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은 2015년 11월에 개봉된 범죄 느와르 장르 영화로서, 부도덕한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과 부정부패가 없는 깨끗한 사회에 대한 갈망을 담아낸 영화이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짧게 소개하자면, 미래자동차 회장 오현수, 조국일보 이강희, 대선 후보자 장필우 등 기업인, 언론인, 대선주자가 꾸미는 보이지 않는 계략을 정치깡패 안상구가 돕는 가운데 배신을 당하면서 벌어지는 복수극이다. 이 싸움에서 저격수 역할을 맡은 건 바로 빽도 없고 족보도 없어 늘 승진을 눈앞에 두고 주저앉는 검사 우장훈이다. 그들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대립한다.
 영화에는 수많은 명대사들이 있었지만 내가 특히 인상 깊었던 대사가 있다. "인생의 주인공은 다 정해져 있는 거란다." 영화 <내부자들>의 등장인물인 대선 후보자 장필우의 대사 중 하나이다. 얼핏 들으면 인상 깊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나는 '주인공'이라는 단어 때문에 더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주인공'이라는 말을 들으면 여러분들은 무슨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가? 일반적으로 주인공이라는 단어의 정의란, 등장인물 중에도 유난히 눈에 띄는 인물, 어떠한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인물, 그러한 인물을 바로 '주인공'이라 부른다.
 나는 어렸을 때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영화를 보며 주인공은 매우 정의롭고 악에 저항해 싸우는 인물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주인공이라는 인물이 무조건 정의의 편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에서 표현되는 주인공이란 정의롭지 않고 각종 비리와 범죄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챙겨 권력을 잡는, 그리고 그 권력을 통해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특히, '줄'이나 '빽', '족보' 등의 단어가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데, 그러한 요인들이 정의롭지 않은 주인공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나는 이번 영화 <내부자들>을 보기 전까지는 그러한 내용들이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정치와 사회 문제에 관심이 적었던 것도 이유라면 이유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언론에서 보도되는 사회 문제들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빽을 통한 비리가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채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학연', '지연', '혈연' 등 줄과 빽에 관한 이야기들도 이미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은 것은 바로 이번 영화를 보고 나면서부터이다. 사회적 박탈감이 심화되면서 등장한 신조어 '수저론'도 세세하게는 빽이나 족보와는 다른 개념이겠지만, 큰 틀에서는 이러한 사회 현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내부자들>을 보고 처음에 문득 든 생각은 '과연 이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일까? 영화의 흥미를 위해 과장된 표현은 아닐까?'였다. 이러한 생각은 나뿐만 아니라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나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가져 보았을 생각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최근 언론을 통해 불거진 여러 사회 문제들을 접하면서 현실 역시 영화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정치, 폭력, 연예계 등 오히려 영화보다 더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대하여 충격을 금치 못했다. 아직도 다 밝혀지지 않은 사건들이 매우 많을 것이고, 또 어떤 사건들은 현재 진행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변화시키려는 인물들이 등장해, 각종 위험한 일들을 무릅쓰고 정의를 찾아 부정이 판을 치는 사회를 조금이나마 바꾸는 데 성공하였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에 이런 부류의 영화가 많이 제작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회나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러면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 발전에 더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말하는 사회의 악들이 '주인공'인 시대보다는, 정의를 위해 싸우고 진심으로 우리나라를 생각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그 날을 마음으로부터 고대해 본다. 지금 우리에게는 후손들에게 사회적 문제를 대물림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 같다.

  장재혁(전기공학과 2년)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