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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사유의 지평과 미래] 제4차 산업혁명 시대와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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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7  18: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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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술>란에는 연속기획 <우리 시대 사유의 지평과 미래>라는 제목으로 의사소통교육센터의 연속기획 <세계고전강좌>와 2012년 1학기부터 개설된 <글로벌인문학> 원고를 번갈아 싣는다. 국내외 여러 석학들이 함께 참여하는 연속기획을 통해 인간 이해와 사유의 깊이를 확인하기 바란다. /편집자 

   
 
왜 커뮤니케이션인가? 어떤 커뮤니케이션인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디지털을 이용하여 가상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연결되는 것이다. 즉, 가상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을 통해 물리적인 객체가 서로 소통하게 된다. 모든 중요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어, 언제든지 최적의 가치창출이 가능하게 된다. 이것을 생산 공정과 유통에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산업생태계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생태계 변화로부터 제품개발, 생산, 유통과 서비스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기술영역에는 서서히 변화하는 진화적인 결과를 가져오지만, 기존의 사업 프로세스에는 혁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즉 모든 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국제경쟁력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의 경제생활, 사회와 문화 역시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결국 이 흐름에서 누가, 어느 기업이 그리고 어느 국가가 살아남느냐가 중요하게 되었다. 이에 필요한 능력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제조업에 정보통신혁명이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을 중심으로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강점과 중국의 빠른 추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일은 제4차 산업혁명을 가장 먼저 설계하였다. 독일의 강점인 제조업에 사물인터넷을 포함한 정보통신혁명을 결합한 것이다. 이것은 빠른 시간(time to market), 맞춤형 수요,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시장요구에 적응하기 위한 생존전략이다. 정보통신기술의 산물인 사물인터넷은 소비자 요구를 실시간 제품설계에 반영할 수 있게 하였다. 모듈방식으로 유연하게 조정되는 생산시스템을 실현시킨 것이다. 바로 소비자의 개별적인 취향과 선호를 제품디자인에 반영하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방식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적합한 개인능력은 무엇인가? 구글과 아마존 같은 IT 기업이 제조업에 뛰어들고, GE와 SIEMENS와 같은 전통 제조 기업이 제품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자동차 업종에서도 소프트웨어가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이라는 분류방식과 기계, 전기전자, IT 등의 업종별 경계가 무너지는 것이다. 또한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다양한 사업모델이 등장하고, 동시에 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정보통신, 기계설비, 전기전자, 화학, 자동차, 농업 등의 업종이 이합집산하면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아간다. 사업모델은 스마트한 도시와 교통, 건강 부문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고객이 원하는 추가적인 수요, 즉 스마트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고객은 빠르고, 합리적인 가격, 자신만의 제품과 서비스를 원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소통능력이다. 서로 다른 업종과의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경쟁력이 있는 생태계의 한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빠른 시간에 파트너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포맷의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바로 '의사소통 플랫폼'이다. 의사소통 플랫폼은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이다. 독일에서는 개방형 의사소통 플랫폼 운영과정에서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플랫폼 운영매뉴얼을 개발하고 있다. 먼저 플랫폼 구축에서 주제별 워킹그룹을 구성한다. 전문가, 이해관계자와 일반인들에게 개방된다. 소비자 혹은 시장수요에 따라 선정된 주제를 선정한다. 기업 간의 협력은 이제 국경을 넘어서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기업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 그리고 시장 출시 과정에서 함께 협력하게 된다. 이것은 새로운 생산 협력 네트워크로써 임의적인 네트워크(ad hoc networking) 특성을 가진다. 고정된 방식이 아닌 필요에 따라 연결되는 네트워크다. 서로 다른 업종과의 협력도 가능하다. 전문가집단은 일반시민의 욕구를 경제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 기술적인 가능성, 경제적인 비용, 사회적인 인식, 차별화된 개인 취향 등이 검토된다. 주제별로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특정한 워킹그룹이 형성된다. 전문가집단의 지속적인 피드백 제공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도출되고, 서로 합의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문제해결 과정에서 역동성과 개방형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다.
 
