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부터 매일 점심시간마다 원광대학교 병원 앞에서 우리 어머니 나이대의 아주머니들이 선전을 진행하고 있다. 그분들은 올해 병원과 새로 계약한 용역업체가 계약을 거부했기 때문에 졸지에 해고자 신세가 되어버린 원광대학교 병원 청소 노동자들이다.

 용역업체에 고용을 맡겨버리는 이른바 아웃소싱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지만 그에 따른 비정규직의 확산이 불러오는 부작용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짧은 계약기간으로 인해 노동자들은 항상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하고, 용역업체가 고용 관계의 중간에 끼어있기 때문에 최저임금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의 확산과 사회 양극화 심화는 현재 우리사회의 주요 화두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당장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외면하고 있다.

 설사 올해에는 고용이 이루어진다 해도 다음해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비정규직 고용 형태에 피해를 입는 것은 당장 원광대학교 병원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취업을 해야 하는 대학생들 자신이다.

 현재 원광대학교병원 노동자들은 40명이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아 해고된 상태이다. 병원측에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지만 병원에서는 용역회사와 논의할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용역업체 측에서는 노동조합을 인정할 수 없다며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있다.

 지금 점심시간마다 거리로 나와야 하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은 10년 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 현실을 막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 원광대학교 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관심가지고 지지와 연대의 손길을 보내야 할 것이다.

 강 문 식 (한의학과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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