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신문>은 창간 59년을 맞아 동덕여자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 학보사 편집장들을 초청해 '제1회 대학언론 컨퍼런스'를 열었다. 컨퍼런스는 지난 10월 3일 우리대학 학생지원관 취업컨설팅룸에서 진행됐다. 서울여자대학교는 행사 당일 개인 사정으로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
 
 
▲대학언론 그리고 위기
 대학언론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나요?
 서울여대학보(이하 서) : 여러 배움들을 누릴 수 있다. 나는 특히 관계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관계에서 어울리는 모양을 찾는 법을 알게 됐다.
 항공대신문(이하 항) : 내부 결속력만 가질 수 있는 동아리와는 달리 외부와의 교류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대신문(이하 원) : 기성언론에 가기 전 프로의 세계를 조금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동덕여대학보(이하 동) : 대학언론인이고 대학의 소식을 전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학생, 교수, 총장을 취재할 수 있다. 각자의 입장을 들어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기에 취재에 한해서는 내가 총장의 위치와 동등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학언론의 위기는 오래전부터 찾아왔다고 하는데요. 대학언론의 위기가 일어난 이유에 대해 진단해주세요.
 원 : 대학언론은 과거 학생자치기구였다. 하지만 현재는 대학본부의 부속 또는 산하기관이 됐다. 이로 인해 기성신문에서 하지 못하는 사회 비판의 목소리가 줄어들었고, 대학을 비판하기가 어렵게 됐다. 위기는 학보사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작아지면서 생긴 것이라 생각한다.
 동 : 동덕여대의 경우, 과거 학생회에서 어떤 문제를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학보사를 많이 이용했었다. 따라서 학보사는 공론화의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지금은 학생회의 영향력도 작아졌고 학생들의 관심도 무뎌졌다. 그래서 대학언론은 존재 가치를 잃었고 학교의 입맛에 맞게 변해버린 것 같다.
 항 : 대학은 지성인의 집합체, 상아탑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취업의 수단이 됐다. 그에 따라 대학 문화도 바뀌었다. 대학언론이 쇠퇴한 것도 이와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서 : 대학언론의 위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게 아니라 항상 있었다. 예컨대 독재정권 때는 언론의 탄압을 받았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인터넷 대안언론이 범람하면서 정체성 위기를 겪었다. 지금은 매우 복합적인 위기를 겪고 있지만 종이신문을 읽는 사람들이 적어졌다는 게 가장 큰 위기일 것이다.
 
 대학언론에 위기가 찾아오면서 많은 학보사가 디지털 퍼스트 구축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이신문을 놓지 않고 있는데요. 대학언론에 종이신문이란 무엇인가요?
 서 : 종이가 없어질 것이라는 예언과 다르게, 아직도 종이가 건재하는 한 익숙한 것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익숙하기 때문에 종이신문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동 : 대학가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대나무숲'에 '이런 일이 있었어요'라며 글이 올라오지만 반짝했다가 지곤 한다. 하지만 대자보를 붙이면 사람들이 보다 자주 보게 된다. 종이신문의 힘을 아직까지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 종이신문을 구독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종이신문은 발행돼야 한다.
 원 : 전자책이 있어도 사람들이 종이책을 읽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종이신문은 실체이자 정체성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종이신문이 답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디지털퍼스트를 구축하는 이유는 종이신문의 대체가 아닌 극대화를 위해서다. 앞으로 대학언론이 종이신문을 지키고 싶으면 종이와 디지털 매체를 상호 보완하며 운영해야 한다.
 
 편집권 침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가요? 각 대학의 편집권 침해 상황이 궁금합니다.
 : 문제가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들 한다. 서울여대학보는 그동안 편집권 침해 문제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편집권 침해를 당했을 때 바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다. 이후 우리는 모든 학보사의 관습과 규칙을 멀리서 생각해보게 됐다. 아이템 사전 보고나 장학금 인원 제한 같은 것 말이다. 현재는 주간교수가 바뀌었고 편집권 침해는 없다.
 항 : '어투를 바꿔라'는 정도의 요구는 들어준다. 하지만 만약 사실을 못쓰게 한다면 서울여대학보처럼 1면을 백지로 발행할 의사가 있다.
 동 : 올해 편집권 침해가 많았다. 대표적인 예로 학생들이 겨우 쫓아낸 전 총장이 이사가 되어 돌아온 사건이 있었다. 그 이사는 다음 학기에 이사장이 됐다. 이를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주간교수와 마찰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기자고, 학보사 기자들이 쓴 기사를 지켜야 하는 편집장이기 때문에 굳건히 버티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다.
 원 : 원대신문의 경우 기자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대부분 반영되는 편이다. 지방대학 학보사는 자칫 잘못하면 균열로 인해 폐간이라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에 학보사 구성원들이 협력, 배려하며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대학 학보사는 수도권대학 학보사보다 비판의식이 약하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원 : 환경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학마다 특성이 다르듯 학보사도 그런 것이다. 또 비판의식이 약하다고 해서 그들이 신문 하나를 만드는 데 쏟는 노력을 폄하할 수 없다. <원대신문>도 외부에서 비판의식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곤 하는데, 나는 신문을 만들 때 맹목적인 비판과 무조건적인 옹호 그 사이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항 : 비판의식이 약해진 것은 학보사 전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동 : 수도권대학 학보사 중에서도 이미 어용지로 전락한 곳이 있다.
 서 : 비판의식이라는 건 상대적인 것이다. 억압적인 환경의 언론에게 자유로운 환경의 언론과 같은 수위의 비판을 바랄 수 없다.
 
