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대학 캠퍼스에서 발견한 포켓몬의 모습
 학생회관 앞, 학생들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걸어가고 있다. 그중 몇몇 학생들은 멈췄다 섰다를 반복하기도 하고,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무언가에 몰두한다. 도대체 앞도 제대로 보지 않고 걸어가면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 바로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포켓몬 고'이다.
 포켓몬 고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구글 지도가 결합해 실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포켓몬을 잡는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이다. 이용자는 포켓몬을 포획, 훈련시킬 수 있고 다른 이용자들과 대결할 수도 있다. 지난달 1월 24일 국내에도 정식으로 출시되면서 이용자 수가 눈에 띄게 급증했다.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도 1천만을 가볍게 돌파했다. 포켓몬 고는 출시 직후부터 높은 인기를 끌면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정상을 차지하게 됐다.
 포케코노미? 포세권? 포켓몬 고의 이점
 '포케코노미(포켓몬+Economy)'효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포켓몬 고의 경제 효과라는 뜻의 신조어이다. 포켓몬이 출현하는 인근 상점들이 매출 상승의 경제적 효과를 보면서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포켓스톱(몬스터 볼이나 다른 도구를 발견할 수 있는 장소) 근처 편의점에는 휴대폰 충전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 덕분에 발 디딜 틈이 없다. 게임 필수품인 보조배터리부터 시린 몸을 녹여줄 방한대, 핫팩 등은 매장에 비치하기가 무섭게 사라진다.
 또한,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공원 지역이 '포세권(포켓몬+역세권)'으로 통하기도 한다. 포세권은 포켓스톱이 밀집된 지하철 인근 지역을 말한다. 포세권으로 떠오른 보라매공원에 있는 한 커피전문점의 경우 포켓몬 고 출시 전보다 매출이 최대 44.1% 늘었다.
 포켓몬 고는 위치기반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이라는 특성 때문에 직접 포켓몬이 출현하는 장소를 찾아다녀야 한다. 대부분의 게임과 달리, 포켓몬들을 포획하기 위해 실제로 야외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야 한다는 점에서 운동 부족인 사람들을 움직이게 해준다. 평소 포켓몬 고를 즐기는 김남수 씨(행정언론학부 2년)는 "주로 서든어택, 오버워치와 같은 실내에서만 하는 게임을 했었는데, 포켓몬 고를 시작한 뒤부터는 밖에서 걷는 횟수가 늘어나 운동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포켓몬 고의 부작용
 포켓몬 고의 열풍을 틈타 게임 정보 공유, GPS 조작 등의 보조 애플리케이션들이 동시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애플리케이션에서 과도한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사례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 경찰청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올라온 포켓몬 고 관련 애플리케이션 44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10개, 최대 34개의 권한을 요구했다. 예를 들어, 애플리케이션이 주소록 접근 권한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승인하면,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모두 들여다보거나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회사의 서버로 전송할 수도 있다.
 포켓몬 고는 시·공간 제한이 없고 직접 걸어 다니며 할 수 있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평이 많다. 그러나 장시간 동안 게임을 할 경우 눈 피로와 안구건조증, 어깨 뻐근함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포켓몬을 찾고 잡는 과정에서 양팔을 약 90도로 올리고 목과 어깨는 앞쪽으로 구부린 상태에서 걷게 되는데, 이와 같은 자세로 장시간 있게 되면 어깨충돌증후군이 유발될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이용자들 때문에 안전사고 역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포켓몬 고를 하던 트럭 운전자가 초등학생을 치어 사망하게 한 사고가 있었다. 지난 7일 우리나라 대전에서도 '포켓몬 고'로 인한 첫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운전 중 '포켓몬 고'를 하던 30대 남성이 포켓몬을 잡기 위해 급히 좌회전하다가 건널목에서 보행자를 들이받은 것이다.
 이처럼, 포켓몬 고로 인한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고유진 씨(시각디자인과 2년)는 "학생회관 앞에서 포켓몬 고를 하다가 배달 오토바이와 부딪힐 뻔했다. 게임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앞에 무엇이 있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상 과학 만화나 영화로만 볼 수 있었던 가상현실. 그런 가상현실을 훨씬 능가하는 증강현실이 모바일 게임으로 등장했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포켓몬 고를 능가할 다음 게임은 어떻게 등장할지 상상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렇게 뛰어난 기술과 인기에도 부작용과 사건 사고는 반드시 뒤따른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정도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안전을 1순위로 생각하는 안목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적정선을 지켜가며 게임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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