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가 모든 세균을 한 마리도 남김 없이 죽이는 것은 아니다. 수 일, 때때로 2주 이상 계속되는 항생제 복용으로 대부분의 세균은 죽어버리고 이후 우리 몸은 자체면역체계로 얼마 남지 않은 세균을 정리하여 몸은 감염으로부터 회복될 것이다.

 그러나 복용초기에 염증이 완화된다고 해서 항생제 복용을 멈추게 된다면 몸 속에서는 고약한 일이 벌어진다. 증상이 완화된 것처럼 보여도 아직 많은 세균이 살아남아 있고 더군다나 세균 중에는 복용하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항생제를 충분히 복용했다면 내성을 가진 세균이라도 그 수가 미미하므로 우리 몸의 면역체계로 없애버릴 수 있지만 불충분한 복용으로 인해 면역체계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 많은 수의 세균들이 다시 증식하게 된다.

 복용 전에는 내성균의 수가 소수였더라도 항생제에 의해 다른 균이 대부분 죽고 나면 내성균의 점유율이 높아진다. 내성균은 자신의 정보를 다른 세균에게 전달해서 다른 세균도 금방 내성균이 된다.

 이 경우 기존의 항생제로는 치료가 되지 않아 새로운 항생제를 찾아야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우리 몸 속에 있는 세균은 다양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게 되고 자신도 위험에 처하게 될 뿐만 아니라 이 내성균에 다른 사람이 감염돼 문제가 됐을 때 적용할 수 있는 항생제가 제한되어 타인에게도 큰 피해를 주게 될 수 있다.

 따라서 항생제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서 염증이 완화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멈추지 말고 충분한 기간 복용을 해야 한다.
-인용문헌: An Introduction to Medicinal Chemistry by Patrick, 3rd edition (Oxford)-

김 학 성 (약학과 교수)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