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운 전라일보 부국장

신문과 방송의 차이는 정확한 팩트 전달
원광언론인상 수상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동문 가운데 훌륭한 기자 선·후배들이 많은데 부족한 제가 수상하게 돼 쑥스럽습니다. 기자 경력이 쌓일수록 모교에 대한 애정을 평가해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모교에 대해 더욱 애정과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가 있었어요. 2011년 교육부장으로 교육청과 대학 등을 취재하던 때인데, 우리대학이 부실대학으로 선정돼 큰 충격을 받았죠.
 당시 원광대 부총장이 전북도교육청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 구성원을 비난하면서 기자인 제가 모교에 무엇을 해줬는지 반문하는 계기가 됐고, 더욱 모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됐어요.
 그리고 부실대학에서는 벗어났지만 그 파장은 지금까지도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옛 명성을 되찾고 호남 최대사학의 명예를 되찾는 데 미약하나마 제 자리에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후배께서 모교발전에 더 노력하라고 이 상을 준 것으로 알고 있겠습니다.
 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결정적인 계기는 아버님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아버님께서 항상 신문을 읽으셨습니다. 당일 신문이 배달되지 않으면 직접 찾아 정독하시던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현실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려고 애를 쓰셨던 거죠. 그런 아버님께서 수술 후유증으로 돌아가셨는데 명백한 의료 사고였죠. 억울하게 돌아가셨다는 생각에 관련 의료 사고를 대처하면서 기자의 길로 들어서게 됐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는 무엇인가요?
 2015년 전북도의원 갑질 사건 보도입니다. 기자는 특종에 살고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분명, 탈고만 하면 특종 감이었지만 제가 많은 시간을 취재했다는 것을 나중에 안 한 통신사 후배의 전화를 받고 출입기자 모두에게 풀기로 결정했죠. 정치부 출입기자 모두가 기사화하면서 더욱 폭발력을 가지게 됐고, 전북도의원의 해외연수 변화도 이끌어 냈습니다. 특종을 버리고 도의회의 변화를 얻었다는 자긍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편집기자 시절 전라일보가 전북에서 가장 먼저 세로에서 가로 편집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게 새로웠던 가로 편집을 정착시키기 위해, 미국에 있던 친구에게 부탁해 LA타임즈와 일본 요미우리 신문을 구입해 연구했던 때도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도 책상 속 한쪽에 '변하지 않는 편집은 죽은 것이다'라는 문구를 간직하고 있죠. 
 지방의 재정취약성으로 지방 언론사들이 어려움을 겪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팩트의 전달입니다. 언론사의 어려움은 인터넷 발달에 따른 주변 환경의 급변화 등으로 가속화됐죠. 신문보다 인터넷 포탈을 통한 뉴스가 더욱 친숙한 시대입니다. 정보통신의 발달에도 신문이 살아남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신문은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신문과 방송의 다른 점이기도 한데 독자가 있는 한 정확한 팩트 전달만 있으면 경영의 어려움도 벗어날 수 있는 초석이라 봅니다.
 지역 언론은 지방자치시대 확대에 따라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예상합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아직 첫 걸음을 떼었을 뿐이에요. 이제 지방정부의 중요성이 강화되면서 지역 언론의 역할도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정치부 기자로서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지금 조기대선으로 무척 바쁩니다. 지역 언론에 있기 때문에 지역민의 민심을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유력후보와 당에게 전북의 청년실업과 도내 대학생 일자리 등을 기사화하고 전달할 때 보람을 느끼죠. 하지만 한계도 실감하고 있어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전북을 찾아 인사대탕평과 지역차별이 없는 완전한 대한민국을 약속해 조금은 실천하리라 봤는데 아시다시피 헛공약이 됐고, 탄핵으로 마침표를 찍어 참담했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 너무 많죠. 특히 자신의 당선만을 위해 배신을 밥 먹듯이 하고, 철면피를 쓴 정치인을 보면 정치가 생물이라고는 하지만 구토할 정돕니다.