 학보사의 입지가 줄어드는 추세고 인원 충원이 점점 어려워지는데, 이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할까요?
 항 : 홍보가 중요하다. 포스터, 리플릿을 만들고 신문이 발행되는 아침에 신문을 직접 배포하는 방법이 있다.
 동 :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보사에서 일하느니 차라리 기성신문 인턴십을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선 기자들끼리 열심히 회의하며 답을 찾아야 한다.
 
 대학언론이 학생들에게 관심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 : 스타벅스가 10년 만에 TV광고를 했는데 'SNS가 아니라 스타벅스에서 만나라'는 내용이었다. 스타벅스는 SNS을 경쟁자로 보고 이를 이길 수 있는 강점을 생각한 거다. 우리는 어떤 매체를 경쟁자로 생각하고 있는지, 우리는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나는 <대학내일>을 경쟁자로 봤다. <대학내일> 가판대가 학보대 바로 옆에 있는데 줄어드는 속도가 너무 달랐다. 그래서 처음에는 <대학내일>보다 재미있는 기획, <대학내일>에서 하지 않은 기획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학보사의 가장 큰 장점은 기획이 아니라 보도에 있었다. <대학내일>은 학내사안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학내사안이 궁금할 때는 학보를 읽어야겠다'는 의식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대학이 없어지지 않는 한 학보사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원 : 원대신문의 경우, 부산대학교 학보사 <부대신문>에서 답을 찾았다. 방학 때 부대신문을 직접 방문했고 그 후 벤치마킹한 그대로 익산의 사회를 다루는 '사회를 여는 창'이라는 사회기획을 운영하게 됐다. 학보사가 지역의 특성이나 가장 대학생다운 콘텐츠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어렵지 않고 가까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또 스스로 우리를 가뒀던 벽을 허물어야 한다. 예를 들면 원대신문은 인터뷰 인물선정 기준에 원광대 동문, 구성원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학생들에게 정말 도움이 된다면 그러한 편견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 : 기획기사의 경우 어떤 문제를 다루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관심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아이템 선정 시 학생들의 흥미를 고려한다.
 동 : 동의한다. 학생들의 관심도가 곧 학보의 힘이 되기 때문이다.
 
 기성언론과의 차별화, 전문성 부족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동 : 이런 질문은 항상 제기됐다. 하지만 점차 사라질 것이라 예상한다. 대학언론은 기성언론이 조명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 : 전문성으로는 기성언론을 따라잡을 수 없다. 하지만 노력은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차별화가 중요한 것이다.
 서 : 중앙일보에 '청춘면' 같은 게 있는데 종종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청춘들이 진짜 어떤지 잘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처럼 남들이 모르는 우리 이야기를 해야 전문성도 있고 차별성도 생긴다. 필요한 노력은 신문을 읽는 시간에 진짜 청춘들을 만나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 이야기를 하는데 기성언론을 보면서 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학구조개혁평가는 누구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항 :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봤지만 일단 대학생들을 위한 것은 아닌 게 확실하다. 무분별하게 대학을 늘려왔던 정부가 책임을 대학 그리고 학생들에게 전가하고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동 : 정부를 위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교육이나 시설의 질 향상이 아니니까. 학교가 평가 때문에 정부에게 애걸복걸하고 굽신거리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대학구조개혁평가가 나타난 거지만, 이 문제는 학교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해야 하는데 학교재정지원사업까지 연관지어 대학에 '이렇게 평가할테니 맞춰라'는 건 결코 대학과 학생들을 위한 게 아니다.
 원 : 우리대학은 2011년 정부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된 적이 있다. 원광대는 인문학에서 소양이 매우 깊은 학교인데 인문대학의 여러 학과가 폐과됐다. 평가는 교육부를 위한 것이고 그 피해자는 학생이다. 학교에 등급을 매기는 것은 마치 소고기에 등급을 매기는 것과 같이 비윤리적이다. 
 서 : 구조개혁은 교육 불평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정원감축이라는 고통을 평등하게 분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부실대학을 퇴출한다는 것은 정당하지만, 평가기준이 사실상 대학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어서 지방대학과 소형 대학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해 '대학의 의사가 존중되지 않은 비민주적 평가'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원 : 대학의 특성화가 반영되지 않은 비민주적인 평가다.
 동 : 계속해서 이런 의견이 제기된다는 것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항 : 교육부가 갑, 대학교가 을이 된 것이다. '갑질'에 '민주적'이라는 게 있을 리가 없다.
 
