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IS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1월 파리에서 발생한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 때였다. IS의 총격으로 <샤를리 엡도>의 스테판 샤르보니에 편집장과 3명의 만평가 등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스테판 샤르보니에 편집장은 2009년부터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를 주도해온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 1월 터키에서 실종된 일명 '김 군'이 IS에 합류했다. 김 군의 IS 합류로 나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이로 인해 김 군의 신상 정보와 함께 IS의 실체에 대한 기사와 뉴스가 매일 쏟아졌다.
   이러한 IS는 최근 유적지 파괴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 이들은 시리아 유적도시 팔미라의 '벨신전'을 30톤의 폭약으로 폭파했다. 벨신전은 헬레니즘 양식으로 건축됐으며, 태양신 야르히볼과 고대 달의 신이 봉원된 곳이다. 더불어 고대 셈족 사원 자리에 서기 32년 무렵 로마의 신 주피터를 모시는 사원을 설계한 건축가 알렉산드라스의 이름과 설계도 등이 비문(碑文)으로 새겨져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2천 년의 역사를 가진 벨신전은 IS의 손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이뿐만 아니라, IS는 지난 3월 이라크 북부 니느웨 주의 님루드에 있는 기원전 7세기 아시리아 제국의 성채와 2천 년 전 파르티아 제국의 수도였던 하트라를 불도저로 파괴한 바 있다. 하트라는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곳이다. 이라크 정부는 1만 개가 넘는 유적지 중 20%가량이 IS 점령지역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리아의 최대도시이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재된 알레포의 구시가지는 이미 60%가 파괴됐다. IS의 유적지 파괴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IS는 지난 5월 팔미라를 장악했다. 팔미라에는 4개의 기둥을 가진 석조 건축물로 구성된 테트라필론과 원형극장 등이 남아 있다.
   IS의 악행은 유적지 파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여름, IS는 야자디족을 대량 학살했다. 야자디족 최대 거주지인 이라크 북부 신가르 지역을 장악해 남성과 여성, 아이들을 무참히 살해했다. 야자디족은 공작 모양의 신을 믿는데, 이슬람교도들은 공작을 사탄으로 여긴다. 이는 이슬람교도들에게 반하는 모습이기에 IS의 좋은 표적이 됐다. 이들은 이슬람교 외에 타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다. 신앙심으로 순결을 지켜왔던 야자디족 여성 3천여 명은 지금까지 IS 점령 지역에서 성폭행, 성매매 등으로 처참히 짓밟히고 있다. 이들의 세계에서는 인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IS는 악행을 저지를 때마다 알라의 계시로 그와 같은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알라의 이름 아래 살인, 성매매, 유적지 파괴 등을 일삼는 IS는 전 세계의 골칫거리가 됐다. 현재는 영토를 넓혀가 이라크, 시리아, 터키의 영토 일부분을 차지했다. 단순한 테러조직으로 정의하기엔 IS는 거대해졌다. IS 소속 유럽인 중 숫자가 가장 많은 네덜란드, 벨기에 등의 국가에서는 청년들의 IS 합류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6월 <SBS 스페셜>에서는 'IS 이슬람 전사, 그리고 김 군'편이 방영됐다. <SBS 스페셜>에 따르면 IS 내에서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은 인신매매, 성범죄, 살인 등이 만연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한다. 더욱 놀라웠던 건 IS 내에는 김 군 외에 또 다른 한국인 대원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끔찍한 곳에 같은 나라의 국민이 있다니.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언론과 많은 전문가들이 김 군의 IS 합류 원인으로 강압적인 사회 분위기, 페미니스트 증오, 개인 트라우마 등을 꼽았다. 설령 사람들의 추측이 맞더라도, 김 군과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그는 왜 그곳에 가야만 했을까. IS는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가 지극히 일상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을 지금도 어떤 이들은 절규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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