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저명한 영화감독 한 명을 지금 머릿속에 떠올려 보라. SF계의 대작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또 가까이는 <괴물>의 봉준호 감독 등 수많은 감독들이 생각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여성영화감독 한 명을 떠올리라면? 누구를 딱 생각해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여성영화제'는 바로 이러한 의문점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 벽 한 면을 가득 채운 제8회 익산여성영화제 포스터
 
 
여성영화제의 취지와 바람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에서 익산여성영화제가 개최됐다. 영화제에서는 하루 2~3편의 영화 상영이 이뤄지고, 그 후 감독과 관객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익산여성영화제는 지난 2010년부터 매해 개최됐으며, 여성을 주제로 한 영화를 통해 여성들이 감독과 관객 어떤 위치에서든 서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시작됐다고 한다.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은 주최단체에서 현재 여성과 관련된 이슈를 골라 주제에 맞는 영화를 찾고, 배급사나 감독과의 연락을 통해 결정한다. 여성영화제가 보여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남성감독들이 제작한 영화에 대한 반항도, 성차별적인 부분에 대한 개선도 아니다. 단지 여성의 시각에서 어떤 영화가 만들어지는지 관객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것이다. 여성영화를 봐 주고 이해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그 소수만이라도 꾸준히 영화를 사랑해 줬으면 하는 것이 주최 측의 바람이다.
 
여성영화 제작지원과 미래 향후 계획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여성영화제 이외의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있다. 영화를 제작하고 싶지만 경제적 혹은 주변 환경이 여의치 않아 이에 대해 막연함을 느끼는 여성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우선  200만 원 상당의 장비와 공간은 기본이고, 영화에 대한 기초지식이 전혀 없는 여성들에게도 교육을 통해 제작을 돕고 있으며, '익산여성영화제 폐막작'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영화를 만들고 상영하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는 것은 '함께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함께 이야기하지 않으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이야기함으로써 여성영화에 대한 결핍이 무엇인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탐구해 봐야 한다. 비록 대중들 입장에서는 흥행과 거리가 먼 성격의 영화들이 대다수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런 대중적인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성에 대한 무의식적인 차별
 '여배우', '여군', '여류작가'. 평소 우리가 자연스럽게 쓰는 단어들이다. 상대적으로 '남배우', '남군', '남류작가'는 통용되지 않는 점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남성의 사회 활동이 주류였던 시대의 차별적인 잔재라고 말할 수 있다.
 외국에도 성차별적인 단어가 존재한다. 'waiter'와 'waitress'의 의미가 분리돼 있고, 'policeman'과 'fireman'처럼 남성을 나타내는 'man'이 한 직업군의 명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일찍이 남녀 구분이 없는 단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server', 'police officer', 'fire fighter'라는 단어가 통용되기 시작했다. 이것을 'Gender neutral language'라고 부른다. 성은 구별할 수 없고 성 자체만으로 중립적인 의미를 지닌다는 뜻이다. 'herstory'라는 말이 왜 없는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만약 지금까지 'history'가 차별적인 단어로 느껴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성에 대한 인식을 바로 세워야 할지 모른다.
 
우리대학 학생들의 노력
 안티페미니즘주의자들은 페미니즘이 '남성은 적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우월하다'라는 여성우월주의 사상을 주장한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페미니즘은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대학 김보경 여학생회장(복지보건학부  3년)은 "페미니즘은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가지기 위한 여성들의 노력'으로 정의되며, 남녀 모두를 위한 가치를 대변하는 것이 페미니즘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성별을 막론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가 없어지길 소망했다.
 실제로 우리대학 여학생회에는 여학생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학생도 여학생회의 일원으로 여성의 복지 및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하며 여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있다. 또한 공약으로 내세웠던 '몰래카메라 탐지', '가로등 설치 및 확충' 등의 사업을 진행하며 여성뿐 아니라 모든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익산여성영화제의 '여성'이라는 단어도 차별이라고 느껴지는가? 이러한 시선에 대해 이예슬 익산여성영화제 홍보담당자는 "여성영화제는 있고 남성영화제는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만들고 안 만들고'의 차이다. 스스로 차별받는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고 말한다. 남녀 구분 없는 사회는 어쩌면 불가능할지 모른다. 다만 우리가 만들어야 할 사회는 차별이 될 수 있는 것들을 고쳐 가며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강동현 수습기자 kdhwguni16@wku.ac.kr
정인경 수습기자 jik9353@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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