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김흥주 교수가 한국연구재단 대형 연구과제인 한국사회기반연구사업(SSK)에 선정됐다. 그에 따라 김 교수는 매년 약 5억 원을 4년간 지원받게 됐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 2010년 연구팀으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소형, 중형의 단계를 거쳐 이뤄낸 결과다. <원대신문>은 김 교수가 SSK사업에 선정되기까지의 과정과 사회복지학전공 교수로서 그가 생각하는 경쟁력 있는 학과, 이상적인 사회복지사의 모습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한국연구재단 대형 연구과제인 한국사회기반 연구사업(SSK) 선정과 관련해 소감 또는 목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지방대학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한국연구재단의 대형 연구사업에 선정됐다는 점이 기쁩니다. 더구나 대부분의 연구사업이 이공계열에 집중되고 있는데, 인문사회계열에서 10억 원이 넘는 대형 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돼 막중한 책임감도 느낍니다. 향후 4년간 대형연구센터를 더욱 확장·발전시켜서, 사업이 마무리되는 2020년 이후에는 세계적 수준의 푸드시스템 융합연구센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대형연구센터 선정에 도움을 주신 학교 관계자 여러분과 공동연구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형 연구사업에 선정됨으로써 앞으로 어떤 일을 수행하게 되나요?
 SSK사업은 사회과학 분야 우수 연구 집단 지원 및 후속세대 육성을 통해 미래 한국사회를 예측·설계하기 위한 한국연구재단의 중장기 기획 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처음 3년간 매년 1억 원을 지원받는 소형과제로 시작됩니다. 연구 성과에 따라 추후 2단계 중형과제로 성장하면 3년간 매년 3억 원씩 연구단(Research Cluster)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받고, 이어 3단계 대형과제에 선정되면 연구센터(Research Center) 개설 및 운영을 위해 매년 5억 원 이상을 4년 동안 지원받게 됩니다. 우리 연구단은 '먹거리(food)에 대한 사회과학적 연구'를 주제로 지난 2010년 소형 연구팀에 선정됐으며, 2014년 우수한 성적으로 중형 연구단에 진입했습니다. 이어 연구단 성과를 높이 평가받아 이번에는 대형연구센터로 선정됐습니다. 특히 건국대 기후연구단과 연합으로 대형연구센터를 운영해 '기후변화와 식량 위기에 대한 대응'이라는 미래 정책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학제간 융합연구사업, 학문후속세대 양성을 위한 대학원생 지원사업, 연구결과 확산을 위한 시민교육사업 등을 수행하게 됩니다.
 
 하나의 연구주제로 2010년부터 소형, 중형, 대형의 단계를 밟아왔다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어떤 점을 높이 평가받았는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연구 내용에 관해서도 설명해주세요.
 연구 주제가 '글로벌 환경변화와 지속가능한 먹거리'인데, 이게 새로운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정책 아젠다로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인류 생존의 조건이 의식주였지만, 최근에는 '식(食)의주'로 바뀌었다고 해요. 그만큼 '먹는다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뜻이죠.
 산업화로 인해 먹거리가 풍요로워졌다고 하지만, 안전한 먹거리 섭취는 훨씬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먹거리 위험이 이를 잘 증명하고 있어요. 그리고 지구 한편에서는 한 끼 식사를 하지 못해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이 수없이 많아요. 그래서 현대사회를 먹거리 위험사회로 부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먹거리(food)라고 하면 우선 요리·영양이나 식품산업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제, 건강, 복지, 안전, 환경 측면에서 먹거리 체계가 지속가능해야 그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단은 이러한 사회학적 접근을 핵심으로 합니다. 푸드를 통해 생산과 소비, 환경과 생태, 복지와 문화를 연구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모색해본다는 것이죠.
 
 지난 9월 초, 중앙일보에서 실시한 학과평가에서 우리대학 사회복지학전공이 중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사회복지학전공 교수로서 우리대학 사회복지학전공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대학은 최근 프라임 사업을 통해 이공계열의 발전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반면에 인문사회계열의 위기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죠. 이런 시점에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중앙일보 학과평가에서 우리 사회복지학과가 중상위권에 올랐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사회복지학과가 가지는 경쟁력은 학과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성실한 학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사회복지전담 공무원 시험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이죠. 교수들의 연구능력이나 국제경쟁력도 최고 수준입니다. 조금 자랑하자면, SSK를 통해 지난 6년간 12억 원이 넘는 연구비를 수주한 경력도 높이 평가받은 것 같습니다.
 
 우리대학 사회복지학전공의 경쟁력이 보다 강해지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처우가 개선돼야 합니다. 지금처럼 열악한 근무여건이 지속된다면 아무도 사회복지사로 현장에서 근무하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회복지학의 인기는 시들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이 지나치게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학과 발전에 저해가 돼요. 오히려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사회복지 영역, 예컨대 글로벌 NGO,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적 경제 조직체 등에 관심을 가지고 전문 사회복지사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는 것이 학생들의 성장이나 학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학과 교수들이 공무원 시험 준비보다 전문적인 사회복지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동기부여에 힘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복지학전공 학생들은 해당 학과생이 아님에도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화된 교육을 받고 있나요?
 사회복지사는 1급, 2급, 3급 등 세 개의 자격증이 있습니다. 4년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게 되면 시설 종사자로 취업할 수 있는 2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국가자격증 시험을 통과해야 시설 관리자로 성장할 수 있는 1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요. 그런데 1급 합격률이 꽤 낮습니다. 매년 30% 수준밖에 되질 않아요. 그래서 우리 학과에서는 1급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우수한 강사를 초빙해 매년 맞춤형 특강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합격률이 거의 80% 수준으로 올랐고, 4년제 대학 중 선두권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특강은 복수전공 학생들에게도 개방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세월호 사고에 분노할 줄 알고, 4대강 사업으로 복지예산이 줄어드는 것에 저항할 줄 알아야 진정한 사회복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희생과 봉사만이 아니라 전문적 실천과 사회적 행동이 가능한 사회복지사가 되어야 합니다.
 
 교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요?
 장기 결석을 하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학칙대로 처리하기 전에 어렵게 연락을 해봤더니 말 그대로 소녀가장이었어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홀로 계신 할머니를 부양할 수 없는 상황이더군요. 학교 다니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죠. 하지만 법을 찾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되게 하고, 자원연계를 통해 생계지원을 받도록 하여 학교로 돌아오게 했습니다. 이는 사회복지사가 늘 하는 일이거든요.
 그 학생이 지금은 성장하여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권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로, 행동가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언제나 뿌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부족한 부분만 보려고 하지 말고 학교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보면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해요. 우리 연구단이 선정된 배경에는 원광대의 의·생명 특성화 계획과 이것의 실현 가능성이 크게 작용을 했어요. 다른 대학과는 다르게, 푸드에 대한 융·복합적 연구가 가능한 대학이라고 평가받은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대학은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장점들이 아주 많아요. 그러니 우리 학생들도 자부심을 가지고 학교에 많은 애정을 가졌으면 합니다. 학교가 가진 인프라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요. 학교도 이런 부분을 많이 홍보했으면 합니다.
 
▲ 현장견학을 간 복지보건학부(사회복지학전공)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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