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들이 방황하고 있다. 주인의 손을 떠난 쓰레기들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길거리 이곳저곳에 흩어져있다. 바람에 휩쓸리는 쓰레기들이 우리대학과 대학로에서 나뒹굴고 있다. 바로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한 안이한 생각들 때문이다. '한 번쯤은, 한 번쯤은 괜찮지'라는 이기주의가 만연돼 있는 상황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기심은 법을 지키며 바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자취생들의 행동 또한 대학로 상가 주인들과 대학로를 거니는 사람들을 곤욕스럽게 만들고 있다. 무심코 버린 쓰레기들이 쌓여서 하나의 커다란 병폐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쓰레기 종량제'는 지켜지지 않고 형식으로 채워진 허수아비로 전락해버렸다.
 
 
▲ 대학로 골목에 쌓여있는 쓰레기들 사진 : 김채린 기자
   쓰레기 종량제와 그 외 정책
 쓰레기 종량제는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그 처리비를 차등적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쓰레기 배출량이 늘어나면 처리비도 그만큼 많이 부담하게 된다. 1994년부터 시범적으로 시행되다가, 쓰레기 발생량이 30~40% 줄고, 재활용품 수거량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큰 성과를 거두면서 1995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쓰레기 종량제에 필요한 종량제 봉투는 용도에 따라 제작된다. 단, 자치단체 성정에 맞게 용량 조정이 가능하며, 이외에는 처리방법에 따라 매립용(불연성), 소각용(가연성) 봉투로 구분할 수 있다.
 이외에도, 환경개선을 위한 정책은 여러 가지가 있다. 주민단체, 지역 봉사단체, 사업장, 학생 등 단체 위주로 마을청소 참여 희망자를 모집해 자율적으로 청소와 정소 장비 지원과 사후관리를 한다. 그리고 우수 추진단체, 참여자를 선정하여 인센티브를 준다.
 지방자치단체는 유동인구 수, 지역주민의 편의성 등을 고려해 휴지와 담배꽁초가 많이 버려진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쓰레기통을 확대 설치한다.
 불법투기 및 소각행위 단속을 위해 단속반을 설치·운영해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상습 투기지역에는 무인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화단 등을 설치하는 방안이 시행되고 있다.
 
   익산시에 채워지는 쓰레기
 익산시는 지난 6월 1일부터 13일까지 쓰레기 불법투기를 집중적으로 단속해 모두 59건을 적발했다. 시내 상가와 원룸 밀집지역 등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단속한 결과, 종량제 봉투 미사용 및 음식물 쓰레기와 혼합해 투기함으로 해충과 악취를 유발한 행위 등이다.
 한편, 재활용품에 휴지나 담배꽁초 등의 생활 쓰레기를 혼합 배출해서 현장에서 분리 조치되기도 했다. 익산시는 6월 말까지 상시단속반 외에 특별단속반 2개 반을 추가 편성해 취약지역을 집중적으로 단속했다.
 학생이라도 불법으로 쓰레기를 투기하다 걸린다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행정 조치가 있을 계획이다. 환경과 본인의 주머니 사정을 위해서라도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쓰레기 불법투기에도 작용한 군중심리
 대학로에서 자취하는 우리대학 학생은 익명을 요구하며 "대학로에서 자취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쓰레기를 버릴 때 종량제 봉투를 이용하지 않고 일반 봉지나 쇼핑백에 담아 버린다"며, "일반 봉지에 담아 버릴 때마다 죄책감이 들긴 하지만, 다른 자취생들도 다 그렇게 하니까 나도 지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쓰레기 종량제를 지키지 않는 이유를 묻자 "매번 쓰레기 종량제를 지키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따로 사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렇게 자취생들에게 쓰레기 종량제는 성가시고 복잡한 규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지키지 않는 이유로는 '다른 사람도 다 그러는데 나도 괜찮겠지'라는 군중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 불법투기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우리의 행태는 비단 군중심리뿐만 아니라 비양심적인 태도와 부족한 윤리의식도 더해진 결과일 것이다.
 캠퍼스와 대학로에 즐비한 쓰레기들은 우리들의 윤리의식과 양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나가 모여 열이 되고 열이 모여 백이 되듯이,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 대신 '나라도 먼저'라는 마음으로 작은 실천을 행하는 것이 어떨까? 쓰레기의 제자리는 쓰레기통이다. 이렇게 당연한 말을 당연하게 실천하는 모습을 보일 때이다.
▲ 사람들의 군중심리 출처: 인스티즈
 
  김지원 기자 kjw2318@wku.ac.kr
  하장수 기자 gkwkdtn06@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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