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 배터리가 불량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건 지난 8월 24일이었다.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라는 사이트에 "노트7이 충전 중 터졌어요"라는 말과 함께 한 쪽이 검게 그을린 휴대폰 사진이 게시됐다. 갤노트7이 미국에서 최초 공개된 지 20여 일밖에 되지 않았을 때였다. 갤노트7의 발화 사례는 '뽐뿌'를 시작으로 속속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결국 지난달 9월 2일 전량 리콜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배터리의 결함으로 기기의 자연발화가 일어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리콜 조치가 내려진 휴대폰에 내장된 배터리는 삼성SDI라는 자회사로부터 제공됐다. 삼성SDI는 배터리 공급 업체를 담당하는 곳으로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배터리 셀은 삼성SDI가 만들어 공급했고 배터리 팩 제작은 외부 업체를 통해 이뤄졌다. 삼성은 중국 공장에서 조립한 배터리 분리막의 결함 등이 원인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미국, 캐나다, 호주 등 각 국가는 항공 내에서 갤노트7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권고 조치를 내렸다. 사측에서도 사용중지를 권고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갤노트7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환불, 교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삼성은 지난달 27일, 한국과 미국에서의 리콜 비율이 60%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90%의 갤노트7 이용자가 다시 똑같은 기종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그들이 얼마나 단단한 충성고객층을 가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삼성전자는 금전적인 손해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의 손실을 보았다. 특히 삼성전자와 같이 미래 산업을 이끄는 첨단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는 중요하다. 이쯤에서 궁금해질 것이다. 갤노트7과 전기자동차가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전기자동차(이하 전기차)는 유망 산업 중 하나다. 환경오염, 유가 상승 등의 위험이 도사리는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해결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로 움직이는 자동차다. 에너지가 떨어지면 주유 대신 충전을 하면 된다. 해외 유명 자동차 업체들은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된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29일에는 폴크스바겐에서 1회 충전으로 최장 600km를 달리는 전기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상용화가 되지 않았을 뿐, 실제 전기차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 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삼성에서 전기차를 출시한다면 그 안에 들어갈 배터리는 삼성SDI의 제품일 확률이 높다. 삼성이 세계 시장에 전기차를 출시한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바로 갤노트7의 결함을 떠올리지 않을까? 그리고 그러한 인식은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삼성은 유망 산업에 진출하는 데 이미 하나의 페널티를 갖고 시작하는 것과 같다. 한 번 손상된 브랜드 이미지가 연쇄 현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는 모두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가열화, 전자제품 안전성을 등한시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애플과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올해 2분기, 500달러 이상의 하이엔드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은 35.9%, 애플은 50.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 결과 두 회사는 '누가 더 많이 신제품을 출시하나' 겨루기라도 하는 듯 짧은 기간 내 많은 신제품을 내놨다. 이러한 경쟁의 가열화가 안전성, 품질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 달 초, 갤노트7이 다시 출시됐다. 삼성전자는 단단한 충성고객층을 딛고 잘 일어설 것이다. 관전 포인트는 삼성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떻게 변화하느냐,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회복해가느냐다. 후에 그들이 전기차 시장에 어떤 모습을 하고 등장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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