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우리대학이 신개념 의료기기 원천기술 개발사업에 선정됐다. 본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연간 10억씩 5년간 총 50억을 지원받는 규모이다. 본지는 사업 선정까지 오랜 기간 달려온 연구책임자 윤권하 교수를 만나 우리대학이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와 그동안의 연구 성과에 대해 들어보았다. / 편집자

 

 지난 10월 우리대학이 신개념 의료기기 원천기술 개발사업에 선정됐습니다. 교수님은 이 사업의 연구책임자이신데요. 어떤 사업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의료기기 원천기술 개발 사업은 미래부에서 주관하는 사업으로, 연간 10억씩 5년간 총 50억 원을 지원받습니다. 우리대학 병원이 벤처를 위한 공간과 장비를 구축하고, 입주 벤처와 병원이 융·복합의료기기 개발 공동연구를 수행합니다. 의료기기를 개발해 신속하게 사업화로 연결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개발한 의료기기란 네비게이터를 기반으로 CT 광학융합 영상 시스템을 사용하는 수술 형식입니다. 보다 세밀한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뇌척추질환의 경우 워낙 신경이 복잡해 잘못 건드리면 합병증이 나기 십상인데, 그것을 막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업화 지원체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을 하는 것도 사업의 목적 중 하나입니다.
 
 선정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2년 정도의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원광대의료원은 X선을 이용한 CT 기술 개발, 그리고 모바일 X선이라고 하는 분야의 영상기술에 대한 R&D의 성과는 10년 이상 축적돼 있었습니다. 그 연구 성과를 지금까지 쭉 유지해오면서 기술 개발과 상품화까지 해왔고, 차세대 기술에 대한 준비 과정이 2년 정도 걸린 셈입니다. 신개념의 영상 장비를 기획하고 설계하는 동안 세계시장 조사와 특허조사,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이 개발을 통해 해야할 일을 아주 치밀하고 착실하게 준비해왔습니다. 준비를 아주 탄탄하게 했기 때문에 높은 경쟁률을 뚫고 정부사업에 선정이 된 겁니다.
 이런 사업의 경쟁률은 보통 13:1 정도입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우리대학과 경쟁한 대학이나 병원이 우리나라의 주요한 의과대학이나 병원이라는 점입니다. 서울에 있는 주요병원들, 혹은 지방에 있다 하더라도 손가락에 꼽히는 병원들 말입니다. 그 경쟁 속에서 우리 대학병원의 아이디어와 사업계획이 우수한 평가를 받아 선정이 된 것은 아무래도 충실한 준비과정이 중요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외에도 그동안의 연구 성과, 잘 갖춰져있는 역량, 인프라, 사업에 대한 의지, 이런 것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구성원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대학의 우수한 교수님들을 비롯해 연구원들의 집약된 힘도 아주 중요합니다. 총괄책임자인 저의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이 사업에 열의를 가지고 함께 수행하고 있는 여러 참여 교수님들을 비롯해 연구원들의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로 생각됩니다. 또, 외부에서 다양한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기술적으로나 사업적으로나 자문을 해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대학만의 뛰어난 역량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우리대학은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등 메디컬 캠퍼스가 체계적으로 잘 갖춰져 있습니다. 의생명특성화대학으로서, 특히 의료기기분야와 연구분야에 우수한 역량을 가지신 교수님들이 집결돼 있습니다. 그게 우리대학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업 선정 외에도 그동안 해온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세계 최초로 50나노급 현미경을 개발하기도 했고, 나노 CT, 마이크로 CT, 모바일 CT 시스템, 영상화기반특성화연구센터 등 첨단 영상기기 연구사업을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이토록 많은 연구가 축적돼 있고, 우수역량을 실현할 수 있는 연구기관이 잘 형성돼 있습니다. 의생명연구원 안에 있는 여러 사업들을 비롯해 의과대학의 양한방협진의료사업 등이 그것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연구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기 때문에 사업에 선정될 수 있었고, 또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순히 연구만 한 게 아니라 실용화로도 그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모바일 디지털 이미징 시스템을 비롯해 우수한 연구성과가 환자에게 직접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드러나있으며, 또 수출까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체계가 구축된 대학은 굉장히 드뭅니다. 2000년 초반에는 나노급 X선 현미경이라든가 인체분석 기술 등 우리대학이 다양한 연구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관련 논문이 150편 이상 발표돼 있고, 특허도 41편 정도 있습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예상되는 성과에 대한 설명을 조금 더 듣고 싶습니다.
 우리대학이나 우리병원이 혁신적이고 새로운 의료기기 개발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짧게 보지 않고 5년 내지 10년까지 길게 내다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울러 우리대학의 성장 동력은 물론, 외부에 있는 기업과 손을 잡아서 상품화하는 게 아니라 직접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시키겠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뜻과는 굉장히 다르죠.
 덧붙여, 우리대학의 우수한 학생들이 직원으로 들어와 직접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가 리딩을 해주고, 석·박사 과정을 하는 학생들이 함께 키워나가는 겁니다.
 
