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 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신문에는 단 한 줄도 싣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부끄러워 붓을 놓는다."
 위 글은 1980년 5월 20일 5.18 민주화운동 진행 중 계엄군에 의해 처참히 진압당한 장면을 신문에 실지 못한 전남매일신문기자의 집단 사직서 내용이다. 5.18 민주화운동은    5월 18일을 시작으로 27일까지 광주 시민들이 군사독재에 저항한 대규모 민주화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4.19 혁명과 후에 일어난 6월 항쟁과 함께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게 된 사건이자, 광주 시민과 진압군에게 아물지 않는 상처를 남긴 민족의 비극이기도 했다.
 
  군화에 짓밟힌 민주주의
  1980년 5월 18일, 계엄군은 광주의 대학교를 장악하고 휴교령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계엄군과 대치 상태를 이루며 계엄령 해제와 계엄군 철수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에 계엄군은 학생들을 난폭하게 진압했다. 학생시위대가 진압을 피해 시내로 이동하자, 계엄군은 시위대와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진압하기 시작했다. 길거리의 무고한 시민들은 물론이고, 건물 내부까지 뒤져가며 강제적인 진압과 구타를 서슴없이 자행했다. 그 결과 많은 부상자와 연행자들, 심지어 사망자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19일과 20일에 걸쳐 이뤄진 계엄군의 진압과 발포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는 점점 불어났다. 21일 시위대는 장갑차와 버스를 동원하여 도청까지 진출했다. 이에 후퇴한 계엄군은 실탄을 지급받고 시위대를 향하여 사격했다. 1시간 동안 계속된 사격으로 50여 명이 사망하고 5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시위대는 시외지역의 무기고를 점거해 무장하고 계엄군을 향해 응수했다. 결국 계엄군은 도청에서 조선대와 광주교도소로 철수했다.
 계엄군은 27일 마지막 날 탱크를 끌고 와 도청에 있는 시위대를 포위하고 마지막 투항의 방송을 남겼다. 하지만 시위대의 반응이 없자 도청에 화력 공세를 펼쳤고, 광주민주화운동은 그렇게 무수히 많은 사망자를 낸 채 종결됐다.
 
  우리 학교 내 5.18
 중앙동아리 한비와 역동, 그리고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맞아 지난 13일 광주와 성주를 방문했다. 이들은 연례적으로 5.18을 잊지 않기 위해 광주를 찾는 활동을 하고 있다. 반면 중앙동아리 한비는 이례적으로 최근 사드 배치로 국가와 대립하고 있는 성주를 찾았다. 현재 5.18 정신이 필요한 곳은 성주이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언급했다. 이들이 말하는 5.18정신은 민주주의와 통일정신이다. 사드 문제 역시 배치 과정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거쳤다면 갈등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애초에 남북 관계가 원활히 해결됐다면 제기되지 않았을 문제였기에 지금이라도 이런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한비 전 회장 허명석 씨(한의대 대학원 재학 중)는 심경을 토로했다.
 또한, 지난 16일 역동과 길벗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인 1980년 5월 21일, 광주에서 발포된 총을 맞고 사망한 우리대학 한의대 출신 77학번 임균수 열사를 기리기 위한 강연에 참가했다. 임균수 열사의 동기 강익현 씨가 강사로 초빙돼 눈길을 끌었으며, 강연을 통해 사건 당시 계엄군이 몰려왔을 때 농성을 벌이며 저항을 했던 상황을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고, 역동 회장 윤승범 씨(철학과 2년)는 언급했다.
 
  오늘날 5.18의 흔적
 올해로 37주년을 맞이하게 된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은 5.18 유공자와 민주화운동 관련자 등 1만여 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졌다. 특히 이번 기념식에서 주목할 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추모하는 노래이자 한국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민중가요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9년 만에 제창됐다는 사실이다. 5.18 단체의 끊임없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평소 합창 방식으로만 불렀던 이 행사는 문재인 정부로 국정이 바뀌면서 가장 큰 변화를 이뤘다. 한편 이번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여군 헬기 조종사 출신이자 첫 여성 국가보훈처장으로 임명된 피우진 보훈처장이 제창에 참여해 큰 주목을 받았다.
 2011년 5월 25일, 5.18 민주화운동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서포터로 참가한 국가기록원은 5.18 민주화운동 자료와,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광주 시민도 증언자료 검토에 참여하면서 9개의 주제로 분류된 자료가 만들어졌다. 이 자료는 5.18 민주화운동의 사건 발생과 억압에서부터 진상조사 활동과 보상에 이르기까지를 정리한 기록물들이다. 즉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 향상을 보여주는 교과서에 가깝다.
 게다가 유네스코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전환점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 전환점이 동아시아 국가들의 민주화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5.18 민주화운동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으며 높게 평가받았다.
  하장수 기자 gkwkdtn06@wku.ac.kr 
강동현 수습기자 kdhwguni16@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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