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히 자란 창의공과대학 중앙정원의 나무들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옛날 신문을 통해 우리대학이 그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지 그 변천사를 <원대신문>의 사진을 통해 소개한다. / 편집자
 
 '캠퍼스가 아름다운 대학'하면 우리대학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인터넷 포털 사이트 엠파스 랭킹 서비스에서 실시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학 캠퍼스는 어디일까요?'라는 설문에서 우리대학은 참가자 3천 192명 중 18%인 585명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그 이후로도 꾸준히 순위권에 올라오고 있다. 우리대학 학생뿐만 아니라, 익산 시민들도 즐겨 찾는 이곳. 이토록 우리대학이 아름답다고 소문난 이유는 무엇일까?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건 수덕호(水德湖)와 자연식물원이다. 수덕호는 꽃과 나무들 사이에 둘러싸여 여름이면 시원한 분수를, 겨울엔 차분한 풍경을 만들어 준다. 또, 자연식물원은 식물에 관한 교육 및 연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학생들의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1987년에 설립됐는데, 작은 규모의 약용식물원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그 규모가 무척 커져 타 지역 사람들도 입소문을 타고 방문할 정도다. 이 둘의 공통점은, 정성 들여 조성한 이후에도 꾸준한 개선과 관리가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수덕호와 자연식물원, 이 두 공간만이 '원광대학교 캠퍼스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건 아니다. 우리 주변에 항상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이들, 바로 나무들이다. 이 계절이면 수덕호 주변과 학생회관 근처에 만개한 벚꽃이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여름에는 길가를 따라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가을에는 화려한 단풍색에, 겨울에는 하얀 눈에 소복이 감싸인다. 계절마다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나무들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를 든든히 지탱해 준 버팀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끝일까? 아니다.
 꼼꼼하게도 학교 외관뿐만 아니라 단과대학 근처, 혹은 내부에도 많은 정성을 쏟았다. 생활과학대학 앞의 사분원(四分園) 정원부터 시작해서 정문과 노천극장 사이의 길, 학생회관과 노천극장 사이의 오르막길, 교학대학 뒤편, 그리고 약학대학과 박물관 사이 등… 평소 자주 가 보지 않았던 길들, 혹은 많이 다녔더라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길들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대학에는 정말 많은 수종의 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1992년 원대신문에 실렸던 말을 인용하자면, '조경에 대한 투자와 아름다움, 타 대학보다 으뜸'이라고 적혀 있다. 토씨 하나 틀린 것 없이 맞는 말이다. 혹시 연인이 있다면 꼭 함께 걸어가기를 추천한다. 없다면 혼자라도 좋다. 걸어 보면 바로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봤지만 조금 안타까운 곳이 있다. 바로 창의공과대학의 중앙정원이다. 무려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원형이 남아 있는데, 그때 심었던 어린 나무들이 지금은 4층 건물 높이까지 자라났다. 학생들의 아늑한 휴식처였던 이곳은 담배 냄새가 빠지지 않는 흡연 공간이 돼 버렸다.
 잠깐 발길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자.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 사소하지만 항상 내 근처에 있는 것들을 보고 있으면, 사소하지만 여유가 생긴다. 소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잃어버리기 전에 찾아내어 잘 가꾸고 보살펴 주자. 사소한 여유가 삶의 여유가 되고, 소박한 행복은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조현범 수습기자 dial15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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