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여행객들은 여행 전에 서적이나 각종 자료를 통해 여행할 나라의 문화에 대해 충분히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타국에서 당황하지 않고, 여행을 마칠 수 있는 것은 물론 여행을 통해 ‘보려고 하는 것(?)’이 몇 배는 더 잘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을 경우, 타국의 문화를 재빨리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냐고 묻는 다면 ‘버스를 타라’고 말하고 싶다. 적어도 터키에서 만큼은 말이다.

 나는 23일 동안 터키 4개의 지방을 여행했고, 그러다보니 약 70시간, 3일이라는 시간동안 버스를 탔다. 하루에 2~3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도 있었고 12시간 동안 야간 버스를 타고 이동한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한번도 이동 시간이 아깝거나 지루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앞서 이야기 했듯 버스에서 보낸 시간은 사실,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고 무작정 여행을 떠났던 내게 터키의 문화를 한눈으로 살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터키 버스를 타면 우리에게는 사라진지 오래인, 그러나 터키에서는 아직도 존재하는 ‘버스 안내원’을 만날 수 있다. 그것이 버스에서 만난 첫 번째 문화다. 그들을 빵모자에 단발머리 아가씨라고 상상하면 큰일이다.

 대부분 안내원은 남자이고, 깔끔한 유니폼에 상상 초월의 서비스를 자랑한다. 승객들에게 음료와 차, 빵을 주는 일부터 버스에 탄 인원과 좌석을 확인하고, 승객 한 명 한 명의 도착지를 체크해 안내한다.

 터키 사람들은 항상 ‘콜론야’라고 불리는 액체로 손을 소독한다. 내가 그것을 처음 접한 것도 버스에서다. 버스를 타자마자 안내원이 내게 손을 벌리라는 시늉을 하고는 콜론야를 뿌려줬다. 알코올 80%의 레몬향 액체인 콜론야를 뿌리고 손을 비비면 액체가 금방 증발하면서 굉장히 시원한 느낌을 준다.

 여행을 하는 동안 식당이나 상가에 가면 터키인들은 내게 항상 그것을 뿌려줬다. 터키 사람들은 벌레에 물린 곳이나 긁힌 데에도 그것을 사용할 정도로 만능액체로 쓰고 있었다.

   
 터키의 버스는 승객들에게 차와 커피를 제공하기 때문에 터키 사람들의 차 문화도 엿볼 수 있었다. 터키의 차는 ‘차이(홍차)’, 커피는 ‘네스카페’를 말한다. 차이는 터키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차로 하루 10잔 이상 마신다고 한다. 처음 맛본 차이는 약간 떫었지만 나중에는 그 맛이 익숙해져 여행하는 동안 즐겨 마셨다.

 네스카페는 우리나라에서는 인스턴트 커피지만 터키에서는 고급품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대부분 터키 사람들은 단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차이와 커피에 각설탕을 3개 씩 넣어 마시기도 한다.

 터키의 국교는 아니지만 터키 국민의 대부분이 이슬람교도다. 그래서 버스에서도 가족이나 일행을 제외하고, 처음 본 남자와 여자가 각각 옆 좌석에 앉을 수 없다. 우연하게 처음 본 남녀가 버스 좌석이 같을 경우, 버스 안내원은 그 둘의 자리를 일일이 바꿔준다.

 외국인인 내게도 적용되는 법칙(?)은 한번도 터키 남자와 옆 좌석에 앉을 수 없었던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버스에서 터득했던 것들은 사실 여행을 하면서 직접 부딪치고 접했던 문화들에 비해 적은 것이었지만 내게는 충분히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왜 가끔 짧게 집중해서 공부한 것이 큰 효과를 거둔 것 처럼 말이다.
이 용 선 (정치행정언론학부 4년)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