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시절 어느 한 후임이 선임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몰래 관물대에 작은 군것질 거리를 두었다. 후임의 자발적으로 선의에 의한 행동이었지만 어느 순간 이 행동은 마음의 전달의 목적은 없어진 채 해당 생활관의 전통, 즉 부조리가 되어버렸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일화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생각보다 잘못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일에 의문을 가지지 않고 넘어간 일들이 많았을 것이다. 행여나 의문을 가지더라도 대개 이게 우리의 전통이며 나도 그래 왔다라는 말에 순순히 수긍하곤 한다. 
 요즘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대학 내 잘못 자리 잡은 문화의 일부도 뜻이라는 알맹이는 사라진 채 형식이라는 껍데기만 남아 처음 시작과 달리 본질이 변하게 되버린 것은 아닐까싶다. 독버섯처럼 퍼진 대학 내 강요문화는 집단의 소속감이라는 명목 하에 인사법 및 전화예절은 물론 개인의 자유인 옷차림에 간섭하고 얼차려, 폭언, 폭행까지 행해진다. 전공과 취업이 밀접한 연관있는 경우 더욱 심한 경우가 있다. 또한 대학 내 선배라는 지위를 통해 술을 억지로 마시게 하는 등 이해와 수용을 알고 실천해야 할 지성인들과 거리가 있는 모습에 많은 안타까움을 느끼는 바이다. 
대학생활을 비롯하여 모든 삶에서 우리는 습관처럼 해오던 일을 한번 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반복되었던 일들이 잘못된 일이라면 개선의 노력을 행하여야 한다. 누군가의 통제와 지시를 받지 않는 성인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문제에 개인 스스로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요즘 나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예전 자신의 상황과 현재를 비교하며 타인에게 주는 상처를 합리화시키는 말을 하는 기성세대를 꺼려한다. 우리는 그런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부른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이런 꼰대가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을 할 수 있을까? 깊은 자기성찰이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박찬수(복지보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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