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라는 계절은 학기를 준비하는 우리와 많이 닮았다. 맑게 갠 파란 하늘과 아득한 수평선이 어디까지고 이어진 바다를 생각하면 들뜨지만, 길 위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마음이 꺾여 밖에 나가기가 싫어진다. 방학 동안 못 만난 친구들과 보낼 학교생활이 기대되지만, 학점과 지루한 강의를 생각하면 또 방학이 끝나가는 게 아쉬워진다. 나태하게 두 달을 보낸 자신을 자책하기도 하고 빈둥대다 늘어난 아랫배를 보며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혹은 1학기보다 더 나은 학교생활을 해보자고 새로운 다짐을 하기도 한다. 나는 2학기가 1학기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2학기는 적응하는 동시에 기존의 것을 변화시키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신입생들은 학교에 점차 적응해가면서 학교생활에 익숙해지지만 그와 동시에 익숙해지기 위해 자신의 몇몇 것들을 버리거나 변화시킨다. 적응하기 위해 변한다는 게 웃기다면 웃긴 말이지만 나는 대부분의 신입생들이 이런 감정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고 내 주변도 그랬다. 물론 재학생들도 신입생이라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되는지, 아니면 이미 틀어진 관계를 어떻게 개선해야 되는지,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고민한다.
언뜻 보면 1학기가 새롭고 변화의 시기인 것 같지만 익숙해진 2학기야말로 더 복잡하고 더 변해야 되는 시기다. 본래 변화는 익숙해질 때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2학기 때 꼭 변해야 되고 무엇을 개선해야 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나를 포함한 우리대학에 다니는 학우 모두가 2학기 때는 1학기 때보다 더 나은 대학교 생활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가 어제오늘 한 고민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거니까.
                                                                                                      이재원(문예창작학과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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