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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사로 보는 영화] 진 켈리, 스탠리 도넌, <사랑은 비를 타고>, 1952년작"당신은 스크린 위의 그림자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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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8  19: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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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20대 청춘들의 세상살이를 그린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우린 신인류였다. 물론 지금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무장한 또 다른 신인류에 밀렸지만, 내 스무 살은 최상의 문명을 소비하던 신인류였다"라는 내레이션을 들은 적 있다. 우리는 한때 새로운 문명에 낯선 감정을 느꼈지만, 바투 다가온 또 다른 신문명에 뒤처지는 등, 문명은 주기적인 흐름 속에서 반복된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 발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고 기존의 익숙함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 역시 사회 문화에 대한 변동을 다루고 있다.

 작품은 영화사의 가장 큰 전환점 중 하나인,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시기를 이야기한다. 당시 할리우드 영화 시장은 기존 무성영화가 요구하는 조건에 적합했던, 잘생기고 예쁜 외모를 가진 배우가 성공했다. 비록 배우의 목소리가 좋지 않더라도 목소리를 대신해주는 변사가 있었기에, 그들은 시각적인 장점만으로도 영화 시장에서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유성영화의 도입으로 당시 명성이 자자했던 배우 '돈 록우드'와 '리나 레이먼트'는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돈과 달리 다소 경박스러운 목소리를 갖고 있었던 리나는 잘 나가던 스타에서 한순간에 대중들의 외면을 받는 배우로 몰락해 위기를 맞이한다. 돈은 파티에 가던 중 연극배우를 꿈꾸는 '캐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캐시는 돈을 영화배우로 인정하지 않아 둘 사이에 갈등이 발생한다. 캐시는 "스크린 위에서 무언극을 하는 건 배우가 아니에요. 당신은 스크린 위의 그림자일 뿐이에요"라며 돈에게 경고한다. 돈은 그녀의 말을 부정하지만 이미 바뀌어버린 영화시장에 결국 순응한다. 캐시는 유성영화가 도입된 시점에서 더 이상 목소리 없는 연기만으로는 대중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현실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매 순간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빠르게 적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리나는 그러지 못했다. 과연 그녀가 유성영화로 인해 무성영화가 찬밥 신세로 전락할 줄 예상이나 했겠는가? 특히, 오늘날 사회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회 문화의 변동이 심해졌고, 익숙함과 낯섦의 반복이 쉽게 이뤄진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과거 문명을 잊고 새로움에 적응한다. 하지만 몇몇 이들은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현실로부터 도태되고 만다.
 한때 모든 국민들이 TV 뉴스와 신문만으로 세상 소식을 접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도입되면서 세상은 눈 깜짝할 사이에 변했고, 굳이 전통 대중매체를 접하지 않아도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사회가 됐다. "TV 뉴스나 신문을 봐야 세상 돌아가는 일을 안다"는 옛 어른들의 말은 이제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돼 버렸다. 이런 현실은 유성영화의 도입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주인공과 같은 심정을 느끼게 한다. 더 이상 대중들이 신문을 가장 중요한 매체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나 잔인한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신문은 이러한 변화를 인정해야 하는 동시에, 시대에 맞는 생존법을 찾아 나서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과거의 흔적을 부정할 수는 없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는 법이다. 무성영화는 무성영화대로, 신문은 신문대로 나름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결코 과거의 흔적은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환경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유성영화의 도입으로 혼란에 빠진 기성 배우들을 보여준다. 어제의 승리자가 오늘의 패배자로 몰락하고, 어제는 없던 기회가 오늘에서야 갑자기 생기는 것은 아마도 새로운 사회가 추구하는 적응력의 차이일 것이다. 앞으로도 세상은 끊임없이 변할 것이다. 우리는 변화하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사회가 요구하는 조건에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는 돈과 그렇지 않은 리나 사이에서 갈등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불안함에 떠느냐, 익숙함으로 돌아가 안정을 취하느냐의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강동현 수습기자 kdhwguni16@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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