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대 몰래카메라 사건', 'OO학개론 시험 중 커닝 논란' 등 대학 내 범죄 소식이 페이스북과 같은 대학 SNS 익명게시판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 학생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거나 불만을 토로한다. 대부분의 학생은 이런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는 식의 의견을 내비친다.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범죄는 예고되지 않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도 갑자기 들이닥칠 수 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이런 범죄의 특성 때문에 사람들은 항상 범죄 위험에 노출된다.
 커닝과 같이 사소한 규칙을 어기는 행위부터, 데이트 폭력, 몰래카메라 등 법을 위반하는 행위까지 크고 작은 범죄 피해가 잇따라 발생해 학생들이 불편해하거나 불안에 떨고 있다.
 
  양심 팔아 사는 A+
 대학 내 범죄로 가장 흔한 것은 시험 중 일어나는 부정행위, 커닝이다. 커닝은 모두가 알고 있듯이 시험을 칠 때 감독자 몰래 미리 준비한 종이를 보고 답을 쓰거나 남의 것을 베끼는 일을 말한다. 대학교 중간, 기말고사에서는 커닝 페이퍼를 준비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학생이 적잖이 목격된다.
 최근 광주의 C전문대학교에서는 '커닝을 한다고 뭐라 하시는 분들, 신고했는데 교수님도 별 반응 없으면 커닝하는 사람보다 공부 더 열심히 하셔서 잘하거나 똑같이 커닝을 하면 될 일 아닌가?'라는 이야기 때문에 논란이 있었다. 그 후 '커닝한 걸 자랑스럽게 과 단톡방(단체 채팅방)에 이야기하는 건 잘한 게 아니지만, 커닝을 하든 안 하든 그쪽도 그렇게 불만이 있으면 커닝을 해라' 등의 이야기가 오가며 오히려 '커닝을 안 하는 사람이 바보라는' 말들이 있었다.
 정수인 씨(전기과 2년)는 "공부를 안 해서 커닝했으면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밤새워서 시험공부한 학생들도 있는데, 커닝해서 공부한 학생들보다 학점이 잘 나온 걸 자랑처럼 떠벌리고 다니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인을 가장한 악마들 : 데이트 폭력
 대학생이 저지르는 범죄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데이트 폭력'이다. 데이트 폭력이란 연인 사이에서 둘 중 한 명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폭력 또는 위협을 뜻한다. 지난해 전북지방경찰청은 데이트 폭력을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중 가정폭력에 넣어 4대 악으로 지정했다.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청춘시대'에서는 극중 인물이 '데이트 폭력'으로 감금과 폭력을 당한 이후 학교를 휴학하고 트라우마가 생긴 이야기를 담았다.
 '데이트 폭력'은 집착과 애증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연인들이 폭력이라는 잘못된 대화 방식으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키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데이트 폭력'으로 검거된 사범은 총 8천 367명(전국 기준)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23명이 애인에게 폭력을 휘두른 셈이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데이트 폭력'은 1천 20건으로 지난해는 164건이 발생했다. 폭력 유형으로는 폭행 및 상해가 74%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감금·협박이 23% 살인미수는 3%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해자 중 62.3%는 기존에 가해 경험이 있거나 전과 기록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인 사이 등 친밀한 관계에서 '데이트 폭력'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할 때, 범행 초기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조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다시 폭력에 노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자를 보호할 만한 제도적 장치는 미흡한 실정이다. 당시 정부는 스토킹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었지만, 실제 적발된 사례는 940건에 불과했다. 전체 사례 중 10%도 안 되는 수치다.
 올 초부터 지난 7월까지의 집계에 따르면, 전북에서는 '데이트 폭력' 신고가 142건에 달했다. 12월까지 계산하면 쉽게 가늠해도 230건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15일에는 정읍시 수성동 한 주택에서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주방에 있던 과도로 여자친구의 왼쪽 허벅지를 찔러 상해를 가한 남성이 붙잡힌 사례도 있었다.
 '데이트 폭력' 범죄의 경우, 헤어지고 난 후에도 보복범죄로 이어지고 있어 더 큰 문제다. '데이트 폭력'과 가정폭력의 공통점은 상대방을 자신의 마음대로 다루어도 되는 소유물로 여긴다는 점이다. 또, 초기 대처를 제대로 못 했을 때 재발률이 높고, 피해자의 자존감을 심각하게 손상시킨다.
 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 대부분이 보복 범행이 무서워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와 접촉 라인을 구축해 순찰을 강화할 예정이고 적극적인 신고만이 데이트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오준석 씨(도시공학과 2년)는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을 헤어졌다고 찾아가서 보복하고 해를 끼치는 건 좋아했던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데이트 폭력이 많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의식을 바로잡아 이러한 일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르는데 어떻게 내 몸을 지켜요?
