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란에는 원대신문사의 연속기획 <우리 시대 사유의 지평과 미래>라는 제목으로 글쓰기센터의 연속기획 <세계고전강좌>와 2012년 1학기부터 개설된 <글로벌인문학> 원고를 번갈아 싣는다. 국내외 여러 석학들이 함께 참여하는 연속기획을 통해 인간 이해와 사유의 깊이를 확인하기 바란다. /편집자

 
인생의 위기와 고난
 삶을 살아가다 보면, 때때로, 예고도 없이, 우리 인생에 위기와 고난이 찾아올 때가 많다. 그때 우리는 너무 힘들어서 그만 포기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위기는 대부분 위험과 기회를 함께 내포하고 있다. 위기는 다시 한 번의 기회이기도 하다. 만약 청년들이 인생의 목적이나 계획 없이, 또한 함께 일할 동역자도 없이 방황하며 모든 것을 쉽게 포기한다면 그 위기 속에 숨겨진 무한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와 가치도 놓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인생에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며, 생각과 마음에도 재충전이 필요하다.
 나는 삶의 회복과 도전을 위해 다음과 같은 '3PVS'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3P는 'Purpose'(목적), 'Plan'(계획), 'Partner'(동역자 혹은 동반자)를 뜻한다. 3V는 'Vision'(상상력), 'Value'(가치), 'Viewpoint'(시각)이며, 3S는 'Simple'(단순함), 'Sharing'(나눔), 'Serving Life'(섬김의 인생)이다. 이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인생의 가치를 말한다.
 
삶의 방향 모색 및 실현 3P 
 첫째, '목적'(Purpose)이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향해 어디로 가고 있는가? 미래를 위해, 우리의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우리가 삶의 목적에 대해서 또는 존재의 의미와 가치에 관해서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우리는 스스로가 귀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더욱 분명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의 삶의 목적이 뚜렷해지면 다른 사람들의 삶도 귀한 것으로 다가오게 된다. 또한 그들의 삶의 목적도 존중해야할 명제로 가까이 다가온다. 삶의 목적을 깊게 사고하게 되면 나와 이웃이 함께 존중받아야 할 귀한 존재라는 의식이 내 안에서 생기게 될 것이다.
 둘째, '계획'(Plan)이다. 삶의 목적이 세워지면, 그 삶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여러 가지 계획이 필요하다. 2015년 올해의 계획은 무엇일까? 그리고 3년, 5년, 10년 후 그리고 그 이후의 계획은 무엇일까? 기업의 경우에는 사업계획서라고 불리는 상품, 서비스의 아이디어, 조달 가능 재원, 시장성과 전략, 인적 자원 그리고 미래의 재무예측서에 이르기까지 계획서를 아주 정밀하고 세세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기업투자가들(Venture Capitalists)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많은 신생기업들은 자본시장으로부터 보다 많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사업계획서를 여러 번 수정하며 잘 쓰려고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청년의 경우에도 삶의 목적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주 정교하고 세밀한 인생계획서가 필요하다.
 셋째, '동역자 혹은 동반자'(Partners)이다. 인생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좋은 동역자 혹은 동반자가 꼭 필요하다. 2014년 9월 19일 세계 최대의 주식공모를 통해 약 29조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약 272조원의 기업 가치를 이룬 중국의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Alibaba)의 창업자인 잭 마(Jack Ma)는 아시아 최대의 기업투자회사 소프트뱅크(Softbank)의 설립자이자 CEO인 손정의와 야후(Yahoo)의 공동 창업자인 양(Jerry Yang)과 함께 동역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주식공모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수많은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주식공모를 하기까지에는 이런 좋은 동역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또한 우리가 잘 아는 인터넷 검색회사 구글(Google)의 두 창업자인 페이지(Larry Page)와 브린(Sergey Brin)도 전설적인 두 기업투자자 도어(John Doerr)와 모리츠(Micheal Moritz)와 함께 성공적인 동역을 함으로써 오늘의 구글과 같은 성공적인 기업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젊은 날 선남선녀들의 결혼은 인생사 최대의 중요한 결정이며 인륜지대사이다. 마음이 통하고 서로 사랑하며 인생길을 함께 헤쳐 나가다 보면, 부부는 같은 길을 걸으며 같은 방향의 삶의 여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인생의 동반자를 정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하며, 일단 사랑으로 결정을 내린 후에는 일생을 통해 서로 사랑하며 희생하고 배려함으로써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동반자는 우리 청년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삶을 성장시키는 3V
 첫째, '비전'(Vision)이다. 청년들은 인생의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동역자와 동반자를 만나며, 또한 큰 나무가 되어 많은 사람들과 이웃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그런 비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어떻게 혼자서도 살기 힘든 세상에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큰 나무의 비전이 가능할까?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게 되면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을 만들어주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주 그들의 마음을 읽어야하며, 그들이 힘들어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법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더 깊은 기쁨과 행복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큰 나무는 그늘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쉴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며, 있어야 할 그곳에 늘 서있다. 우리도 부모, 형제자매, 사랑하는 연인, 그리고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을 위해 우리 자신을 나누어 줄 필요가 있다. 배려하며 사는 큰 나무의 비전을 키워가고 훈련하게 되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큰 바위 얼굴'처럼 큰 나무로 변해 서있게 될 것이다. 더 높이 나는 갈매기가 더 멀리 볼 수 있다. 꿈과 비전은 자만심이나 교만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현재 나의 처지나 상황에 관계없이 청년은 꿈을 꿀 수 있다. 청년은 비전을 가질 수 있다. 지금 현재, 나의 현실이 매우 힘들지라도 오늘을 꿈꾸며 비전을 심는 청년은 문화와 역사, 그리고 우주의 중심에 서서 생각할 수 있다. 의미 있는 문화를 창조해내기도 하고, 새로운 역사를 쓰기도 한다. 또한 세계와 우주를 향해 의미를 발견할 수도 있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꿈을 심고 큰 나무의 비전을 자신의 삶에 새겨 놓아야 할 것이다. 꿈꾸는 사람만이 문화와 역사 그리고 우주의 중심에 설 수 있다.
 둘째, '가치'(Value)이다. 청년의 삶은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이다. 삶의 가치는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행복, 의미, 타인의 존재 인정, 배려, 공생, 공존, 공진화 등을 뜻한다. 청년은 매일 발전할 수 있다. 매일 진일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청년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 나의 이웃을 위해 아주 작은 일이라도 행복을 심어준다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작은 친절 하나를 베풀 마음을 비워둔다면, 그것이 바로 작은 가치 하나를, 작은 공덕 하나를 쌓아가는 일일 것이다. 이런 마음이 있는 그곳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는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에서는 다음 세대를 위해, 청년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래의 인물을 키우기 위해 오늘을 투자하는 것이 가치를 창출해내는 일이다. 오늘의 가치는 바로 우리가 얼마나 내일을 위해, 미래를 위해 오늘 생각하고 고뇌하며 땀을 흘리는가에 달려 있다. 비록 현실이 고될지라도 우리는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작업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벽돌 한 장, 땀방울 하나, 1 미터만 더 파는 심정으로 '오늘의 가치를 심어서'(Present Value Creation) '미래 가치의 극대화'(Future value maximization)를 이룰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삶을 바라보는 '시각'(Viewpoint)이다. 우리는 모든 사물을 대할 때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더 깊은 통찰력으로, 더 넓게, 더 다양하게 바라보며 생각하는 훈련을 쌓을 수 있다. 책을 읽고 생각하며 사물을 더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그런 훈련을 통해, 우리의 삶은 큰 나무로 성장해 갈 수 있다.
 
