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헤럴드경제

  언제부터인가 단잠이라는 말 대신 꿀잠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단잠'을 '아주 달게 곤히 자는 잠'으로, '꿀잠'은 '아주 달게 자는 잠'을 의미하는 합성어로서 등재돼 있다. 꿀잠에서 단잠으로 변하며 점점 현대인들의 수면에서 '곤히'가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의 수면 부족
   지난해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 수면 시간은 OECD 회원국 평균인 8시간 22분에 비해서 41분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더불어 수면의 질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우리나라 성인의 대다수는 피로와 수면 부족을 토로한다. 그러나 불규칙한 취침 시간, 과도한 음주, 취침 전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 등의 습관으로 수면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수면 시간이 부족해 '단잠'을 원했다면, 이제는 수면의 양과 질 모두를 필요로 하는 '꿀잠'을 바라는 것이다.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도 수면 부족에 시달리기는 매한가지며, 많은 학생들이 성인들보다도 수면 시간이 부족한 경우도 허다하다.
   지난해 서울연구원이 서울시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9천 56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의하면, 중·고교생 수면 시간은 평균 6.1시간으로 드러났다. 6.3시간 자는 남학생보다 5.8시간 자는 여학생의 평균 수면이 0.5시간 적었고, 피로가 회복될 만큼 충분하게 잤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25.9%에 그쳤다. 과반을 훌쩍 넘기는 74.1%의 학생들이 스스로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수면 충족률은 여학생이 남학생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면 부족의 원인과 영향
 대학생 하 모 씨는 "아르바이트와 학과 공부를 같이 하고 있는데, 과제가 많이 나오는 날이면 밤을 새는 일도 많다. 개강 증후군에 아직도 적응이 안 됐고, 최근 자주 밤을 새우다 보니 피부도 거칠어지고 소화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면 부족의 주요 원인에 학업·업무 스트레스와 스마트폰을 뽑았다. 박민정 교수(조선대학교 보건대학원)의 '일부 대학생의 스마트폰 중독이 수면 시간과 수면 부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중독된다는 것은 많은 시간을 그 행위에 쓴다는 것이다. 일과 시간에는 스마트폰 사용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여가 시간을 활용하게 되고, 시간이 부족하다면 수면 시간을 사용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종합해 보면 학업·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 또는 직장인이 부족한 여가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 수면 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수면 시간이 부족해지면 우리 몸에도 그 영향이 나타나게 된다. 미국의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에서는 수면이 부족할 때 차량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고, 비만과 당뇨병, 심장병에 걸릴 확률 역시 높아진다고 한다. 또한, 집중력과 기억력이 낮아지고, 우울증과 약물 남용을 포함한 정신 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잠을 잘 자는 방법들
 그렇다면 잠을 편히 잘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자기 전에 피해야 할 것들이 있다. 가장 우리와 밀접한 것은 스마트폰이다. 자기 전 스마트폰의 푸른색 빛은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지연시키고 신체 리듬을 흔들어 놓는다.
 다음으로 주의해야 할 것은 음식이다. 자기 전의 야식이 몸에 좋지 않다고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중 눈여겨볼 성분은 당분이 많은 음식과 카페인이다. 우리 몸은 잘 때가 되면 긴장을 풀고 휴식 모드에 들어간다. 하지만 여기서 당분을 섭취하게 되면 혈당량이 올라가게 되고, 몸은 다시 일할 준비를 하게 된다. 이 당분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은 좀 더 피곤해지고 살이 찔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커피로 섭취하게 되는 카페인은 각성제로,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 몸이 피곤하다고 느끼게 해 주는 아데노신 분비를 방해해 편안한 수면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만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약간의 견과류와 카페인이 없는 따뜻한 차, 우유처럼 수면을 도와주는 식품도 있다. 하지만 과하게 먹는 것은 먹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단잠을 넘어서 잠을 잘 자는 방법들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부족한 수면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게 우선이다. 현대인들이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수면에 지장을 받는 건 그날 하루가 고단해서 아니겠는가. 잠을 잘 못 이루면 다음날이 피곤해지고, 그렇게 하루 종일 피곤에 시달리다가 다시 스마트폰으로 빠지게 된다.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꿀잠을 자기 위해서는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을 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현대인의 순환 고리를 끊는 게 더욱 시급하다.
  오병현 기자 qudgus0902@wku.ac.kr
  조현범 수습기자 dial15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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