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일은 월드와이드웹(WWW)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28주년 되는 날이었다. 인터넷과 웹 기술의 개발은 인류 사회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며 일상생활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이메일, SNS 등으로 세계 어느 곳의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고, 도서관에 가지 않고도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인터넷 온라인 마켓에서 쇼핑을 하고 MOOC에서 강의를 수강하는 시대도 열렸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인류 발전에 새로운 '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인터넷과 웹 기술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다.
 28년 전 웹 기술의 창시자인 팀 버너스-리는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웹의 무한한 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3가지 문제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였다. 첫째는 개인정보 유출이다. 현재 많은 웹 서비스와 모바일 서비스가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신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사용자는 약관의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자신의 개인정보와 콘텐츠를 교환하고 있다. 결국에는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통제할 능력을 스스로 상실하고 무방비 상태로 인터넷 공간에 노출되고 있다. 둘째는, 요즈음 커다란 사회문제로 등장한 가짜 뉴스(fake news)의 확산이다. 가짜 뉴스가 미국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판명되면서 포털 사이트나 SNS의 가짜 뉴스가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하고 소통을 방해하는 문제아가 되고 있다. 가짜 뉴스로 인한 사회 비용이 증대될 뿐만 아니라 진실과 정의가 사라지는 기현상의 사회가 되고 있다. 셋째는 가짜 뉴스와 연관하여 온라인 정치 광고에 투명성이 필요하다. 선거 때가 되면 변칙적으로 쏟아지는 허위 정보가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있다. 인터넷과 웹 기술의 파급효과를 이용한 비윤리적 정치 광고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팀 버너스-리가 제기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개인정보 보호 기술이나 제도를 새롭게 개발하거나 가짜 뉴스를 퇴치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정치 행위의 감시와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 해결 방안으로는 미약하다.

 좀 더 숙고해 보면, 인터넷과 웹상에서 야기되는 대부분의 문제는 비판적 사고 능력의 상실과 윤리 의식의 결여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학 기술이 제공하는 화려함의 중독에서 벗어나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확립하고 비판적 사고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제 이러한 인문학적 소양은 디지털 세대가 당연하게 가져야 할 기본 역량이 되고 있다. 과학 기술이 혁신될수록 인간 중심의 인문학적 소양과 인성 계발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인문학 소양이 결여된 인간은 로봇일 뿐이다. 새봄과 더불어 인문학 소양을 키울 꽃씨를 심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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