 4월 재보궐선거와 5월 대선,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가 차례로 기다립니다. 꼭 당선돼야 할 사람은 낙선하고 떨어져야 할 사람은 당선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 대통령 탄핵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의 선택이 운명을 좌우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대학생 등 젊은 유권자의 투표 참여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지난 '겨울 촛불혁명'이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는 시발점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대학 때로 돌아간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요?
 대학 시절을 재밌게 보냈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때가 인생의 꽃봉오리였던 것을 지금에야 알게 됐어요. 대학생 여러분은 현재가 화양연화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아름다운 꽃의 향기를 마음껏 피우세요.
 우리 땐 대학생 신분으로 해외 여행을 못 갔기 때문에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싶어요. 우리 아이들도 대학생인데 해외 여행을 간다고 하면 무척 부럽습니다. 제가 가끔 밖에 나갈 기회가 있지만 대학생 때와 지금과는 많은 다른 점이 있을 겁니다. 대학생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젊음의 끓는 피로 어느 나라든 못 가겠습니까. 대학생 시절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지만 다시 올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오늘이 어제보다 좋으면 정말 감사하고, 어제와 같아도 정말 고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나요?
 언론인이 가져야 할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인성이 아닌가 싶네요.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언론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답은 책에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도서관 문턱이 닳도록 많은 책을 읽으면 어느 날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풍부한 글과 아름다운 인품으로 변해 있을 겁니다. 또 하나, 한자 공부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젊은 기자들 영어회화 등 외국어 능력은 뛰어나지만 한문을 읽지 못하고, 무슨 의미인 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독자의 알 권리 위해 현장을 오랫동안 지키고 싶습니다.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네스코 등재를 계기로 재조명받고 있는 백제와 관련된 기획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호남의 차별, 호남 속 광주 전남으로부터 차별받는 전북, 전북의 차별은 이미 백제의 멸망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지난해 수박 겉핥기식이었지만, 백제 중방성이었던 고부 고사부리성은 지방자치의 효시가 아니었을까 하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만큼 백제의 통치문화는 승자였던 신라와 달랐다고 봅니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중앙집권은 이제 지방분권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시대 정신이기도 합니다. 백제의 통치와 현재 지방자치를 신문에 연재하고 싶습니다.
 
