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때문에 대학생들의 휴학은 필수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뿐만 아니라 각종 고시 준비 때문에 노량진 학원가는 북적이고 있다.

 요즘 라디오나 신문 등을 펼쳐보면 자연스럽게 ‘취업준비생’이 한 직업군으로 형성돼있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당연시되던 명함은 아니었다.

군복무 중 휴가 다녀온 전우들의 바깥 세상 이야기는 목마른 우리를 촉촉히 적셔 줬다. 그러나 요즘은 토익점수 900점대도 취업할 데가 없다느니, 졸업하고 2년의 취업준비기간은 필수라는 등 위화감을 조성하면 정말 다시는 꼴도 보기 싫은 군대에 말뚝을 박아야겠다는 결심을 심어준다.

 그런데 막상 기업체에서는 사람이 없다고 난리다.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어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학이 산업현장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지 못한다는 것인데 식상하다. 이건 그냥 넘어가자.

 시장형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취업시장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것도 연봉, 곧 나의 ‘가격’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하자면 ‘평생직장’까지 포함된다. 그래서인지 부화뇌동이라는 말처럼 인기있는 직업에만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자신이 재미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하려는 걸 따라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내가 무엇을 재미있어 하는지, 이력서를 쓰고 있는 나의 5년 뒤 모습을 그려보자. 영어를 잘 못한다고? 최소한 6년 넘게 공부한 영어를 자신없어 하는 것도 반드시 알아야 할 만큼 급한 게 없었던 것은 아닌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어 영어가 필요했다면 유학준비를 끝마쳤을 지도 모른다.

 자신이 미치도록 원하는 것을 목표로 ‘평생직장’보다는 ‘평생직업’을 가져보자. 이게 바로 내가 원하는 것은 아닌지.

윤 기 수 (전기전자및정보공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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