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일주일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으면 어떻게 될까? 의식주가 모두 제공된다는 조건하에 사람에게는 창조와 권태만 남게 된다. 아무리 게으르고 자기 개발이 덜된 사람이라도 외로움과 마주하게 되면 계속 무언가를 떠올리게 되고 그것을 글로 쓰고 싶어 한다. 또 아무리 활발하고 계획적인 사람이라도 사람을 만나지 않고 혼자 있다 보면 나태함과 권태를 느끼게 된다. 이것은 신기하거나 이상한 것이 아니고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본질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어떠한 환경에서든 자기 자신을 개발하고 발전시키고 싶어 한다. 직립보행이 그렇고, 우리가 21세기에 보고 듣고 느끼는 전부가 본능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우리는 우리가 이룬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런 자기 개발과 발전을 가진 사람이 왜 권태를 느끼느냐, 그것 또한 사람의 본능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지구상에서 가장 외로운 동물이다. 중심이 되는 무리에 속하지 못하면 걱정하고, 혼자가 되면 고독해진다. 방에 틀어박혀 있는 일주일 동안 아무리 자기 개발을 하고 발전한다 해도 사람은 본능적으로 외로움을 느낄 것이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창조는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 되고, 하루는 목적지 없는 이정표가 된다. 권태를 느끼고 창조에 힘쓰는 몇몇 소수의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반 며칠 동안 창조에 빠져 있다 남은 나날을 권태롭게 보낸다. 물론 일주일 내내 창조에 미쳐 있는 모차르트 같은 천재들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돌연변이에 가깝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권태를 느낀다. 나는 외롭지 않고 권태로움을 느끼지 않을 거 같다고? 그렇다면 당장 집안의 모든 전자기기를 창고에 처박고 노트와 펜, 일주일 동안 먹을 음식을 준비해 보자. 우리가 혼자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건 우리가 독립적인 사람이어서가 아니고 우리가 21세기에 살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재원(문예창작학과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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