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린다. 수업 시간과 취침 시간, 심지어 주말에도 문의 전화와 항의 전화가 온다. 또 후배 기자와 동료 기자들의 입장을 대변해 상대방을 설득하고, 또 사과할 때면 기자이면서 편집장이라는 자리가 한없이 무겁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막연하게 우울해지는 시간이 잦고, 쉽게 무기력해진다. 그럴 때 음악 감상과 휴대폰 속의 강아지 사진이 큰 힘이 되곤 한다. 특히 가장 친한 친구이자, 소중한 강아지가 보고 싶을 때가 많다. 최근에 강아지가 더욱 보고 싶었던 사건이 있었다. 바로 거위털 채취 과정 동영상을 보고 난 뒤였다. 강아지와 거위? 뜬금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친구이자 인간을 위해 희생당하는 비인간동물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나를 충격에 빠지게 한 동영상에서는 한 남성이 살아있는 거위를 붙잡아 깃털을 뜯었다. 삽시간에 붉은 속살이 드러나고, 거위는 절규했다. 살갗이 찢겨나가기도 했는데, 남성은 그 자리에서 생살을 꿰맸다. 거위는 우리의 따듯한 겨울을 위해 살갗이 뜯겨 나가는 고통까지 감내해야 했다. 거위털은 구스다운과 패딩 의류에 주로 사용된다. 거위털 채취 과정이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현재도 이러한 형태의 학대가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동물보호단체에서 의류 업체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걸고 수차례 경고를 했지만, 지금도 거리에는 구스다운과 패딩 종류의 의류가 판매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유명 테마파크인 '씨 월드'의 범고래 쇼를 예로 들 수 있다. 1970년대에 시작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씨 월드'의 범고래 쇼는 좁은 수족관에 범고래를 가두고 가혹한 훈련을 시키면서 동물보호단체로부터 소송을 당한 바 있다. 최근 '씨 월드'는 범고래 쇼를 중단하기로 했으며, 범고래의 자연적인 행동을 관람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비인간동물의 희생뿐만 아니라 비인간동물과 생활하는 이들의 방식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일명 '개막걸리녀'라고 불리는 한 여성이 강아지에게 막걸리를 먹이는 사진을 SNS에 공개해 네티즌들에게 지탄을 받은 사건이다. 막걸리를 먹은 강아지들은 즉시 구토를 했으며 당시 사진은 지금도 잊고 싶은 기억 중 하나다. 이 여성은 동물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했지만, 반려견을 굶기고 막걸리를 먹였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또 강아지를 쓰레기봉투에 담아 유기한 남성이 온라인상에서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더불어 SBS <동물농장> 프로그램에서도 누군가 음식물 쓰레기통에 수차례 강아지를 유기한 사건을 방영해 많은 이가 분노했다.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1인당 육류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목축산업의 규모가 커졌고, 닭, 돼지, 소 등 많은 비인간동물이 매일 희생되고 있다. 또한 현재 목축산업은 비인간동물을 소비재로 취급해 공장식 목축산업으로 철저히 변모했다. 하지만 우리의 식습관을 되돌아보면 농장 업자들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식생활에는 '육류'가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국내에서 실험동물로 사육되고 활용되는 비인간동물의 수는 총 143만8천681 마리라고 한다. 실험동물은 인간동물의 생명 연장을 위한 의약품과 미용을 위한 화장품, 생활용품, 그리고 학자들의 연구를 위해 희생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비인간동물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제를 열고 있다. 우리대학에서도 비인간동물을 위한 추모제를 진행한 바 있다.   
 생김새와 언어는 다르지만 그들도 아파하고 슬퍼한다. 우리와 같은 생명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비인간동물의 희생에 감사할 것이고, 또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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