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대학 SNS 익명게시판에 '화장실 테러범들은 보시오'라는 재미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재치 있는 솜씨로 인류의 위생을 책임지는 위대한 발명품인 변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와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많은 학생은 '속이 다 시원하다', '맞는 말만 한다'는 댓글을 남기며 글쓴이의 글에 공감했고, 공공장소에서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학생들을 비판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 길거리나 식당 또는 공연장에서 잘 모르는 타인과 부딪히거나 여러 명이 모여 있는 길을 지나쳐야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은 길거리를 걸어가면서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치거나,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에서 상대방의 발을 밟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상대방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몇 번 정도 건네 보았는가? 물론 몇몇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언짢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몸살을 앓고 있는 거리들
 개강을 맞아 쓰레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각 단과대학 마다 쓰레기통이 비치돼 있지만, 넘쳐나는 쓰레기를 감당하기에는 벅차 보인다. 간혹, 넘치는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해 방치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창의공과대학에서 청소 업무를 맡고 있는 민정자 씨(62)는 "아침부터 퇴근 전까지 화장실 청소하기 및 휴지 채우기, 각 층별 쓰레기통 비우기 등 많은 일을 한다. 하루 일과가 고되고, 힘들지만 학생들이 아들, 딸 같아서 더욱 열심히 청소해 주고 싶다"고 전했다. 덧붙여, "쓰레기를 버릴 때 되도록 분리수거하기 쉽도록 음식물 쓰레기는 한 그릇에 모아 버려주면 일이 조금 더 수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것은 비단 우리대학 내의 문제만이 아니다. 대학로 거리도 마찬가지이다. 거리에는 불법으로 투기한 쓰레기들이 넘쳐나고, 원룸 앞에 위치한 전봇대 밑은 이미 쓰레기 투기장으로 전락해 버렸다. 익산시청 청소자원과 이재신 주무관의 말에 따르면, "대학로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쓰레기의 고약한 냄새와 날아다니는 벌레들로 인해 분리수거함과 쓰레기통을 없애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골치가 아프다"고 밝혔다. 하지만 넘쳐나는 쓰레기에 비해 거리에 배치된 쓰레기통은 찾아 볼 수 없다. 지난해 포털사이트 '잡코리아'에서 대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쓰레기 무단 투기'에 대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쓰레기 무단 투기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어서'가 43.5%, '주변에 쓰레기가 쌓여있는 곳이 있어서'가 31.8%, '바로 버리는 게 편해서' 19.9%, '기타'가 4.8%로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어서'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대학로에 쓰레기통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더 중요한 건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테이크아웃 잔, 각종 전단지 등 아무 생각 없이 길거리에 버려지는 쓰레기가 다른 이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나 하나쯤인데 어때',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러는데 뭐'와 같이 안이한 생각이 아닌 '내가 먼저'라는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거리는 조금 더 깨끗해질 것이다.   
 
  뿌연 연기는 싫어요!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에 따르면 대학교 내 모든 실내 건물은 법정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정규수업이 끝난 후, 몇몇의 흡연자들은 학생들이 귀가하는 틈을 타 화장실 또는 빈 강의실, 혹은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구석에 삼삼오오 모여 뿌연 연기를 내뱉는다. 몰래 흡연하는 학생들 때문에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고, 다른 학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우리대학의 흡연부스 설치가 미흡한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뿐만 아니라 흡연구역의 경계가 모호하고, 흡연자 숫자에 비해 흡연구역이 부족해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애매한 흡연구역 설정 때문에 비흡연자들은 쉽게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비흡연자인 정아현 씨(영어영문학과 2년)는 "다른 단과대학으로 수업을 가는데, 길거리에서 담배연기를 마주할 때마다 힘들다. 잠시만 스쳐 지나가도 머리카락에 냄새가 배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다. 학교도 흡연구역을 제대로 명시해 주지 않아 의도치 않게 간접흡연을 하게 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흡연자인 오준석 씨(도시공학과 2년)는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와보니, 흡연 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었다. 공대 정문은 물론 기숙사 근처 흡연구역도 학교에서 규제하고 있는 터라, 흡연구역을 찾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학교에서도 무조건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흡연자들을 위한 대책을 강구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우리대학에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 내 흡연구역의 경계를 정확히 해 학생들에게 알리고, 흡연자들이 정해진 장소에서 담배를 피운다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깊은 밤, 휴식이 필요해요
 우리가 지나다니는 거리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공중도덕이 요구된다. 수업을 마친 후, 지친 몸을 이끌고 기숙사에 도착해 방안에 있다 보면 여러 가지 소리가 들려온다.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소리는 물론, 윗방에서 게임하는 소리, 다른 학생들이 슬리퍼를 끌며 복도를 걸어가는 소리, 세탁기와 탈수기가 돌아가는 소리, 심지어 옆방에서 두드리는 키보드 소리까지 상하좌우 할 것 없이 갖가지 소음이 들려온다.
 어학관에 살고 있는 유시진 씨(중등교육과 1년)는 "1교시 수업을 듣기 위해 아침 일찍 기숙사를 나섰다가 저녁 늦게 들어오는데, 밖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샤워 후 밤늦게 드라이기로 머리카락 말리는 소리 때문에 휴식시간을 방해받는다. 같이 쓰는 기숙사인 만큼 서로서로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학림관에 살고 있는 김나래 씨(도시공학과 2년)는 "소리에 예민하지 않아 밖에서 들리는 소음은 괜찮지만, 화장실에 몰래 버리고 가는 쓰레기, 볼일을 본 후에 물을 내리지 않아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행동은 삼가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기숙사생들은 공공장소 내 정해진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많은 불편을 느끼고 있다. 하루를 마치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에 '소음'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온다면 우리가 감당해야 할 짜증과 화는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것이다. 언젠가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한다면, 불청객도 쉬 물러나지 않을까?
 
 현대사회가 점점 각박해지고, 자기 자신만을 위하는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다. 각박해지는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은 거창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차근차근 지키면 된다. 정해진 장소에 쓰레기 버리기, 공동생활을 위한 규칙 지키기, 다른 사람의 입장 생각해보기 등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나 하나쯤인데 어때'와 같은 생각이 아닌, '내가 행동함으로써 다른 사람이 바뀐다'는 생각을 가지며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을 지녀야 할 때다.
 
 
 
  김하영 기자 hamadoung13@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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