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1980년대 초 『제3의 물결』이란 저서에서 인류의 문명이 농업단계, 산업단계를 거쳐 제3의 물결인 정보혁명 단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밝혔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분야에서 초고속으로 진화·발전하고 있다. 미래 인공지능은 과거 축적된 지식과 정보를 그대로 사용하는 수동적 형태가 아니라, 스스로 새 지식을 창출하여 지적 경험의 세계를 능동적으로 확장시켜 가고 있는 것이기에 놀라움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차 산업혁명 그 자체는 빈부격차, 테러와 이민자의 급증, 폭력과 안전위협, 자살과 우울현상 등 다양한 사회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 사회는 다양한 분야에서 오히려 지배와 종속관계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사회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문명의 대립과 충돌, 안전에 대한 위협과 갈등현상, 지배와 종속의 관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길을 어떻게 모색할 것인가? 현대사회는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생명평화의 소명의식과 실천을 요청한다. 대학은 단순히 직업을 얻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인류사회가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해결하고자 하는가를 반문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수많은 난민들의 유럽행은 세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지만, 영국의 유럽연합탈퇴(Blexit)선언 및 유럽테러의 고조 등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학사회는 '생명평화학'을 정립하고 실천하는 학문의 장을 펼쳐야 한다. 현대사회는 민족과 종교, 이념과 빈부 등의 격차로 인한 국가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소외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근저에는 생명과 평화보다는 경제와 개발을 우선시하는 '근대문명'의 본질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위기'는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고통스러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데 기인한다. 개인에게 엄격히 적용되는 '도둑질' 또는 '살인' 등에 대해 강력히 제재하는 국가 법률은 인류 역사의 세계 질서에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강대국의 약소국 침략과 식민지 건설, 전쟁을 정당화하는 살인적 행위 등은 올바른 인류의 문명이라 볼 수 없다. 대학사회가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문학적 이론과 방법을 제시하고 생명과 평화를 존중하는 사회를 이루는 실천적 학문으로 정립된다면 '인문학 위기'라는 말 자체는 사라질 것이다.
 원광대학은 생명을 존중하고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는가? 4차 산업혁명시대에 생명 존중과 인류평화 실현을 이루기 위한 보편적 가치를 제공하는 인문학, 그리고 사회적 갈등과 병리현상을 치유하는 학문의 장을 크게 펼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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