해는 양처럼 온순하고 망언 없는 깨끗한 새해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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