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모 대학에 다니는 A씨는 기말고사 성적표 때문에 울상이다. 자신이 수강한 과목의 학점이 F가 나왔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A씨는 학점포기제도를 이용해F학점을 없애 보려고 했으나 학점포기제도가 최근에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뒤 좌절하고 만다.
   최근 들어 대부분의 대학들이 학점포기제도를 없앴다. 학점포기제도를 이용해 자신의 불리한 학점을 없애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남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좋지 않은 학점을 받았을 경우에는 무조건 재수강 신청을 하여 학점을 다시 올려야만 한다. 하지만 그러기는 결코 쉽지 않다. 재수강이라 하면 다음 학기 또는 정식 학기가 아닌 계절학기에 강의를 듣는 것이다.
   또한 누구에게나 어려운 분야라는 것이 하나씩은 있는 법이다. 자신과 잘 맞지 않는 과목은 학점을 올리기가 어렵다. 아무리 노력해봐도 그 과목의 학점을 올리기가 어렵다면 그럴 때 꼭 필요한 제도가 학점포기제도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나 단체에게는 군중심리가 있다. 많은 대학들이 학점포기제도를 없앴다고 해서 우리 대학이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그러므로 학점포기제도를 되살리는 것이 옳다고 본다. 물론 남용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몇 학점 이상이나 몇 과목 이상은 학점 포기를 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자신이 꼭 포기해야 할 과목들의 학점만 포기할 수 있으니 학생들에게 과목에 대한 책임감을 심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남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한이 있다. 식사를 할 권한도, 쇼핑을 할 권한도, 사랑할 권한도, 더 나아가서는 자신에게 불리한 학점을 포기할 권한도 있다. 개개인의 소중한 권한 행사를 위해서라도 우리 학교가 학점포기제도를 되살렸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표해본다.

 
 박정수(국어국문학과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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