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나인봇 코리아
   강의를 듣기 위해 캠퍼스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도로에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사람들 사이에 자전거가 끼어있다. 캠퍼스에 들어서니 도로에 자동차와 오토바이, 그리고 자전거가 이리저리 엉키면서 제 갈 길을 찾아간다. 그런데 그 사이에 바퀴 하나에 의지한 채로 빠르고 조용하게 존재감을 뿜어내며 지나가는 사람을 목격했다. 바로 '전동 휠'을 탄 사람이다.
 전동 휠은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라 불리는데, 전기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도 이에 해당한다. 휴대하기 편하고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에, 배기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차세대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동 휠의 시초
 전동 휠의 시초는 2001년 미국의 발명가 딘 케이멘(Dean Kamen)이 개발한 '세그웨이'다. 등장 초기에는 많은 유명인사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은 세그웨이를 타고 실리콘밸리에 있는 애플 스토어에 가기도 했다.
 그러나 700만 원에서 1천만 원에 이르는 비싼 가격 때문에 많은 양이 보급되진 못했으나, 이를 계기로 많은 전동 휠이 생겨났다.
 어떻게 생긴 물건인가
 전동 휠은 바퀴 수에 따라서 외발형과 양발형으로 나뉜다.
 외발형은 바퀴 양쪽에 페달이 달려있어 흡사 외발자전거와 비슷한 모양이다. 바퀴가 하나이기 때문에 무게가 가볍고 휴대하기 편하다. 그러나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서 많은 주행 연습이 필요하다.
 양발형은 병렬로 배치된 두 개의 바퀴 사이에 페달이 달려있다. 그리고 세그웨이처럼 핸들이 달린 것과 핸들이 없는 자이로드론으로 나뉜다. 이 방식은 균형을 잡기 쉬운 장점이 있지만, 핸들이 달린 것은 휴대하기 어렵고, 주행속도도 외발형보다 느리다는 게 단점이다.
 작동 방식에는 보편적으로 많이 이용되는 허브 방식이 있다. 전자기 방식을 이용하여 전기의 공급에 따라 극성이 계속 변하는 코일 여러 개와 영자석으로 이루어진 구조다. 장점은 뒤에서 다가오더라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소음이 적고, 길이 울퉁불퉁하지 않는 한 흔들림이 전혀 없다. 그리고 잔고장이 거의 없다. 하지만 급가감속이 위험하고 탈조현상으로 앞으로 넘어질 위험이 있다.
 다음은 흔하지 않은 기어 방식이다. 말 그대로 기어가 돌아가는 방식이며 급감속에 무리가 없고, 힘이 매우 세다는 장점이 있다. 거기에 전자기 방식이 아니기에 탈조현상이 없다. 단점으론 소음이 매우 크다. 그리고 손이 많이 들고 잔고장이 심해 수리비가 많이 들어간다. 호불호가 갈리는 방식이지만, 이 방식만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마니아층이 있는 편이다.
 
   제가 한번 타보겠습니다
 전동 휠을 타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발판 위에 올라서서 균형을 잡고 무게중심을 발판에 실으면 작동된다. 말은 간단하지만 처음 입문하는 사람은 애를 좀 먹을 것이다.
 작년에 외발형 전동 휠을 타본 경험이 있다. 한쪽 발판에 발을 올리기는 쉬웠으나, 반대 발판에 발을 올리는 순간 전동 휠이 옆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겨우 양발을 올려도 무게중심을 잡지 못해 몇 번씩이나 땅에 쓰러질 뻔하기도 했다. 이렇게 전동 휠과 낑낑대다 보니 약 30분 후에야 겨우 감을 잡고 주행할 수 있었다.
 전동 휠을 빌려준 송예찬 씨(29,  남원)는 "길이 원만한 평지에서는 실컷 타도 문제가 없지만, 조금만 울퉁불퉁해도 위험하다. 실제로도 몇 번 넘어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야간 운행 시 라이트를 필수로 장착해야 하고, 보호장비를 꼭 착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길 위의 무법자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 휠은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있다. 그래서 면허도 필요하고, 인도와 자전거도로 심지어 공원 등의 장소에서도 사용이 제한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넘나들며 사용한다. 이 경우 이용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다치는 것은 물론이고, 전동 휠의 법적 지위도 애매하다 보니 보험 적용도 받지 못한다. 전동 휠 이용자가 늘어난 만큼 명확한 법 마련과 단속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의 경우 전동 휠을 'Low Speed Vehicle(LSV·저속차량)'로 정해서 면허, 보험, 차량등록, 주행 방법 등을 상세히 규정했다. 전동 휠로 어린이 사망사고가 발생한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전동 휠의 공원 밖 주행을 법으로 금지했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중국의 여러 공장에서는 여기저기서 복제한 부품들을 조립해 싼값에 해외로 수출을 한다. 이렇게 수출된 제품들은 주행의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아 매우 위험하다. 실제로 지난 6일 미국에서 전동 휠 안에 있던 배터리 팩이 불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7월 7일 씨넷코리아) 이와 같은 화재는 60건 이상 일어났고 약 200만 달러의 재산피해를 초래했다.
 
   새로운 이동 수단이 생겼다고 무조건 편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 바퀴가 다른 바퀴들에 걸려 더욱 혼란하고 위험해질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바퀴들을 서로 맞물려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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