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에서 떠들썩하게 다룬 사건이 있었다. 평택 계모 학대 사건이다. 좀 더 알기 쉽게 말하자면 계모와 친부의 학대로 생을 달리한 신원영 군의 이야기다. 신 군은 그의 보호자로부터 용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소변을 변기 바깥쪽에 흘렸다는 이유로 욕실에 감금당한 채 락스 세례 등의 학대를 받았다. 아이는 고작 7살이었다. 처음 신 군의 이야기가 뉴스를 통해 전해졌을 때 그는 실종 아동이었다. 최근 여러 아동학대 사건이 밝혀지고 있었기에 몇몇 누리꾼들은 '부모가 아이의 행방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의 범죄행위가 들통날까 봐 실종이라 둘러댄 게 아닐까'하는 반응을 보였다. 신 군의 실종사건이 공개수사로 전환된 며칠 후 몇몇 누리꾼들의 예측대로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신 군은 그의 보호자에 의해 숨졌고, 암매장까지 당했다. 더욱 기막힌 건 신 군이 묻힌 곳이 그의 할아버지 묘소 옆이었다는 사실이다. 외지에 의하면 계모와 친부는 변호사를 선임할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아동 학대 사건이 하나둘씩 떠오르고 있다. 교육부에서 미취학·무단결석 아동 전수 조사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본 조사는 지난 12월 친부에게 학대를 받은 11살 박 양이 나타난 것을 계기로 시행됐다. 박 양은 발견됐을 당시 120cm에 16kg이었고 갈비뼈가 부러져 있었다. 혼자 힘으로 빌라 2층에서 가스 배관을 타고 탈출해 근처 가게에서 발견된 것이다. 구출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아이는 '아버지와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경찰의 말에 '감사하다'고 대답했다. 어린 소녀가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양은 장기결석 초등생이었다. 학대 속에서 2년간 학교에 가지 못했지만, 당시 제도로는 소재파악이 힘들었다. 조사가 이어지고 있는 지금, 다섯 건의 아동 학대·살해 사실이 드러났다. 신원영 군의 경우 미취학 아동이었지만 나머지 네 건의 사례에서 밝혀진 아이들은 모두 장기결석 학생이었다. 시신을 훼손하고 약 3년간 유기한 부천 초등학생 학대 사건, 시신을 11개월간 미라 상태로 방치한 부천 여중생 학대 사건, 2011년 죽은 딸을 암매장한 두 개의 다른 사건이 이에 속한다.
   사건 속 아이들은 3~5년간 무단결석을 했다. 하지만 해당 기관은 그 긴 시간 동안 무단결석을 기록하기만 했지 그 사유를 알려고는 하지 않았다. 11살의 박 양이 아니었다면 전수 조사는 시행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앞서 언급한 다섯 사건 외의 학대, 살해 사건이 없을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
   결국 교육부는 지난 2월 미취학 및 무단결석 아동에 대한 관리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 법령 근거가 미흡했던 기존과는 달리 결석 일자에 따라 유선연락, 가정방문, 면담 등의 조치가 취해지게 됐다. 취학 유예, 전학 관리 등의 목록도 수정됐다. 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유선 연락, 가정방문, 면담은 재학생에게나 적용되기 때문이다. 미취학 아동에게 해당되는 취학 유예 항목은 보호자의 유예 신청 시 외부전문가의 심의를 받는 것으로 수정됐는데, 아이의 행방이 묘연한 경우 또는 부모가 친권을 내세우며 관련 기관의 조사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여전히 아이들을 보호할 수가 없다. 당국은 아동 보호를 위한 기관의 권한 강화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 아동보호시설과 관련 전문가의 수도 늘릴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1월 17일 기준 초등학교에 무단결석 중인 아동이 전국적으로 총 220명이다. 이중 학대가 의심되는 사례는 8건, 소재 불분명으로 경찰에 신고한 사례는 13건이다. 본 조사가 중학생으로까지 확대되면 피해 사례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기관은 제2의 원영이가 나오지 않도록 미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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