 2015년에는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셨는데요. 그 연유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의 산업 기술의 발전을 이끈 유공자 38명을 선정해 표창을 수여한 겁니다. 이 시상식은 우수 연구자를 발굴하고 연구개발을 활성화한다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다년간 X선 현미경을 비롯해 마이크로 CT, 분자조영제 등 의료영상기술을 연구해왔으며, 기초연구와 임상연구 그리고 상품화에 이르기까지 연구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러한 실적을 국가에서 인정해준 셈이죠. 이것은 우리대학이 하고 있는 사업이 국가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상품화된 것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아마 실용화 의미도 높게 평가받은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의료영상기술뿐만 아니라 기초연구와 임상연구도 하신다니,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해 더 상세한 설명을 들어야 할 것 같은데요.
 제가 아무래도 영상의학과 교수니까 새로운 영상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의료영상기술에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의료영상기술을 또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지금 대세는 스마트 영상, 이동형 영상 아닙니까? 그것처럼 차세대 의료영상기기라고 보면 됩니다. 혁신적이고 신개념적인 영상기기인데, 방사선 선량이 작고 영상의 해상도가 높습니다. 이동형이므로 간단하게 가지고 다니기도 합니다. 모바일, 스마트 기술이랑 접목이 된 미래형 모바일 의료영상 시스템인 거죠. 수술 중에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는 CT입니다.
 그 외 다른 연구분야라 하면, 아무래도 예전에 개발한 암 전이 억제 치료법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암이란 병은 어느 한 장기에서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곧 환자를 사망에 빠뜨리는 요인입니다. 그래서 전이만 되지 않으면 환자는 사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암 전이를 억제하는 것이 아주 혁신적인 치료법입니다. 그래서 많은 연구자들이 이 암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를 전이 억제로 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 팀이 한 연구의 주된 내용은 암이 전이될 때 '어떻게' 전이되는가를 다룹니다. 세포가 하나씩 전이되는 경우가 있고, 암이 뭉쳐서 전이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클러스터로 뭉쳐서 갔을 때 훨씬 나쁜 결과가 나옵니다. 그래서 이렇게 뭉쳐서 가는 것을 차단시키는 기법을 개발해 사용했더니 전이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암연구 분야의 유명 SCI 의학저널인 Cancer Research 11월호에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국제저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아마 임상에도 적용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의 연구 계획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20여 년간 이 분야 연구를 계속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짧으면 5년, 길면 10년 정도 더 해서 꽃을 피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새로운 일을 추구하는 동시에 그동안 해온 연구들이 산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역량을 쏟아낼 것입니다. 이 두 가지의 일을 창과 방패처럼 잘 해내서   10년 후에 우리대학에서 꽃을 피워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가 교수로서 마지막으로 정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처럼 의료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의료인을 꿈꾸는 학생들만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대학에는 공학도도 있고 인문학도도 있지 않습니까? 전공에 상관없이 인류에게 어떤 방식으로 봉사를 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봐야 합니다. 여러분은 이 위치에 서기까지 부모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에게 혜택을 받아왔습니다. 그 혜택을 세상에 돌려준다는 마음으로 사회에 기여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익만 추구하고 일을 한다면 큰 꿈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눈앞에 있는 것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높은 이상을 가지고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갖길 바랍니다.
 
▲ 서울아산병원-원광대병원 합동심포지움에서 연사로 강의하는 사진
▲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방사선의학회(RSNA)에 참가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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