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일방일(拈一放一).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를 놓아야 한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우리는 모두 '무엇'을 위해 '또 다른 무엇'을 포기하곤 한다. 그리고 우리가 삶에서 포기하게 되는 '또 다른 무엇'은 대부분 자유다. 학생은 미래의 직장을 위해 오늘의 자유를 포기하고, 직장인은 편안한 노후를 위해 지금 쓸 돈을 아껴 저축하며, 기혼자는 내 아이의 시간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포기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꿈꾸는 삶이 내가 포기하고 있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맞는 걸까? 나이를 먹고 인생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고 후회하지는 않을까? 그래서 나에게 자유가 주어졌을 때 내가 느끼게 될 행복을 떠올려 보았다. 아마 피곤하지 않을 만큼 잠도 푹 자고 일어날 것이고, 좋아하는 만화책도 날이 새도록 읽을 것이며, 시간이 아까워 몇 번 하지 못한 게임도 실컷 하게 될 것이다. 적어도 하기 싫은 일은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니, 내가 사는 오늘보다는 훨씬 행복한 하루가 되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곧 그런 '행복한 매일'을 보낼 자신이 없어졌다.
미래에 구속되지 않고 마음대로 소비한 시간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본인의 몫이다. 방학이 그러하듯 우리는 무난하고 편안한 하루에 권태를 느끼게 된다. 자신의 의무를 저버리고 대책 없는 하루를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날이 갈수록 크기를 더할 것이다. 자신이 한 사람으로서의 몫을 다 해내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실망하게 될 것이다. 자유라는 건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행복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를 놓아야 한다. 두 가지 모두를 가질 수 없다면, 가질 수 없는 한 가지에 슬퍼하기보다 가질 수 있는 한 가지에 웃음 짓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꿈꾸는 미래는 삶에 지친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값진 것이다.

정명선(원예산업학과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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