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작이 필요하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4월 이야기>는 시작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3월에 입학식을 하지만 일본에서는 4월에 입학식을 치른다. 2017년에 대학교를 입학하는 학생들은 영화가 개봉된 시기인 1998년생이다. 이것은 개봉 연도로나 영화가 가진 의미로나 신입생들에게는 특별한 영화이지 않을까 싶다.
 영화의 도입부는 여자 주인공 니레노 우즈키가 홋카이도의 한 역에서 가족들의 배웅을 받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고향을 떠나는 니레노의 모습은 시작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별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이다. 니레노는 도쿄에 있는 '무사시노 대학교'에 입학하여 자취를 시작한다. 그녀의 어리숙한 모습에는 두려움보다도 해낸다는 당당함이 느껴진다. 처음 가족을 떠나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그러하듯 말이다.
 영화는 벚꽃이 떨어지는 모습이라든가, 이사를 하는 모습이라든가, 대학교 입학식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니레노의 시작을 말한다. 니레노가 학우들에게 자기소개를 하면서 부끄러워한다든가, 혼자서 학식을 먹는다든가, 한참을 헤매다 모르는 사람에게 길을 묻는다든가, 혼자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모습들에서 처음 대학 생활을 하던 자신이 떠올랐다.
 같은 학과 동기인 사노 사에코는 니레노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뭔가 목적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노는 니레노에게 낚시 동아리를 권하고 데려오면서 낚시 동아리에서 릴을 받는다. 사노의 목적이 어떠했던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동아리에 든 니레노는 사노를 원망하지 않는다.
 니레노는 옆집 아가씨에게 카레를 같이 먹자고 권한다. 영화에서 니레노는 사노 말고는 친구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 니레노는 용기를 내어 친구를 만들고자 한다. 경계심이 강한 옆집 아가씨는 니레노의 식사 초대를 번번이 거절하지만 이내 받아들인다.
 이후 영화는 니레노가 '무사시노 대학교'에 온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니레노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학생이었고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같은 학교의 야마자키 선배는 학교에서 밴드를 하고 있었고, 니레노는 선배를 좋아했다. 야마자키 선배는 도쿄에 있는 '무사시노 대학교'에 진학했고 떠나갔다. 니레노는 고백하지 못한 채 선배를 그리워했고, 제목이 '무사시노'인 책을 끼고 살면서 '무사시노'라는 단어를 계속 떠올렸다. 니레노는 후배인 마리코를 통해서 야마자키 선배가 '무사시노도'라는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니레노는 '무사시노'에 고등학교 생활을 바쳤다.
 니레노는 '무사시노도'에서 야마자키 선배를 만나게 된다. 야마자키 선배는 니레노를 겨우 알아본다. 서점 밖에는 비가 온다. 니레노는 선배에게 우산을 빌리게 된다. 우산은 고장 난 우산이고, 고객이 버리고 간 우산일 뿐이었다.
 니레노는 우산을 쓰고 이렇게 생각한다. "성적이 안 좋은 내가 대학에 합격했을 때, 담임인 모리야마 선생님은 기적이라고 말씀하셨다. 그것을 기적이라고 부른다면, 나는 그것을 사랑의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 생각을 하는 니레노의 표정은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이다.
 처음에 말한 것 같이 바람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작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으로 영화를 보자면, 영화 <4월 이야기>는 니레노의 사랑이 기적 같은 대학 생활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모두가 바람 없이는 새로운 시작을 꿈꾸지 않고, 이룬다는 표현 역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니레노의 대사는 무언가를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 와 닿는 말이 아닐까?

                                                                                               원세경(문예창작학과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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