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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 밝은 눈으로 미래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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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07  22: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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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술>란에는 연속기획 <우리 시대 사유의 지평과 미래>란 제목으로 의사소통교육센터의 <세계고전강좌>와 2012년 개설된 <글로벌인문학>, 2017년 개설된 <생명평화리더십> 원고를 번갈아 싣는다. 국내외 여러 석학들이 함께 참여하는 연속기획을 통해 인간 이해와 사유의 깊이를 확인하기 바란다. /편집자

   
 
 금년 초부터 봇물 터지듯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작년 이 세돌 국수와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준 충격을 생각하면 만시지탄을 금할 수 없다. 그 바둑 대결은 잘 활용했다면 사회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고, 그 논의를 바탕으로 사회적으로는 분위기를 일신하고 개인적으로는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를 갖추도록 추동하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에 내린 일종의 축복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논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나라에 비해서 우리 산업이 어떤 수준에 있는가, 어떤 산업에 얼마나 지원하여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집중했을 뿐 그 변화의 폭과 깊이에 대한 논의로 나아가지 못했었다.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인가? 주지하다시피 1차 산업혁명은 생산에 기계를 도입한 것이었으며, 2차는 전기에너지를 바탕으로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한 것이었다. 이 혁명들은 우리의 감각으로 포착할 수 있는 것이었기에 현실 세계에서의 혁명이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3차는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가상 세계의 구축을 통한 정보의 축적과 생산 공정의 자동화가 그 내용이다. 3차의 특징은 1, 2차와 달리 감각으로 포착할 수 없는 가상공간의 형성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차는 3차에서 구축된 가상 세계의 기반 위에 축적되는 정보를 현실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ICT 기반의 가상의 세계와 물리적 세계의 결합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을 논할 때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것이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생명공학이다. 모두 하나 같이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들이다. 이미 산업화된 음성인식기술은 인간으로 하여금 굳이 손을 사용하지 않아도 기계를 조작할 수 있게 해주며,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강화 학습한 인공지능은 교육을 보조하며 환자를 진단하는데 투입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결합은 머지않은 장래에 인간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인간의 요청에 언어로 답하는 기계와 공존하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기계가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조만간 언어를 통한 사고의 단계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란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기계의 출현은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과 공동체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릴 것을 요구할 만큼 기존의 관념을 송두리째 전복하는 일이다.
 이제 인간은 기계가 얼마나 인간의 능력에 근접하는가가 아니라, 인간이 기계의 능력을 따라가고 있는가를 물어야 할지도 모른다. 인간의 몸과 기계의 결합도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진화하는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은 또한 노동을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만들 것이다. 이미 2016년 세계경제포럼은 인공지능 등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여 2020년이 되면 주요 15개국에서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으며, 연 초에 한국고용정보원은 인공지능과 로봇으로의 대체 확률이 높은 직업군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외에도 여러 기관이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등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들은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일자리가 더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는 점도 예측도 싣고 있다. 그 반면 새로운 일자리가 얼마나 창출될 지에 대해서는 막연한 예측만이 존재할 뿐이다. 1차 산업혁명 때처럼 인간은 분명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없어지는 일자리만큼 생겨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 있게 답하지 못한다. 상기한 예측에서 WEF는 새로 생겨 날 일자리를 200만 개 정도로 보고 있다. 이러한 예측이 맞는다면 상기했듯 노동은 새로운 가치로 인간에게 다가 올 것이다. 즉 노동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커다란 사회적 간격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은 당연히 사회적 분배를 비롯하여 이 사회적 간격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미리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 기술의 진보는 또한 직업의 생성 소멸 주기를 대단히 단축시켜 지금 청소년들이 직업세계에 진입할 때쯤 그들은 평생 최소 일곱 번 이상 새로운 직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다. 이는 그들이 새로운 직업에 적응하기 위해 늘 학습해야 한다는, 즉 평생 학습의 시대에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특징은 후발 국가들이 선도국가들을 쫓아가기가 대단히 어려울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3차 산업혁명까지 후발 국가들은 자원을 잘 조직하고 활용하여 선도국가들을 어느 정도 따라 갈 수 있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저렴한 생산 비용이었고, 기술은 특허가 있기는 하였지만 범용지식에 기초한 것이었기에 추격이 가능했다.