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둔화되면서 취업난이 모든 나라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오늘, 인구 대국인 중국은 더 심각하다. 중국에서는 대학교 졸업생이 매년 800만 명씩 쏟아져 나오면서 청년들의 취업난이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이러한 현실 속에서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대학교 졸업생들의 수 역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14년과 2015년 다소 감소됐던 대학원 진학률이 2016년 껑충 늘어나면서 경제성장 둔화로 인한 심각한 취업난이 젊은이들을 대학원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견해들도 나오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학원 신청자들은, 베이징이 지난 2015년보다 6.8% 증가했고, 허베이성은 8.4%, 요녕성은 11.7%, 쨩쑤성은 11.12%로 근래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한, 졸업생 새내기들보다 취업 1~2년 뒤 다시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사람들이 훨씬 많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교육인터넷설문플렛폼에서 조사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졸 응답자 3만 7천 665명 중 "취업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졸업 후 봉급을 더 많이 받기 위하여"를 대학원에 진학하는 이유로 꼽은 사람이 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명문에 들어가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18%로 2위를 차지했으며, "학술연구에 흥미를 가져서"가 15%로 3위를 차지했다. 또한, "취업하기 싫어서"로 답한 사람도 13%, 아무런 원인과 목적도 없이 그냥 주변의 친구들이 다 하기 때문에 "유행에 따른다"는 응답자도 1%나 되었다. 자신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자기개발이 대학원 진학의 주요 원인이라고는 하지만, 직장 여건이나 낮은 보수에 대한 불만족함으로 취업을 도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관련자들은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관련 설문조사에 응한 36만 2천 129명의 대학 졸업자 중 70%나 되는 사람들이 자신의 월급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정부에서 교육에 투자하는 예산을 늘려 석·박사 교육정원이 매년 60만 명을 돌파하면서 일시적으로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긴 했지만, 일부에선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자립을 꺼리는 젊은이들의 은신처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43%나 되는 응답자들이 자신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대학원 진학의 요인으로 꼽았지만,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해서 취직이 용이하고 월급도 높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특히, 근래 대학원생들의 입학 성적이 지속적으로 크게 저하되고 있는 것은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응시자들의 학업 능력과 수준도 많이 떨어지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교육부의 관련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70%나 되는 과목이 만점 100점에서 합격 점수가 30여 점인 것으로 나타났고, 응시자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인기 과목인 경영학은 전통적으로 합격 점수가 가장 높은 과목인데도 불구하고 2011년의 55점에서 2016년 46점, 경제학과도 55점에서 45점으로 떨어졌다. 대학원생 정원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학업 수준도 많이 저하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육 여건도 갖추지 못하고 교수진과 행정 인원들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대하는 것만큼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취업이 어렵다고 해서 무턱대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보다 자신의 전공, 자신의 학습능력, 취업 현황 및 기타 여러 가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또한 취업에 대한 기대치를 현실에 부합되게 조절하여 적절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정화 교수(공자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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