꿈을 이루며 세상에 기여하는 3S
 첫째, '단순한 삶'(Simple Life)이다. 청년에게는 너무나 많은 유혹들이 있다. 그러나 꿈을 이루고 집중하기 위해서는 깨끗하고 단순한 삶을 결심하고 그렇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나눔의 삶'(Sharing Life)이다. 나눔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고난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그리고 지치고 고통스러운 이들에게 필요하다. 이것은 단순한 물질의 나눔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진실로 필요한 것은 마음의 나눔, 대화와 소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즉 '깊은 들어줌(Deep Listening)'이 필요한 것이다. 가족, 배우자, 학교와 직장, 지역사회, 우리들이 속해 있는 곳에서 우리는 삶과 마음을 나누며 오늘의 의미를 더해가는 삶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셋째, '섬김의 삶'(Serving Life)이다. 작고 할 수 있는 일부터, 섬김을 받기보다는 먼저 이웃과 다음 세대를 섬기는 삶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웃을 섬기는 삶을 실천하며, 내가 있는 곳에서 내가 만나는 이웃들을 자비의 마음으로, 사랑의 마음으로 섬기며 살아갈 때 세상은 한걸음씩 더 평화로운 세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젊은 시절 우리는 원대한 꿈을 가슴에 품고 빛을 발하며 힘 있게 살아가는 삶을 꿈꾸어야 할 것이다.
 
큰 나무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 
 나는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과 함께 삶의 도전과 회복을 위한 3PVS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인생의 목적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서로에게 의미 있는 동역자 혹은 동반자가 되는 삶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자신의 삶에 비전을 세우며, 매일 삶의 가치를 찾기 위해 부단히 생각하고 폭 넓은 시각으로 이웃과 세상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한국의 청년들이 단순하며 정결한 삶, 섬기며 나누는 삶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면서 동시에 이웃과 사회에 기여하는 큰 인재들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와 바람을 가져본다. 우리는 큰 나무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조호제 (미국 산타클라라대학교 석좌교수)
 
<필자 소개>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미국 뉴욕주립대(버팔로) 경영학 석사
플로리다대 경영학 박사
산타클라라대 교수, (현) 석좌교수
논서 : 「기업지배구조와 회사가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심으로」 등 70여 편의 학술논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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