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현대사회에서 7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전통옹기를 제작하고 있는 김창호 씨(도예과 3년). 그는 김일만 씨(66세, 경기 무형문화재)의 아들로 가족이 모두 전통옹기를 제작해 ‘오부자 옹기'라 불린다.

 여주대 도예과를 졸업한 후 올해 우리대학 도예과로 편입한 김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93년부터 10년간 옹기란 이야기만 들려도 장소를 불문하고 찾아가 배움을 얻었다.

 이렇게 옹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김씨에게도 역경은 있었다. 사실 김씨는 옹기 굽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 싫었단다. 어느 책에서의 ‘1천만원 짜리 도자기는 있지만 1천만원 짜리 옹기는 없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옹기 제작은 큰 소득이 없다. 때문에 가난한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한 아버지를 옆에서 지켜보며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단다. 그런 김씨에게 옹기제작을 평생 직업으로 삼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그는 평소 친분이 있던 우리대학 정동훈 교수(도예과)의 추천으로 미국에서 3개월 동안 머물며 미국인들에게 옹기에 대해 설명도 해주고 옹기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단다.

 “미국에는 옹기문화가 없어 내가 만든 옹기를 예술작품 보듯 열광했다"며 “이 같은 외국인의 반응이 옹기에 열정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덧붙여 서양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도자기 문화를 옛 귀족들이 쓰던 ‘조선백자'나 ‘고려청자'가 아닌 서민들의 옹기로 기억해 옹기제작에 대한 자부심이 부쩍 늘었단다. 인터뷰 내내 전통을 강조한 김씨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만 자신이 원하는 옹기를 빚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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