 해당 정책이 학령인구 감소 대비의 최선책일까요? 다른 방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항 : 최선책은 아니고 차악이다. 최악의 방법은 기회도 안주고 다 쫓아내는 것이다.
 동 : 역시 최선책은 아니다. 현재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학교의 편의를 좀 더 봐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 : 서남대처럼 학생들에게 투자하지 않고 재단 배만 불리는 대학은 재정지원 제한이 아닌 퇴출이 필요하다. 반면 우리대학이나 영남대, 조선대, 동아대 등과 같은 지역거점사립대학을 중심으로 주변 대학을 통합하여 조금 정리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역시 대학의 일이지 정부가 나설 게 아니다.
 
 결과에 따라 대학 정원감축뿐만 아니라 재정 지원사업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서 : 교육부가 재정지원사업을 미끼로 대학을 협박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여대와 같이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대학은 재정지원사업에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대학은 결국 8% 정원감축을 약속했다.
 항 : 정원감축은 이해한다. 재정지원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우리 지시에 따라야 돈을 주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원 : 비리 사학이나 방만한 운영을 하는 대학도 평가기준만 잘 대비한다면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동 :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다 전문가겠지만 무슨 자격으로 상아탑이란 대학을 평가하는지…
 
 교육부가 대학과 전문대학을 상대로 구조개혁을 시행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게 폴리텍대학의 신설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서 : 인문대생을 줄이고 공대생을 양성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모든 교육이 취업을 향하는 풍조에 교육부가 앞장서고 있는 꼴이다.  
 항 : 역시 교육부의 '말이 안 되는 평가를 하고 있다'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시다.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고 해놓고 대학을 더 만들고 있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웃기는 상황이다.
 
 하위등급에 포함된 대학들의 주요 보직교수들이 사퇴하는 상황도 일어났습니다. 이는 학교의 쇄신에 도움이 될까요?
 서 : 일정 부분 쇄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학사관리나 학생지원 등 분명 보직교수들이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동 : 자신이 원한 만큼 결과가 돌아오지 않으면 더욱 책임지고 새로운 방향을 열어야 하는 게 보직교수나 총장이 할 일인데 무작정 사퇴하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쇄신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항 : '우리가 책임진다'는 걸 보여주는 일종의 쇼 같다. 하지만 평가는 계속될 것이다. '이렇게 준비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걸 아는 사람이 나가버리니 근본적 해결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했던 사람이 남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대학의 취업률
 대학은 진리의 상아탑일까요, 취업의 관문일까요?
 서 : 나는 대학이 본질이 학문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학문이라는 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 본다. 현 사회를 생각했을 때 대학이 취업의 역할을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의 문제는 대학이 단순히 취업의 관문으로만 전락한다는 것에 있다.
 동 :  대학이 진리의 상아탑이라면 왜 다들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를 줄줄 읊으면서 대학의 '서열'을 꿰고 있을까? 물론 이들 대학의 학문적 기반이 잘 닦여있어서 많은 학생이 가고 싶어 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 나는 대입 때 '어딜 가면 네가 배우고 싶은 학문을 배울 수 있다'가 아니고 '어느 대학 어느 과가 취업이 잘 된다더라'를 더 많이 들었다. 이미 우리 사회는 대학을 취업 관문으로 인식하고 있다.
 원 :  진리의 상아탑이지만, 취업사관학교처럼 변하고 있다. 학보사의 위기도 이와 같은 맥락인데, 예전과 달리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학점, 스펙 관리에 몰두하는 현실이기에 학보사의 인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인문학도이자 대학언론의 편집장으로서 인문 관련 학과의 폐과와 인문학의 외면이 가슴 아프다.
 항 : 현재 대학은 취업의 관문이 되었다는 것에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공감할 것이다. 진리의 상아탑 역할을 해왔던 대학이 취업의 수단이 되었다는 것은 굉장히 슬픈 일이지만 어느 정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갈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이미 대학에 들어올 때 취업을 목적으로 들어오고, 정부에서도 이미 취업률로 대학의 순위를 매기고 있기 때문에 대학들도 어쩔 수 없이 취업의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의 취업을 위해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대학의 취업 역할 어떻게 생각하나요?
 동 : 황우여 장관의 말만 봐도 이미 대학을 취업 관문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인식이 드러나지 않는가? 대학이 왜 학생의 취업까지 신경써줘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대학은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학생이 교양과 전공지식을 더욱 깊이 있게 쌓을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하는 곳이다. 물론 멘토의 역할도 어느 정도는 해줘야 한다. 학생이 진로를 설정하지 못했거나, 적성을 찾지 못해서 상담을 하고 싶을 때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 말이다. 대학이 취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은 딱 여기까지라고 생각한다.
 원 : 취업을 왜 대학이 책임져야 하는가.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는 곳인데. 정부가 각종 대학 평가에서 취업률을 포함시키는 건 대학에게 취업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항 :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노력만으로 힘든 취업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확실히 학생들에게 취업은 중요한 문제이다. 그렇기에 정부는 당연히 취업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해야 하며 대학은 원래의 역할은 아니었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각 과의 특성에 맞춰서 취업교육을 해야 한다.
 
