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국가대표였던 고두영은 금메달이 걸린 마지막 경기에서 불의의 사고로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력을 잃게 된다. 사기전과로 수감되어 있던 고두영의 형 고두식은, 동생에게 장애가 있어 자신이 돌봐줘야 한다는 핑계로 교도관들의 마음을 얻어 가석방에 성공한다.
 두식은 출소 후 집으로 돌아와, 하루 종일 집에만 누워있는 두영과 재회하게 되지만, 동생 두영은 제발 내 인생에서 꺼져달라고 말한다. 두식도 1년 동안 동생의 보호자 명분으로 가석방되었기에, 동생을 두고 집을 나갈 수 없는 노릇이 답답하지만 끝까지 버텨보기로 한다. 제대로 먹지 못한 두영은 결국 영양실조로 병원에 실려 가게 되고, 유망한 유도선수였던 두영의 재능을 아까워한 코치 수현은 두영을 방치한 두식을 나무란다. 그리고 두영을 찾아와 패럴림픽에 출전하기를 권유하지만, 크게 좌절한 두영은 거절한다. 두식은 대출에 필요한 두영의 인감도장을 받기 위한 마음 반, 걱정되는 마음 반에 두영에게 서툴지만 밥도 챙겨주며 점차 두영과 멀어진 마음의 거리를 좁혀나간다. 그러다, 함께 쇼핑을 하러 나간 자리에서 불량배와 시비가 붙게 된다. 두식은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는 불량배와 언쟁을 벌이다 한 대 얻어맞게 되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던 중에 자신이 췌장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얼마남지 않은 살 날에 두영이 눈에 밟히는 두식. 동생 두영이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앞이 보이지 않는 운동장에서 두영이 형을 믿고 뛸 수 있게끔 잃어버린 용기를 되찾아준다. 그리고 수현을 찾아가 패럴림픽에 함께 가주기를 부탁한다. 수현은 패럴림픽 코치로 간다면 다시 정식 올림픽 선수단으로 올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두영의 손을 잡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것을 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패럴림픽 코치를 하기로 결심한다. 두영이 몇 달 간 훈련을 하는 동안, 두식은 혼자 남을 두영을 생각해, 집의 문지방을 없애는 등 집안을 안전하게 바꾸고 음식들을 채워 넣으며 죽음을 준비한다.
 형의 죽음을 꿈에도 생각지 못한 채 다시 한 번 금메달을 앞둔 두영. 하지만 불의의 사고가 있던 그날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결국, 수현은 두영에게 다음에 다시 도전하면 되지만 형이 볼 수는 없을 거라며, 형의 시한부 선고를 말해준다. 두영은 아파하고 있을 형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마음을 다잡고 경기장으로 향한다. 경기를 앞둔 두영은 상대방에게 말을 건다. "넌 형 있냐? 난 형 있다!" 마법 같은 이 말은 두영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두영은 바닥에 주저앉아 몇 번이고 형을 부르짖는다. 이후, 두영은 두식이 남긴 음성녹음을 들으며 형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얼마 전 종영된 <질투의 화신>으로 화제가 된 조정석과 인기 아이돌 도경수의 연기 합은 진짜 친형제처럼 잘 맞았다. 초반부 웃음을 주는 유머 코드 역시 조정석 특유의 연기로 맛깔스럽게 살려내 웃음을 유발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두영과 두식의 감정의 골이 깊었던 것에 비해 너무 쉽게 갈등이 해소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듯이 그게 바로 가족의 힘, 형제가 가진 우애의 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인 한국 정서를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이기에, 소재의 변수나 스토리의 전개 방식에 있어 새로운 부분은 없었지만,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낸 영화임은 틀림없다. 영화 <형>은 추운 겨울 어지러운 시국 속에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 <형>을 통해 잠시 소홀했던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박찬수(복지보건학부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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