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우리대학에서 개교 7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지금이 2017년이니까 71주년…. 복잡하고 정교한 사칙연산 끝에 1946년에 뿌리가 있음을 찾아냈다. 1946년 5월에 유일학림으로 시작한 우리대학은   1953년에 원광대학으로 더 큰 뜻을 품게 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던가. 봉황의 뜻을 품고, 필요한 기관들을 하나하나 설립해 나간 지 10년째 되던 해였다. 지금으로부터 54년 전인 1963년 4월. 눈이 녹고 새로운 새싹이 돋아나듯, '원광대학교 핸드볼부'가 창단됐다. 여자 핸드볼부도 몇 년간 존재했었지만, 내부 사정으로 인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게 됐다.

 
 기자는 핸드볼부와의 만남을 위해 나름 준비를 많이 했다. 핸드볼에 대한 설명도 찾아보고, 동영상도 검색해 봤다. 머릿속으로는 10분 전에 도착해서 미리 준비하는 계획까지 세워놨었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세워놨었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 예상했을 것이다. 그렇다. 첫 만남부터 늦어버렸다. 비록 1분이지만, 그보다 먼저 와서 대기하고 있을 선수들을 생각하니 송구스러울 뿐이었다.
 '이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인가?'라는 주제로, 10여 쌍의 눈빛이 기자를 살피고 있었다. 기자는 선수들 앞에서 조심스레 자기소개를 하고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일단 감독님 소개부터 차근차근 풀어보겠다.
 현재 핸드볼부는 16명의 선수와 김원정 코치, 정호택 감독이 한 팀을 이루고 있다. 정호택 감독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핸드볼 이야기가 시작되자 언제 아팠냐는 듯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핸드볼부는 국내에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해외와의 교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상해로의 전지훈련을 통해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고, 일본의 중부대학교와 협약을 맺어 상호 발전을 도모하기도 했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일본 대학의 핸드볼 선수가 우리대학에서 배우고 싶다고 찾아온다는 점이다. 그만큼 우리대학 핸드볼부를 알아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전국의 대학 중 핸드볼로 용호상박을 다투는 대학교가 세 곳이 있다고 한다. 바로 한국체육대학교, 경희대학교, 그리고 우리대학이 그 주인공이다. 대회 마다 우승을 다투는 세 대학 사이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수십 년간 선배들이 쟁취한 영광을 우리가 더럽힐 수는 없다. 그렇기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자의 가슴은 마치 경기장에 가 있는 것처럼 뜨거워졌다.
 정호택 감독은 선수들에게 '희생·질서·바른 인성' 그리고 '포기란 없다', 이 네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포기란 없다'는 말이 가슴에 남았다. 우리대학 핸드볼부의 경기 스타일은 '철통같은 수비와 날카로운 공격'이라고 말한다. 핸드볼 경기를 본 적이 있다면 알겠지만, 매우 거친 스포츠다. 육탄전을 방불케 하는 몸싸움, 눈에 간신히 보일만한 속도로 던져지는 공, 단 몇 초 사이에 벌어지는 공속과 수비의 순간들….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을 막아내고, 포착해서 찌르는 경기는 감탄의 연속이었다. 이런 경기 속에서 정호택 감독은 "수학공식 풀어 나가듯 차분하게"를 지시한다. 불꽃같은 경기력에 빙하 같은 차분함을 겸비하면, 칼날은 더욱 예리해질 수밖에 없다.
  (다음호에 계속)
  조현범 기자 dial15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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