                                                             오병현 기자 qudgus0902@wku.ac.kr
 
 
 
 

이성각 KBS순천방송국 기자

기자의 기본적인 자질은 따뜻한 시선
원광언론인상 수상을 수상하셨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언론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선·후배들이 많은데 수상자로 선정돼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1997년 12월에 언론사(전북일보)에 입사했고, 2007년 9월 경력 공채를 통해 KBS로 소속을 바꿨습니다. 햇수로는 20년간 기자 생활을 하고 있네요. 나름대로 부지런하게, 처음 일을 대했던 것처럼 게을러지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이번 언론인상이 20년에 대한 격려, 그리고 스스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다른 어떤 상보다 모교에서 주는 상이라 더더욱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라는 직업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제일 난감한 질문입니다. 사실 특별한 계기가 없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기자라는 직업에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었고, 그 이후로는 기자가 되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생각했어요. 지금도 남아 있는진 모르겠지만 신문방송학과 내에 신문 사설을 읽고 토론하는 매체 비평 모임을 만들었고, 그 동아리에서 제법 열심히 활동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기자가 되겠다는 꿈이 그 모임을 통해 꾸준히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20년 기자 생활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보도가 있다면요?
 기자들은 보통 스스로를 하루살이라고 생각해요. 그날 그날 맡은 출입처를 챙겨야 하고, 리포트 제작 부담도 있어요. 기자라고 하면 그럴 듯하지만, 실은 마음먹고 집중해 보도하는 게 쉽지 않아요. 그럼에도 지난해에 소록도병원 100년을 맞아 제작한 보도특집 '소록도병원 100년-잊혀진 기억'을 꼽고 싶습니다.
 사람들의 편견과 오해 속에서 비참한 삶을 살아야 했던 한센인들의 100년의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기자들도 가끔 1시간 분량의 방송물을 제작합니다)였습니다. 그들이 겪어 온 아픔을 기록으로 남겨 우리 시대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는 내용의 보도였습니다. 사회적 반향도 컸고, 특히나 공영방송으로서 해야 할 몫이라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하나는 4년 전 보도한 5.18 진실 규명 시리즈인데요.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인터넷과 종편에서 근거 없는 왜곡과 폄훼가 심각한 상황에서 그 진실을 기록과 증언을 통해 바로잡고자 한 보도였습니다. 보수정권 하에서 벌어지는 5.18 역사 왜곡의 심각성, 그리고 진실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제8회 원광언론인상 말고도 다수의 언론인상을 수상하셨던데요. 수상한 상들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요?
 사실 한국 언론계 기자상 시상 제도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시스템입니다.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 등에서 회원사 보도를 심사해 시상하는 제도인데요. 운도 따라야 합니다.
 입사 5년 차에 시각장애인 인권보고서로 앰네스티 언론상과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습니다. 너무 이른 연차에 받은 상이어서 그렇게 큰 상인지 몰랐습니다. 그 후로   5.18 언론상, 방송기자연합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자협회 올해의 기자상 등을 받았습니다. 무척 운이 좋았던 경우죠.
 주어진 상황에 제가 아닌 다른 기자가 있었다면, 수상의 영예는 제가 아니라 다른 기자가 안았을 겁니다. 기자 생활을 하다 보면 가슴 아프고, 마음속에 상처가 남는 일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런 수상이 마음 속 상처를 덧나지 않게 하는 반창고 같은 역할을 합니다.
 취재를 하면서 생각대로 되지 않아 난감했던 적은 없었나요?
 기자들끼리는 선거도 생물이고, 수사도 생물이라고 말합니다. 선거도 수사도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는 말인데요. 취재 역시 그렇습니다. 취재 초기부터 마음속에 그렸던 구도나 방향이 계획처럼 되질 않거든요. 또, 사안의 중대성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볼 때 반드시 보도할 내용이지만, 정작 그 끝이 생각처럼 마무리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뜻하지 않는 아픔을, 기자 스스로가 평생 안고 가야 할 짐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또한 기자의 숙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시 대학 때로 돌아간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요?
 혼자 떠나는 여행입니다. 좀 더 많은 곳을 찾아가 보고 싶거든요. 국내든 해외든 장소는 상관없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여행도 좋고, 자원봉사 프로그램에도 기꺼이 참가할 마음이 있습니다. 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좀 더 많은 경험을 해 보고 싶어요. 막상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기회도, 시간도 많지 않습니다. 해외 취재를 종종 나가지만 일정대로 움직여야 하니 그 나라를 돌아볼 여유가 전혀 없거든요.
 기자가 가져야 할 자질이나 마음가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균형 감각이나 사안을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 거기에 전문적인 지식까지 갖춘다면 정말 좋겠죠. 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따뜻한 시선입니다. 다양한 계층, 혹은 분야의 취재원들을 만나지만 그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깊이 있는 취재는 어렵습니다. 이런 신뢰의 바탕에는 언제나 따뜻함이 있습니다. 사회적 불평등이 심각한 지금, 소외받는 계층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 역시 따뜻한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볼 때 더 도드라져 보일 수 있고요.
 언론인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입사 준비는 기본이고, 이런 따뜻한 자세를 가지려는 노력들을 해 줬으면 합니다. 언론사에 들어와서도 정작 적응하지 못하는 후배들이 적지 않거든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예정대로라면 퇴직이 15년 남았고, 실제 현업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은 10년 남짓 남았습니다. 우선 당장은 흐트러짐 없이 남은 시간 기자로서의 삶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마무리하는 겁니다.
 현업에서 빛나게 일하는 동문 언론계 선·후배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원광언론인상을 받게 돼 죄송스럽습니다. 그만큼 모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장수 기자 gkwkdtn06@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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