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숙 교수(중등특수교육과)

최근 서울 강서구의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주민들의 반대와 이들에게 학교 설립을 호소하는 장애부모의 모습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장애학생의 교육권은 국가가 법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의무이다. 특수교육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일반학교의 특수학급과 특수교육지원센터가 있지만, 특수학교가 장애학생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일반학생과 함께 교육을 받도록 하는 통합교육을 위해 많은 수의 장애학생이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서도 교육을 받지만, 특수학교도 장애학생 혹은 부모들이 선택해서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하는 교육장소 중 하나의 옵션, 선택지로 그 기능이 명백하다. 이번 이슈는 장애학생이 지역 인근에 특수학교가 없어서 다른 지역의 특수학교에 힘들게 장거리 통학을 하게 되어 강서구에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를 설립하려고 한 것이다. 보통 일반학생들은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배정되어 통학을 한다.

 이번 사태는 장애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으면서 사회적 이슈가 된 사건이기도 하다. 장애를 지닌 자녀를 두었다는 이유로 일반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하는 우리 사회 현실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알고 보니 지역 소속 국회의원이 해당 지역에 한방병원을 설립한다고 해서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공약 이행을 촉구하다 보니,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이기주의의 모습으로 비추어진 측면도 있지만, 그 지역에 외국어학교를 세운다고 했으면 주민들이 이렇게까지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을까 싶다.
 서울에서는 2002년 종로구 경운학교 이후에 15년 동안 한 곳의 특수학교도 문을 열지 못했다고 한다. 강서구의 옛 공진학교 자리에 '서진학교'를 설립하려고 했는데 이곳은 발달장애학생 142명을 교육할 시설로, 서울시 교육청이 2013년 말부터 설립을 추진 중이었다. 서울시 교육청 조희연 교육감도 취임 3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장애인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일원동에 소재한 밀알학교의 경우, 개교 전에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 시위 등 소위 '님비(NIMBY : Not In My Back Yard) 현상'에 몸살을 겪었다. 하지만 개교 후 학교 측이 체육관, 카페, 빵집, 공연장 등을 주민에게 공개하면서 '동네 사랑방'으로 변모했다. 이는 좋은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 지난달 필자가 방문했던 일본의 구와나시 특별지원학교에서는 학교 내에 빵집을 만들고, 동네 유명한 제빵사가 장애학생들에게 제빵 기술을 가르쳐 학교에서 빵을 판매했는데, 동네 주민들이 그 빵을 구입하기 위해 아침마다 줄 서 있는 모습을 한국 방문단에게 자랑하였다. 지역사회와의 따뜻한 연계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지난 중앙일보 7월 31일자 인터뷰에서 "장애인과 같은 소수자를 격려하고 독립할 수 있도록 교육하지 않으면 결국 훨씬 큰 사회적 비용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프로그램 확충을 통해 특수학교를 '혐오시설'이 아닌 '선호시설'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교 및 학급 설립은 졸업 후 특수교사가 될 우리 학과생들과도 밀접한 사안이다. 학교나 학급이 설립되어야 특수교사로 당당히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익산 지역에는 중등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의 설립이 매우 미진하다. 초등학교 특수학급에서 교육받은 학생이 상급학교로 진학할 경우 가까운 중고등학교에 특수학급이 없어서 멀리 통학하는 경우도 많다. 장애학생의 경우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이 설립되어야 집에서 가까운 인근 학교에서 교육받을 수 있고, 부족한 특수교육 요구를 충족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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