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인터넷 서핑을 하던 나는 한 게시물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했다.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0년, 닉네임 '지오핫(Geohot)'으로 유명한 천재 해커 조지 호츠가 일본의 대형 전자업체 소니(SONY)사의 대표 콘솔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3(PS3)을 해킹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시작한다.
   같은 해 3월 18일, 지오핫은 PS3에 커스텀 테마를 집어넣은 것을 공개했다. 그의 첫 해킹 결과물인 것이다. 이에 소니는 시스템 보안을 더욱 강화시켰고, 그 과정에서 PS3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불편을 겪었다. 지오핫은 소니에게 시스템 보안을 강화 이전으로 돌리라고 전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지오핫은 때마침 유출된 소니의 개발자용 펌웨어를 통해 PS3을 완벽하게 해킹하는데 성공하고 보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루트 키(root key)를 인터넷상에 공개하기에 이른다.
   루트 키가 공개되자 소니는 가만있을 수 없었다. 다음해인 2011년 1월, 소니는 지오핫을 미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하는 강경한 대응을 보였고, 소니의 여러 강경대응에 압박을 느낀 지오핫은 남아메리카로 도주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 같은 강경대응은 전 세계의 해커들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소니는 전 세계 해커들의 표적이 되고 만다. 이윽고 유명 해커집단 '어노니머스(ANONYMOUS)' 또한 소니 해킹에 참가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게 된다. 이것이 바로 PSN(Play Station Network)사태로 불리는 사이버 테러전이며, 이는 결국 전 세계의 해커가 세계 각국의 기업과 정부를 공격하는 사이버 전쟁으로 번지고 만다.
   21세기는 정보화 시대다. 정보통신의 발달은 우리가 평생 처리하지 못할 만큼 방대한 양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라고 불릴 정도로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정보의 양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 이 때문인지 컴퓨터 시스템의 내부 구조와 동작 따위에 심취하여 이를 알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생겼으며, 이들을 '해커(Hacker)'라 부른다. 이들이 모여 국가기관 또는 기업을 상대로 사이버 테러를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해커들은 무엇을 얻으려 했던 것일까. 바로 '지식과 표현의 자유'다. 위에서 언급한 유명 해커집단 어노니머스 역시 '지식은 자유로워야한다'는 기치 아래 활동하는 해커집단이다. 이 밖에도 여러 해커들은 지식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기업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정보를 훔치며 폭로한다. 이를 위해서라면 관련 서버를 파괴하고 네트워크를 다운시키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과연 이들은 옳은 것일까? 지식의 자유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는 하지만, 해커들의 무차별 공격으로 기업들은 수 조원의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또한 기업의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던 수많은 고객 또한 피해를 입었으며, 이때 유출된 개인정보는 수천 만 건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그들이 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이며, 그로 인한 피해 규모 또한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른 해커들을 처벌하는 것 역시 어렵다.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사이버 범죄의 특성 탓에 이들을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또한 익명성이라는 방패 뒤에 교묘하게 숨은 해커들을 누가 누구인지 알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익명성은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건이다. 그러나 그것이 그들에게 무한한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라야 하고,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비단 해커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PSN사태를 통해 네트워크 서비스의 문제점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네트워크 환경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생각해 보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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