새로운 지식경연, 사이언스 슬램(Science Slam)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기술과 조직의 변화는 지속적인 교육을 필요로 한다.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지식전달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지식의 단순한 축적 역시 경쟁력이 없다. 다양한 전공의 지식, 융합적인 지식, 현장경험과 노하우, 실패를 통한 지혜획득 등이 함께 어우러지는 시대이다.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체험과 지식이 녹아든 백과사전이다. 이들과의 소통이 가장 효과적인 교육방식일 수 있다.
 독일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science slam이 바로 그 예이다. 참가자들은 학술적인 내용으로 경연을 한다. 전문가들의 영역이라 생각하는 '학문(자연과학, 인문사회과학)'영역에서 경쟁하는 것이다. 발표자들의 경쟁시스템, 정해진 짧은 발표시간, 청중의 평가가 주요 특징이다. 어려운 내용, 특히 복합적인 사고가 필요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가장 난이도가 높은 소통능력이다. 예컨대 인공지능에 대해서 10분 정도의 시간 내에 일반시민(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을 이해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재미있게 말이다.
 시민이면 누구나 한 달에 한 번 이 경연대회에 와서 다양한 학문영역을 접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 사이버물리시스템, 데이터과학, 빅데이터 등등에 대해 처음으로 듣고, 그 내용을 평가도 하는 것이다. 독일의 거의 모든 도시에서 월 1회 개최된다. 즉 독일 전국적으로 보면 3일에 한번 씩 열리는 셈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입장료(7000원 정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매번 2주 전에 매진이 된다.
 독일 사이언스 슬램은 전문가 중심의 학문적인 지식생산을 일반시민과의 소통으로 확대하고 있다. 전문연구자는 청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연구결과를 설명하고, 이에 청중은 첨단과학 기술의 설명과 발표내용을 평가하는 규칙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과학기술 개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소비자와 시장이 원하는 연구개발도 가능하게 되었다. 과학적인 지식, 첨단기술, 연구개발에 있어서도 일반시민과의 소통은 사회적 수용성을 제고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공정경쟁과 시민의 평가는 재미와 흥미 그리고 지식이전이라는 성공적인 열매를 맺고 있다.
 Science Slam 방식의 지식경연 콘서트 역시 개방적 의사소통 플랫폼에 기초한다. 유연하고, 개방적이며 참여자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 주제별, 워킹그룹별, 대상별, 참여방식별 각 단계에서 지식경연 방식을 적용한다. 지식경연과 동시에 참가자, 청중,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 혹은 평가를 반영하는 시스템이다.

결국은 의사소통,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 스스로 결정권을 가지고 물건 또는 상황을 선택하고자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예컨대 자동차를 구입하려고 할 때, 인간의 선택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단순히 몇 가지 색깔과 모델로 제한된 자동차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앞으로 이러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는 이제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 해결점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반영하면서도 소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재료구입에서 설계, 제조, 유통, 재활용이라는 전 과정이 공통의 언어인 디지털로 연결된다. 전 부품의 협력업체와 유통업체 및 외국 자회사 등 관련된 모든 사람과 기계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생태계인 것이다.
 의사소통 플랫폼의 운영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규칙(rule)에 대한 참여자의 합의이다. 전문가 그룹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서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어서 이해관계자의 의사소통, 피드백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제1라운드, 제2라운드, 제3라운드를 거치면서 토론주제는 점점 더 구체적이며 명확하게 정리된다. 물론 이 토론과정은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산업전시회, 세미나, 포럼 등을 이용한다. 일반인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정책기획과 아이디어가 현실감, 현장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렇게 순차적이면서 병렬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은 집단지성과 대중지혜를 섞는 작업이다.
 결국 문제는 의사소통이다.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사물, 더 나아가 사물과 사물의 의사소통이 실시간으로 일어난다. 기업과 소비자 역시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기업이 기획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 의견이 반영된다. 소비자의 선호도를 반영하여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 스마트 홈, 원격 및 맞춤형 의료 등이 그 예이다. 소비자 요구가 실시간으로 제품설계에 반영되는 것이다. 기업 역시 이러한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마치 레고 장난감과 같이 차별화된 제품을 공장에서 만드는 것이다.
 우선 혁신적인 원칙과 추진방식에 대한 정책 합의가 필요하다. 그 방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오디션 배틀 방식, 청중평가,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한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의사소통 플랫폼에 모인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방식과 그 원칙에 합의하고, 그 내용을 공개한다. 정부는 그 과정에서 개별 워킹그룹에 참여할 수 있다. 어떠한 환경변화에도 유연하게 그리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남유선 교수(유럽문화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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