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궁이나 인사동, 전주 한옥마을에 가면 한복을 입고 다니는 젊은 세대들을 쉽게 마주치곤 한다. 외국여행을 다니면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젊은이들도 많아졌다. 결혼식이나 특별한 기념일에 입는 옷으로, 불편하고 고리타분한 옷으로 인식됐던 한복이 젊은 세대를 파고들면서 핫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왜 한복을 입냐는 물음에 젊은 세대들은 일본 사람들은 유카다를 입는데 우리도 못 입을 게 없다고, 활동하기 편하고, 한복을 입고 고궁에 가면 입장료를 안 내도 된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색깔이 화려해 사진이 잘 나온다는 이유로 한복을 입는다고 대답하기도 한다.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서, 애국심이나 민족주의적 마음에서 한복을 입을 것이라는 기성세대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다.
   한복 입기 열풍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되었다. "한옥마을에는 한식과 한옥, 즉 먹고 자는 문화는 있었지만 '입는 문화'가 없어서" "여행객들이 한복을 입고 한옥마을을 관광하는 한복데이"(사회적기업 '불가능공장' 대표 박세상)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거리를 수놓은 이러한 한복 입기 열풍에 대해, 일각에서는 싸구려 중국산 한복으로 인해 오히려 우리의 전통한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으며, 한복 입기가 젊은이들의 단순한 재미로 전락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물론 한복을 입는다고 우리나라의 전통이 당장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지만, 젊은 세대들이 우리 전통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우리 대학 박물관에서 <무(巫), 인간의 염원을 하늘에 잇다>는 주제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무(巫)는 한국의 전통 샤머니즘으로, 본 전시 또한 무당을 중심으로 전승되어 온 한국의 기층 신앙인 무속을 주제로 한 것이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 미신타파를 명분으로 많은 탄압을 받아왔던 무속이 대학박물관의 전시 주제가 되었다는 사실에 만감이 교차한다. 굿청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전시실에 들어가면 무섭다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신기한 모습으로 꼼꼼하게 바라보곤 한다. 아직도 무속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무속은 말 그대로 인간의 간절한 바람을 무당을 통해 풀어내는 것으로 수천 년을 이어온 우리의 전통문화이다. 현재 무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백만 명이 넘는다는 사실은 무속이 아직도 전통문화로서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복 입기가 전통문화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생각을 새롭게 하듯이, 이번 전시가 젊은이들에게 무속이란 고루하고 타파되어야 할 전통이 아니라 소중히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전통문화라는 인식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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