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생각하는 핸드볼부의 장점이 무엇인지'라는 항목에서 선수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장점이 바로 '가족 같은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묘한 거리감이 있다. 지금까지 편하게 불러오던 '아빠'라는 호칭을 언제부터인가 '아버지'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나이대에 들면 생기는 그런 거리감 말이다. 그러나 아버지처럼 선수들을 보살피는 정호택 감독과 20대 아들 같은 선수들 사이의 묘한 거리감은 혈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왠지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유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 미묘한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형' 같은 존재, '김원정 코치'가 있기 때문이다.
 김원정 코치에게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다. 든든하게 받쳐주는 안정감과 함께, 이 사람 말만 들으면 잘 될 것 같은, 그런 용기가 생기는 음색의 소유자다. 이야기를 나눈 지 30분도 안돼서 형이라고 부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각설하고, 그는 우리대학에서 4년간 선수 생활을 했다고 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선수에게 부상은 큰 위협이다. 지금까지 피땀 흘리며 쌓아왔던 것들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코치는 틈틈이 다른 준비도 해왔다. 바로 자격증이다. 국가대표를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부상으로 꿈을 접어야 했던 그는, 졸업 이후에는 트레이너 직업을 가졌고, 경험을 쌓던 중에 모교인 우리대학에서 근무하게 됐다. "선수 입장에서 자기가 나온 대학이 자신을 원한다는 것은 굉장한 명예"라는 말을 했는데, 그는 모교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 때문에 선수들을 특별히 더 후배처럼, 동생처럼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선수는 "선배가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 코치님께서 조언해준 쪽으로 진로를 선택한 적이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실제로 김 코치는 풍부한 선택지를 제시해 줄만큼 폭넓은 지식의 소유자였다. 어디서 그런 정보를 얻었냐는 질문에 그는 '자격증'이라고 답했다.
 김 코치는 평소 다른 선수들에게 자격증의 중요성에 대해 입이 닳도록 강조하고 있다. 자격증 공부가 자기발전뿐만 아니라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체육 관련 자격증만 9개를 가지고 있으며, 학생 시절부터 야간운동이 없을 때마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자격증 공부로 얻은 지식에 실전에서의 경험을 살려 후배들에게 따뜻한 한마디를 선사하고 있다. "선수들이 꿈을 크게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훈련 중에는 차갑게, 끝나면 형처럼 조언해줄 수 있게 노력한다는 김원정 코치. 선수들이 그를 믿고 의지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말하는 곳은 수도 없이 많다. 당장 취업포털사이트에 들어가서 구인광고 내용을 보면 열에 아홉은 이런 멘트를 달고 있다. 그중에서 얼마나 많은 곳이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가졌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나 혼자서 가족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족'은 혼자서 만들 수 없다. 또한, 만들었다고 해서 그대로 방치해서도 안 된다. 끊임없이 유지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함께' 말이다.
  (다음 호에 계속)

  조현범 기자 dial15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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