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의 성공은 이러한 방식의 성공사례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로봇이 단순노동을 대체하는 상황에서 저렴한 노동력은 더 이상 강점이 되지 못한다. 성공의 요소는 과학과 기술의 수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은 어느 수준일까? 2016년 스위스 UBS은행이 발표한 각국의 4차 산업혁명 적응도에서 한국은 세계 25위로 평가되고 있다. 그 평가가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굳이 그 순위를 두고 시비를 가르는데 힘을 소모하기보다 그 평가를 겸허히 수용하여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하는 것이 보다 유용할 것이다. 사실 한국의 발전 전략에 대한 경종은 이미 오래 전에 울렸다. 빠른 추격을 통한 발전전략이 수명을 다하였으므로 선도자(first mover)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빠른 추격자는 이미 다른 이가 간 길을 가기 때문에 실패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 하지만 선도자는 새 길을 열어야 하므로 늘 실패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그 위험에 정면으로 맞서려는 모험심과 용기가 없으면 결단코 선도적 위치에 오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선도적 위치에 오르면 그로부터 수확하는 과실의 크기는 추격자의 과실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결국 한국이 갈 길은 자명하다고 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기준과 체제를 요구한다. 이 새로운 기준과 체제는 다차원적 접근을 요한다. 정치와 교육을 비롯한 국가 체제, 기업의 조직 그리고 개인적 삶의 정비가 그것이다.
 우리나라가 국가 차원에서 시급히 정비하여야 할 것을 꼽으라면 아마도 교육체제가 될 것이다. 결국은 인적자원이 성패를 가를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경우 어떤 능력을 배양하여야 할 것인가? 세계경제포럼은 2016년 다음과 같은 열 가지 능력을 4차 산업혁명 시대 필수능력으로 평가하였다. 첫째 문제해결력(problem solving), 둘째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셋째 창의성(creativity), 넷째 인간관리(people management), 다섯째 타자와의 조화(coordinating with others), 여섯째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 일곱째 판단과 의사결정력(judgement and decision making), 여덟째 봉사정신(service orientation), 아홉째 협상력(negotiation) 마지막으로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이 그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따지고 보면 문제해결력과 비판적 사고는 창의성의 바탕이며, 타자와의 조화, 감성지능, 판단과 의사결정력, 봉사정신, 협상력은 인간 관리의 기본이다. 인간 관리를 위해서는 감성 지능을 바탕으로 한 공감과 협력 그리고 협상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어떻게 배양할 것인가? 사회 각 구성체, 특히 교육기관은 역량배양 중심으로 교육을 개편하는 등의 노력을 하여야 하겠지만, 개인들로서는 능력 배양에 앞서 새로운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첫째, 따지는 마음을 키우고, 둘째 스스로 생각하고 사고의 폭을 넓히는 훈련을 하여야 할 것이다. 사단론(四端論)에서 이야기하듯 따지는 마음, 즉 시비지심은 앎의 기본이다. 이 자세야 말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길이다. 문제의 분질에 접근하여야 해결책을 구할 수 있지 않겠는가? 또한 남의 생각이나 의견을 막연히 수용하는 소극적 자세에서 탈피하여 주체적으로 사고하되 폭넓게 사고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현금 세상의 모든 문제는 일개인, 또는 한 사회, 한 국가에 국한하여 발생하지 않으며 따라서 그 해결책 또한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한 가운데 구해져야 한다. 황사, 지구 온난화, 미세먼지에서 보듯 환경문제는 어느 한 나라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구제역 처리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이 때 자기 사고에 책임을 지는 자세의 확립도 중요하다. 셋째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타인의 입장에서 사고하면서 자신의 사고의 틀에 집착하지 않아야 객관성을 획득할 수 있으며 타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넷째 소통의 방식을 정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통의 기본은 듣기다. 자신의 이야기를 개진하기 이전에 타인의 이야기에 먼저 귀 기울이는 자세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타인과 적극적으로 대화, 소통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그 다양함 가운데 통일성을 구할 때 비로소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삶에 미칠 영향은 이전의 산업혁명이 미친 영향에 비해 대단히 크고, 광범하며, 일정한 면에서 근본적이다. 그 근본적 변화의 가능성을 직시하며 유럽의회는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발전을 일정하게 통제하기 위해 로봇에게 전자 인격이라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며 로봇이 인간에게 봉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결의를 채택하였다. 미래를 걱정하는 과학자들은 미국의 아실로마에서 살인 로봇의 개발을 금지하며 신기술에 의한 과실을 골고루 분배할 것을 요구하는 등의 23개 조의 로봇 개발 원칙에 서명하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결국 인간이 변화의 주체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앞서서 가는 길을 여는 것은 설레기도 하지만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능동적, 적극적 자세를 견지하며 길을 찾아 나설 때 미지의 길은 그 스스로를 열고 방향을 인도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길을 열어가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변화를 능동적,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대비할 때 미래는 밝게 다가 올 것이다. 두려움을 거둬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어 적극적으로 길을 열어 가야 할 때다.

 

  윤우섭 원장(한국교양기초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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