 경찰청의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천 523건이었던 몰래카메라 범죄가 2016년 5천 185건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된 몰래카메라 및 인권 침해 영상 시정 요구 건수도 2015년 3천 636건에서 2016년 7천 235건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 이처럼 몰래카메라 범죄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몰래카메라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경찰은 몰래카메라 범죄에 강력히 대응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몰래카메라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경찰관과 여성안심보안관 등 280여 명을 투입해 전문 탐지장비로 버스터미널, 공중화장실, 대학교 등 서울시내 공공장소 1천 474곳에서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점검했다. 다행히도 발견된 몰래카메라는 없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의심과 불안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점점 증가하는 몰래카메라 범죄에 비해 적발된 카메라의 수가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처벌은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하지만 대부분 벌금형에 미치기 때문에 완전히 범죄를 뿌리 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몰래카메라로부터 스스로 보호받기 위한 '몰카 탐지기'는 고정식 몰래카메라의 경우에만 감지가 가능하고, 위치가 수시로 바뀌는 이동식 몰래카메라의 경우 추적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무용지물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범죄 예방에 대한 방안에는 모두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볼 수 있다.
 한편, 작년 우리대학에서도 몰래카메라 범죄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공과대학 공학관 4층의 정보통신공학 연구실 앞 여자 화장실에서 피해 여성 2명이 볼일을 보러 들어간 사이 옆 칸에  미리 숨어 있던 피의자 남성이 카메라로 촬영을 시도하다 적발됐다. '공대 몰카 사건'은 더 이상 우리대학도 몰래카메라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전환점이 됐다.
 또한, 2015년 7월 3일 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 홍문관 로비 1층 여자 화장실에서 소형 카메라 한 대가 적발된 적이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소형 카메라는 양변기를 바라보는 문 쪽에 설치돼 있었다고 한다. 누군가가 직접 숨어서 촬영할 경우 즉시 범인을 검거할 수 있지만, 설치형 카메라의 경우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는지, 직접적인 범인은 누군지 검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교내 몰래카메라 예방법에 대해 장원훈 씨(행정언론학부 1년)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경비"라며 "수업이 없는 늦은 오후 시간과 휴일에 교내 건물에 대한 경비를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조수민 씨(행정언론학부 1년)는 "물론 빈틈없는 경비도 중요하지만, 몰래카메라를 발견했을 경우 즉각적인 신고만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몰래카메라 범죄는 현재로선 현실적인 해결이 쉽지 않지만, 감시와 예방을 철저히 한다면 몰래카메라 범죄를 단절시킬 수 있다는 것이 학생들의 의견이었다.
 몰래카메라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많은 대학들은 '몰카 근절 캠페인'을 벌이거나 수상한 물품이 보이면 즉시 신고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지침을 내리고 있다. 덕성여자대학교의 경우, 보안업체 ADT캡스의 지원으로 일부 대원들이 교내를 수시로 순찰하고 점검하며 몰래카메라 퇴치와 학생들의 안전 보장에 도움을 준 사례가 있었다. 또한, 우리 지역에서는 지난 25일 익산경찰서가 전주전파관리소, 원광보건대학교와 합동으로 몰래카메라 근절을 위한 합동 시설 점검 및 홍보활동을 펼쳤다. 한편, 우리대학 역시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모든 범죄로부터 안전성을 보장하고 즉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Emergency Call(긴급 호출)'을 설치해 교내 범죄 예방에 힘을 쓰고 있다.
 
 커닝과 데이트 폭력, 그리고 몰래카메라 범죄는 가해자의 이기적인 욕망과 피해자의 기피로 일어난다.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좋은 학점을 취득하고 싶다', '애인을 내 맘대로 하고 싶다', '성에 대한 잘못된 의식' 등과 같은 개인의 이기적인 욕망은 곧 범죄로 이어지기 쉽다. 그리고 이런 범법 행위에 대해 모른 체하거나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기피하는 피해자 혹은 목격자의 태도는 범죄의 심각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모든 범법 행위의 근절은 신고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에 주목해 본다.
 
 
 
이병훈 기자 lbh6729@wku.ac.kr
  강동현 기자 kdhwguni16@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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