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포 신항만에 인양된 옆으로 뉘여진 세월호
▲ 아직 미수습된 9명의 희생자 사진이 놓여있다
 3년 전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슬픔에 빠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바로 세월호 참사다.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수학여행을 가다가 발생한 참사였다. 300명이 넘는 승객들을 태우고 가던 세월호는 진도 앞바다를 지나던 중 침몰했고, 팽목항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지난 11일 세월호 선체 인양을 진행 중인 목포 신항만에  본 기자가 취재를 다녀왔다.
 
   목포 신항만의 아침
 아침 6시 광주에서 출발해 7시에 목포 신항만에 도착했다. 당시 날씨도 함께 세월호 참사를 슬퍼해 주는 것인지 거센 바람과 눈물 같은 비가 내렸다. 수많은 경찰들이 세월호가 있는 곳까지 배치돼 있었고, 세월호 선체를 보기 위해서는 별도로 준비돼 있는 버스에 탑승해야만 했다. 들어가는 길목에는 삼엄한 경비와 철저한 보안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도착 당시 엄청난 바람이 불었지만, 아직도 세월호 안에 갇혀 가족 곁으로 돌아가지 못한 희생자 분들을 생각하니 전혀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경찰들은 보안을 위해서 허가받은 자가 아니면 촬영을 할 수 없도록 통제하고 있었다.
 세월호 근처에는 이른 아침인데도 세월호의 진실을 원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보였고, 허가받지 않은 기자들을 막고 있었다. 하지만 공중파 방송사, 케이블 방송사에서는 이미 방송 송출과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컨테이너 박스를 가져다 베이스 캠프를 설치해 둔 상태였다.
 자원봉사 부스도 편지쓰기, 리본달기, 식사 제공 등 많은 부스가 줄지어 있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객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그중에는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추모객들도 여럿 눈에 들어왔다.
 실제로 보게 된 세월호는 옆으로 뉘여져 있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선체 전체에 녹이 슬어 제 모습을 잃은 지 오래였다. 근처에는 펜스가 쳐져 있었고, 펜스에는 아직도 찾지 못한 미수습자 9명의 사진과 그 유가족들의 편지를 현수막으로 만들어 걸어 뒀다. 한쪽에는 300명이 넘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사진을 붙여서 만든 현수막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잊지 말아주세요 4월 16일
 정영수 씨(세월호 추모 자원봉사자)는 "10대, 20대 학생분들이 희생자 학생들의 또래 친구들이다.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날짜만이라도 기억해 주시고, 단 하루만이라도 멀리서 함께 추모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복남 씨(세월호 추모 자원봉사자)는 "우리나라 학생들보다는, 세월호 희생자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다. 어른들은 항상 어른들이 하는 말만 들으면 된다고 했는데, 그 말을 듣다가 이렇게 만들어서 정말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 어른들의 말만 들으라고 해서 정말 미안하다. 우리는 어른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학생들에게 강요를 해오고 있다. 정말 부끄럽고 어른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미안한 마음을 쏟아냈다.
 김세연 씨(목포해양대학교 2년)는 "제 친구 한 명이 당시 세월호 사건 희생자 중 한 명이어서 매년 추모 날짜가 다가오면 이렇게 찾아오게 된다. 여기에 모든 희생자들의 사진이 붙어 있는데, 그중에서 제 친구의 얼굴을 찾았더니 눈물이 많이 났다. 해양대학교에 온 이유 중 하나가 제 친구를 절대 잊지 않기 위해서이다. 꼭, 세월호의 진실이 모두 밝혀졌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침몰 그리고 인양
 세월호에는 980톤 이상의 화물이 실리면 안됐지만 늘 2천 톤 이상의 화물이 실렸다. 조타수의 실수로 인해 20도까지 기울고 화물이 쏟아져 30도까지 기울었다고 주장했는데, 고작 20도로 인해 화물이 쏟아진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일본의 아리아케호 사고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고박이 안 된 차량은 22도, 컨테이너는 25도, 2단 적재 컨테이너는 29도를 넘어서야 쏟아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세월호 인양작업이 지난 11일 완료되면서 본격적으로 미수습자 수색 절차에 착수했다. 선체 세척 등 수색을 위한 준비작업이 오늘까지 진행되고, 지난 16일에는 내부 수색 및 수습이 시도됐다. 정부는 현장에 10개 국방부 직할부대 및 기관이 상주한 현장수습본부를 운영하며 수색 작업 전반을 총괄했다. 선체조사위도 금주까지 선체 내부 조사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미수습자 수색을 위한 움직임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2일 오전 세월호 외부 전체를 세척할 고압 세척기 6대를 설치하고, 선체 외부 장애물을 제거하는 등 선체 수색 준비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오늘부터 선체 수색 준비 작업이 진행됐으며, 다양한 공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시행됐다. 지난 16일에는 선체 위해도 및 안전도 검사가 이뤄졌으며, 준비 작업은 오늘 완료된다. 이를 위해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목포 신항 철재 부두에 해수부를 주축으로 10개 기관, 공무원 105명이 상주하는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를 꾸리고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이하 선조위)는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을 위한 로드맵을 짜고 있는 상황이다. 선조위는 진상규명과 관계없는 객실 부분은 작업자들의 진출입로 마련을 위해 일부 파기하거나, 절단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선수와 선미 쪽에 1~2곳씩 진입로를 뚫을 계획이다.
 
   희생자를 위한 눈물
 4월 16일 세월호 3주기 행사가 열린다. 진도의 팽목항과 목포의 신항만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전국민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양을 통해 세월호 미수습자들을 발견해 한시라도 빨리 남은 9명이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길 바라본다.
 
 

   이병훈 수습기자 lbh672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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