▲대학생으로서 생각해 볼 이슈
 최저임금 수준이 우리나라의 현실에 올바르다고 생각하나요?
 동 : 내년 최저임금이 6,030원으로 결정됐는데, 하루에 8시간 일한다고 하면 5만원도 채 안 되더라. 매일매일 일하면 150만원 정도다. 주휴수당을 챙겨준다면 그보다는 더 받을 것이다. 아직 학생인 사람은 집에서 통학하며 용돈벌이를 한다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생활할 것 같지만, 만약 집에서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는 사람이라면 한 달 살아가기도 빠듯할 것 같다. 매년 물가가 올라가는 실정인데 허리띠 졸라매고 싶어도 못 졸라맬 것 같다.
 서 : 현재의 물가 수준을 봤을 때 우리나라의 최저수준은 1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근로자 3명 중 1명이 자영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높이면 타격이 크다. 따라서 지금 무너지고 있는 중산층을 살려서 경제를 활성화 시켰을 때 최저임금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 : 노동자에 대한 대우를 보면 해당 국가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는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최저 임금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를 과연 선진국이라 부를 수 있을까?
 항 : 최저임금과 관련해서 활동하는 단체 중 하나인 '청년 유니온'이라는 곳에 조합원으로 가입해 단체에서 보내주는 여러 가지 자료들도 보아왔지만 솔직히 말해서 잘은 모르겠다. 여러 선진국과 비교해서 떨어지는 최저임금 수준임에는 틀림없고 1시간을 일해야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는 고된 상황이기는 한 것 같다. 반면에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영세상인 및 중소기업들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측의 입장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년에 있을 노사정위원회에서부터는 최저임금 결정시에 서로의 입장을 고려한 정당한 최저임금이 결정됐으면 좋겠다.
 
 임금피크제가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나요?
 동 : 알고 있기로는 정년근로자의 임금을 일정 부분 삭감하고 삭감한 만큼의 임금으로 청년 실업을 해소하고자 한다는데, 기업에서 정말로 삭감한 임금만큼 청년근로자를 채용한다면 청년 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 한다. 그런데 만약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악용 가능성도 있는 제도가 아닌지 우려가 든다.
 서 : 임금피크제로 청년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해도 가정경제가 위축된다면 결국 악순환일 수밖에 없다. 심상정 대표의 말마따나 중산층에게 임금피크제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아니라 목숨 줄을 졸라매는 게 되는 것이다. 중산층의 임금을 깎을 것이 아니라 수백조에 이르는 사내유보금을 털어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 : 정부와 노동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가장 적절한 모델을 찾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모든 정책은 수정·보완을 거쳐 가장 적절한 모습으로 도입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과 같이 강한 거부반응을 일으킬 뿐이다. 
 항 : 임금피크제가 가장 이슈화가 되었을 당시 페이스북에 한 웹툰이 등장했다. 봤을 수도 있지만 해당 웹툰에서는 부녀가 등장하는데, 딸은 정규직으로 직장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결국 인턴이나 수습사원으로서 일하다가 정규직 전환이 되지 못하며 해고당하고 만다. 그런 딸에게 아버지는 좀 더 노력하라는 말을 남긴다. 반면 아버지는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한 직원으로 회사에 기여를 했지만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점점 임금이 깎여 나간다. 이 웹툰은 임금피크제의 취약점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웹툰임에 틀림없다.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통해 청년들의 일자리를 창출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회사들이 임금피크제를 통해 아낀 임금을 실제 청년들을 고용하는 데에 쓸지 의문이 든다. 단지 회사들의 잇속 챙기기에 불과한 정책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드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렇기에 정부는 이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어떻게 이행할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 지난 10월 3일, 우리대학 학생지원관 지하에서 제1회 대학언론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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