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언론은 대학의 낭만과 거리가 멀다.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 버틸 수 있는 곳이다. 나 또한 그렇다. 인문대 앞을 걷다 보면 내가 학생인지 기자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1년 차에 접어든 지금은 기자라는 생각이 더욱 많이 든다. 아마도 그건 <원대신문>이 소수정예의 콘셉트를 띠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자 수가 적은 편에 속하는 우리 신문사에서는 스스로 모든 것을 해내야 한다.
   대학 언론이 처한 환경은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다. 많게는 수십 명, 적게는 3명의 기자가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대학 언론의 위기라는 말은 공감되면서도 듣기 싫은 말이다. 편집권 침해, 예산 부분의 문제는 대부분의 대학 언론이 안고 있다. 하지만 신문사 내부적으로 노력하지 않은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여름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교수신문 주최 '2014 여름기자학교'와 '2015 대학언론 겨울기자캠프 기획단'에 참여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 특히 동덕여자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와 함께한 2015 대학언론 기자캠프 기획단의 경험은 나와 <원대신문>을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됐다. 다른 학교들은 분명 우리 신문사와 많은 차이가 있었다. 실제로 동덕여자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는 신문이 발행되면 학생들에게 직접 나눠주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기자들끼리 기사 스터디를 만들어 기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일도 진행하고 있었다. 또한 신문을 발행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먼저 다가서서 독자인 학생들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있었고 소통에 힘쓰고 있다는 점도 귀감이 됐다. 무엇보다 가장 대학생다운 기사를 담아내고 있었다.
   <원대신문>에는 홍보부서가 따로 없지만 개인적으로 홍보부를 자처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원대신문>은 지난 2학기부터 <원대신문 페이스북>을 활성화했으며 동계 방학 동안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많은 학생과 소통하고 있다.
   내가 가장 즐겨보는 대학신문인 중앙대학교의 <중대신문>은 늘 다양한 시도와 뛰어난 편집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에 봤던 대학생의 모멸감을 다룬 기사가 인상 깊었다. 또한 영남대학교의 <영대신문>, 경북대학교의 <경북대신문> 등을 보며 언론의 목소리를 충분히 내고 있는 듯해서 부럽기도 했다. 기사 외에 편집 부분에서도 세련됨이 느껴져 내가 아직 분발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교수신문 주최 여름기자학교와 2015 대학언론 기자캠프 기획단을 경험하며 그동안의 내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느껴졌다. 본인이 쓴 기사의 한 글자까지 사수할 수 있어야 하는 사람이 기자였다. 대학 언론은 언제나 감시자의 역할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생의 패배주의에 대한 기획안을 작년에 낸 적이 있다. 그러나 내가 구상했던 것처럼 실현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다. <원대신문> 기자로 버틸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자로서, 원광대학교의 학생으로서의 자각이 있기 때문이다. 마땅한 해결책이 없더라도 우리에게 직면한 가장 큰 문제를 짚어보는 것도 기자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원대신문>이 여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소극적인 자세로 기사를 생산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양한 기사를 담기 위해선 기자의 노력 외에도 언론의 자유 역시 보장돼야 한다.
   2015년을 기점으로 우리대학과 <원대신문>은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됐다. 우리를 가둔 틀을 깨고 학우들이 찾아보는 신문이 됐으면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기자로서의 자각과 사명감 같은 의식적인 노력들이 앞서야 한다. 이와 더불어 학내 구성원의 기를 살리는 신문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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