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이 외친다. 숙박? 숙박! 그리고 등장인물 모두가 신난다는 듯 춤을 춘다. 독자들 머릿속에 한 영상이 재생되고 있으리라 믿는다. 이는 숙박 중개 애플리케이션 ‘여기어때’의 TV 광고 장면이다.

▲ '여기어때' TV 광고의 한 장면

최근 다양한 숙박 중개 서비스가 생겼다. ‘야놀자’, ‘호텔스컴바인’, ‘에어비앤비’등이 그것이다. 이 중 ’야놀자‘는 국내 숙박 앱의 선두 주자로, 지난해 68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실로 엄청난 성과다. ’야놀자‘라는 기업이 최고급 호텔을 보유하고 있거나, 수많은 숙박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고객과 숙박 업체 사이를 연결해 준 것뿐이다. 그렇다면 ’야놀자‘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껴쓰고 나눠쓰고 
 초등학생 때 아나바다 운동에 대해 배웠을 것이다. 아나바다는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를 줄인 말이다. 이는 IMF외환위기의 발생으로 국가 경제가 큰 어려움에 빠졌을 때 나타난 운동이다. 국민들 사이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자 전개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나눠쓴다는 개념이다. 현대에 와서 이 개념은 공유경제로 다시 태어났다.
 공유경제란 Sharing Economy, 이미 생산된 제품을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개념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에 나타났다.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대여한다. 대량생산으로 대량소비, 즉 대량소유가 가능해진 현대에 공유경제는 획기적으로 다가왔다. 타임지는 이를 ’2011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아이디어(10 Ideas That Will Change the World)‘중 하나로 꼽았다.
 
어떻게 나눠야 할까? 
 타임지는 공유경제를 설명하며 ’갖지 말고 나눠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눠야 나에게 이익이 돌아올까? 공유경제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 것은 ’에어비앤비‘다. ’에어비앤비‘는 앞서 언급했듯 숙박 중개 서비스다. 그러나 ’야놀자‘, ’여기어때‘와는 조금 다르다. 이는 호텔, 모텔, 펜션 등의 숙박 업체가 아닌 집, 별장 등 개인의 주거 시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들과 연결된 숙소는 전 세계적으로 300만 개에 달한다. 엄청난 수의 숙소가 세계 191개국 6만 5천 도시에서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사용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예를 들어 독자들이 영국의 런던으로 한 달간 여행을 간다고 하자. ’에어비앤비‘에 런던을 입력하고 숙소를 사용할 날짜, 인원 등을 선택한다. 그리고 검색되는 여러 개의 숙소 중 하나를 골라 예약하면 된다. 호텔보다 싸게, 진정한 외국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한 달간 비게 되는 내 집은? 공유경제의 묘미는 여기서 나타난다. 한 달간 내 집을 다른 이와 ’공유‘하는 것이다. 빈 곳을 활용해 일종의 부수입을 얻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역시 ’에어비앤비‘에 내 집을 소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공유경제는 이처럼 집을 공유하기도 하고, ’우버‘처럼 자동차를 공유하거나 자전거, 책 등 다양한 물건을 다른 이와 나누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재능 및 지적재산 역시 공유영역에 포함된다. 따라서 ’네이버 지식인‘도 공유경제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어렵지 않아요
 ‘경제’가 들어가니 어려운 것 같은가? 하지만 공유경제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자전거 거치대가 곳곳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학내 자전거 거치대는 총 132곳에 설치돼 있다. 많은 학교 구성원이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재학생이라면 가끔 고물 수준의 자전거가 방치된 것도 봤을 것이다. 안장만 쏙 빠져있거나, 두 바퀴만 없거나. 수리만 한다면 문제없이 사용이 가능한 것들이다.
 작년 5월, 학생복지처와 총학생회가 나서 ‘Green Campus’사업을 전개했다. 이를 통해 망가지고 버려진 자전거가 수리돼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대여됐다. ‘빈 곳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한다’는 공유경제의 개념과 일치하지 않는가? 당시 민희수 총학생회장은 “버려진 자전거를 재활용해 필요한 학생들에게 빌려준다는 취지로 사업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유경제는 그리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더 공유할 수 있을까?
 
피할 수 없는 의심과 비판
 모바일 차량예약 서비스 ‘우버’ 역시 공유경제의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최중경 석좌교수(동국대)는 매일경제를 통해 “우버 택시는 공유경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우버 택시가 셰어링 이코노미의 좋은 사례라고들 하는데, 우버 택시는 대가를 주고받는 운송서비스계약의 새로운 형태다. 에어비앤비도 대가를 주고받는 신종 임대차계약 개념이다”고 말했다. 특히 ‘우버’가 기존 택시회사를 위협했으며, ‘에어비앤비’가 일자리창출은커녕 기존 호텔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정보기술(IT) 기반의 새로운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개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우리가 공유경제라 불렀던 것들이 공유경제이든 아니든 다양한 문제를 낳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버’는 택시기사들의 자리를 위협했고 그와 관련한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구체적인 인증을 받지 않은 일반인이 운전기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드러났다. ‘우버’와 관련된 성폭행 접수가 수천 건에 달했기 때문이다. 인증과 관련된 문제는 ‘에어비앤비’에서도 나타났다. 숙소 청결도, 컨디션 등 홈페이지에 소개한 것과는 다른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방 안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는 사실이 발각되는 사건도 있었다. 이처럼 공유경제는 소유자의 자격에서 문제가 드러난다. 또한, 사용자 역시 주인의식의 부재로 물건을 함부로 하거나 제대로 돌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과연 경제적인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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